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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외교장관 "탄탄한 원조 넘어 한국과 원전·희토류 협력"

입력 2026-05-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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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DA 중점협력국 지정·수은 사무소 개소…"아프리카 시장 진출 관문"


케냐 과학기술원 등 첨단 IT 인프라 성과…기후위기 대응 협력도 모색




무살리아 무다바디 케냐 외교부 장관

[케냐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대한민국과 케냐는 공적개발원조(ODA)로 쌓아온 60년 신뢰를 바탕으로, 이제 원자력 발전과 핵심광물 정제 등 산업으로 협력의 범위를 넓혔으면 좋겠습니다."


무살리아 무다바디 케냐 외교부 장관은 오는 6월 1일 '한-아프리카 외교장관회의'를 맞아 29일 진행한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중·동부 아프리카 관문인 케냐를 기점으로 삼는다면, 한국은 거대한 아프리카 시장에서 큰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무다바디 장관은 양국이 비슷한 인구와 국토 규모를 가졌다는 점을 언급하며 "한국의 성장 경험에서 배울 것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을 통한 ODA와 기술 이전 등이 동력이었다고도 했다.


그는 60년 수교 역사를 가진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전환점에 들어섰다고 분석했다. 최근 한국 정부의 ODA 중점협력국 신규 지정과 한국수출입은행의 나이로비 사무소 개소는 양국 간 대규모 투자와 인프라 협력에 있어 강력한 기반이 될 거라고 예상했다.


양국이 향후 협력할 수 있는 분야로는 이미 케냐가 중점 분야로 내세우는 정보통신기술(ICT)·교육을 비롯해 보건, 인프라 개발, 농업·식량 안보, 물, 에너지, 해양, 기후 회복력·적응력 등을 들었다.




무살리아 무다바디 케냐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로이터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케냐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디지털 혁신을 선도해 '실리콘 사바나'로 불릴 만큼 IT 강국으로 통한다.


무다바디 장관은 ICT 분야의 성과로 나이로비에서 남동쪽으로 약 80km 떨어진 외곽 지역에서 진행 중인 케냐의 대형 개발 프로젝트 '콘자 테크노폴리스'를 지목하며, "한국과 파트너십으로 세계 수준의 인프라를 갖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과학기술 교육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케냐 과학기술원(Kenya-AIST)'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최근 개원한 케냐 과학기술원은 한국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해 추진되는 유상원조 사업이다.


상암 디지털미디어센터(DMC)를 모델로 한 영화·게임·애니메이션 제작 센터 '콘자 스마트 DMC', 나이로비 지능형교통시스템(ITS) 구축 등도 양국 유상원조의 결실로 꼽았다.


단지 안에 완공된 대형 데이터 센터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케냐가 데이터 주권을 갖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디지털 자립에 방점을 뒀다. 또 한국 ICT 기업들이 와서 "장벽을 걱정하지 않고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현지 투자를 독려했다.


한국 정부가 무상원조 중심에서 공공·민간 자본을 결합하는 한국형 개발금융기관(DFI) 방식으로 전환하는 데 대해서는 "케냐 사정에 맞는 방식"이라며 협동조합과 중소기업 지원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 지배구조와 자금 집행의 투명성을 우려하는 것에 대해서는 "공공 자원의 신중한 사용을 보장하는 강력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한국과 프로젝트는 철저한 상호 협의와 엄격한 감사를 거치고 있어 투명성이 담보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서 화두가 된 아프리카와 자원 협력에 대해서는 자원 채굴보다 정제에 우선순위를 뒀다. 풍부한 티타늄과 희토류를 보유한 케냐는 원자재 단순 수출을 넘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그는 "희토류의 진짜 가치는 채굴이 아닌 정제에 있다"며 "그 잠재력을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될 적절하고 필수적인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 등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아프리카 케냐 지도

[연합뉴스 자료 그래픽]


무다바디 장관이 원전 협력 의지를 공식화한 것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그는 지열·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환영한다고 밝히면서 "핵에너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있어 한국과 협력하길 기대한다"라고도 했다.


이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면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한 케냐가 탄소중립 에너지원으로 원전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케냐는 2034년 첫 원자력 발전소 가동을 목표로 원전 도입을 추진하는 상황이다.


그는 한국의 발전 경험에 존경심을 표했다. 그는 "1960년대에 한국과 케냐는 경제 수준이 비슷했다. '한강의 기적'은 우리가 성취할 수 있고, 또 성취하고자 열망하는 잠재력을 잘 보여준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배움이 일방적인 것은 아니라고도 했다. 무다바디 장관은 "한국도 케냐에서 많이 배울 수 있다"며 "케냐는 여러 면에서 진보적이고, 혁신적이며, 회복력 있는 사회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에 대해서도 강한 목소리를 냈다.


무다바디 장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은 시대적 요구"라며 "글로벌 평화와 안보 의사결정 구조에서 (54개 유엔 회원국을 가진) 아프리카의 대표성을 보장하기 위해 최소 2개의 상임이사국 의석과 5개의 비상임이사국 의석이 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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