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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시장 얼어붙어 아르바이트생 늘어나자 '경력자 우대'
'경력 필수'까지…"알바 위해 또 다른 경험 필요한 상황"
"경험자 적응 빨라…교육시간 줄어 업주 입장서 편해"
청년들, 사회생활 첫걸음부터 좌절…"'참여소득' 활성화 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영주 인턴기자 = 지난 27일 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생이 일하고 있다. 2026.5.29
(서울=연합뉴스) 이영주 인턴기자 = "카페 아르바이트 면접 보러 가서 아르바이트 경험이 없다고 하니까 사장님이 엄청 놀라셨어요. '지금까지 뭐했냐'는 말까지 들어 굉장히 민망했고 결국 떨어졌어요."
최근 카페 아르바이트 면접에서 떨어진 대학생 서모(25) 씨는 28일 이렇게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서씨는 "용돈을 벌고자 도전해봤는데 경력이 있어야 한다고 하니까 충격이 컸다"며 "'이미 늦은 건가?'라는 생각에 그 이후로 더 이상 알바 도전은 하지 않고 원래 하고 있던 과외나 학원 일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취업시장에서 신입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가운데 아르바이트 시장에서도 이른바 '초짜'는 기피하면서 청년들은 아르바이트 경험조차 하기 힘들어진다는 아우성이 커지고 있다.

[알바몬 이용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26일 현재 국내 대표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사이트인 '알바몬'에 올라온 대부분의 구인 공고 제목에는 '경력자 우대'가 적혀 있었다.
행사장, 카페, 음식점 등 업종을 불문하고 구인 공고에는 '경력 우대'라는 말이 수차례 언급됐다. 추가 설명 없이 경력자를 선호한다는 말만 적어 놓기도 했다.
또 동종 아르바이트 경험만 경력으로 인정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정확히 같은 브랜드의 아르바이트 경력이 필요하다는 공고도 있었다. 경력이 없으면 아예 지원할 수 없는 '경력 필수' 공고도 있었다.
종로구의 한 편의점 점주 한모(60) 씨는 "아르바이트생을 뽑을 때부터 편의점 아르바이트 경력자만 뽑는다"며 "이 매장은 매우 바쁜 곳이기에 초보자들은 일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확실히 빨리 적응한다"며 "교육 시간이 줄어드니 업주 입장에서는 편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주 인턴기자 = 아르바이트 지원서 기업요청정보에 '경력사항필수'가 적혀있는 모습. 2026.5.29
이러한 '경력 우대' 벽에 부딪힌 청년들은 사회생활의 첫걸음에서 좌절감을 맛보게 된다.
대학생 이모(22) 씨는 올여름 입대를 앞두고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해 동네 치킨집부터 학원 보조, 카페 서빙 등 여러 군데 원서를 냈으나 합격 전화를 받지 못했다. 관련 경력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처음부터 '알바 무경력자'는 뽑지를 않아 경력을 쌓으려야 쌓을 수가 없다"면서 "운 좋게 알바 자리를 구한 친구들도 '부모 찬스'를 써서 지인이나 아는 곳을 소개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취업 준비생 이모(26) 씨는 "행사 기획 쪽으로 취직하고 싶어서 행사 운영 요원 아르바이트 여러 군데에 지원했는데 경력자만 뽑는다"며 "본격적인 취직 전 아르바이트로 경험을 쌓으려고 했는데 그 아르바이트를 위해 또 다른 경험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한탄했다.
공연 산업 종사를 꿈꾸며 페스티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해봤다는 대학생 이모(23) 씨는 "같이 일했던 사람 중 70%는 관련 경험이 있었다. 완전히 같은 일이 아니더라도 팝업 행사, 박람회 등에서 일한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공고에 명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경험자를 우대하여 뽑는다고 느꼈고, 좋은 조건의 공고라면 '당연히 나보다 경험 많은 사람을 뽑겠구나' 싶어 지원 자체를 하지 않은 경험이 더러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지난 28일 한 식당에 아르바이트생 구인 공고가 붙어있다. 2026.5.29
지난 24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 등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15∼29세)과 30대의 고용률은 각각 43.7%와 81.0%로 37.3%포인트(p) 차이가 났다. 이는 1999년 6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컸던 지난 3월(37.4%p)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두세대 고용률 차이는 2000년대 20%p대에서 2010년대 30%p대로 확대됐다. 최근 들어선 2022년 4월 30.4%p 이후 4년간 6.9%p 뛰었다. 실업 상태로 있다가 구직도 취업 준비도 하지 않는 '쉬었음' 계층으로 이동하는 청년층이 많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와 달리 30대 고용률은 금융위기였던 2009년 8월 70.7%를 저점으로 꾸준히 상승해 2023년 10월 80.0%를 찍었고, 2024년 4월 이후 25개월 연속 8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은 청년기 노동시장에 진입한 뒤 경력을 축적해 안착하는 고용 사다리 공식을 따랐다.
그러나 현재는 고용 사다리의 첫 단계인 청년기 노동시장 진입이 매우 어려워졌다는 점이 문제로 대두된다.
김기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취업 준비 과정 자체가 길어지면서 아르바이트생 공급이 몰리는 상황이다"라며 "가게 주인은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기에 리스크가 적은 경력자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짚었다.
이어 "비정규직 노동자의 전체 비중은 감소했는데 청년층만 비중이 너무 증가하고 있고, 그중 하나가 아르바이트 노동이다"라며 "아르바이트만으로 생활하는 청년들이 많아지면서 '아르바이트 경력직'도 많아졌고, 이에 경력 없는 청년들이 처음 구직하는 게 더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그러면서 "아르바이트로 사회 경험을 하기 어렵다면 자원봉사 등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활동 포인트를 받는 '참여소득'을 활성화하는 부분이 필요할 것 같다"며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는 진행 중이고 우리나라는 올해 청년 정책 기본계획에도 포함된 활동으로, 사회에 긍정적인 기여도 하면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lor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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