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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8월 원유 대란 가능성 대비…'비축유 방출 카드' 아낀다

입력 2026-05-26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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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EA 방출 시한 2주 앞으로…정부, 할당량 2천246만 배럴 '신중 모드'


페널티 없어…정부 "7월까진 안정적 원유 확보…최악 상황 대비해야"




한국석유공사 서산 비축기지 전경

[한국석유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합의한 비축유 방출 기한이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정부는 8월 위기 가능성에 대비해 비축유 카드를 아껴두겠다는 방침이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6일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현재로서는 비축유 방출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IEA는 중동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11일 32개 회원국과 공조해 역대 최대 규모인 4억 배럴의 비축유 방출을 결정한 바 있다. 한국의 방출 물량은 전체의 5.6%에 해당하는 2천246만 배럴로, 오는 6월 9일까지 이행해야 한다.


정부가 IEA와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비축유 방출에 신중한 이유는 한여름 닥쳐올지 모를 원유 수급 위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진전을 보이며 종전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자칫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8월 이후 원유 수급이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다가오는 7∼8월 국제 석유 시장이 위험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비롤 사무총장은 "원유 재고는 줄어들고 있고, 중동에서 새 원유는 나오지 않고 있는데 여행철 영향으로 수요는 늘고 있다"며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7∼8월 우리는 '레드존'(Red Zone·위험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 역시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7월까지는 예년 대비 85% 수준의 원유를 확보했지만 8월 이후에는 수급 상황이 불투명하다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한 바 있다.


양 실장은 "호르무즈 봉쇄 사태가 지속되면 8월 이후 (원유 수급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정부 비축유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하는 수단이므로, 추후를 위한 카드로 남겨두기 위해 방출을 조금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지 않나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비축유는 정유사와의 스와프를 통해서 시장에 공급되고 활용되는 상황"이라며 "정유사들도 당분간 스와프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여 현재로서는 비축유 방출 필요성을 크게 못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축유 스와프는 정유사가 해외에서 원유를 확보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면, 정부가 먼저 비축유를 빌려준 뒤 추후 대체 물량이 국내에 들어오면 돌려받는 제도다. 대체 원유가 국내에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차를 고려해 도입됐다.


정부는 이번 IEA 공동 방출 참여 여부가 강제성을 띤 의무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각국 사정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하면 되는 만큼 철저하게 '국익'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양 실장은 "IEA와의 합의를 가급적 지키려고 하지만, 의무 사항이나 안 한다고 해서 페널티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각 나라 사정에 따라 하게 돼 있고, IEA가 특정 방식을 강제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제 공동 행동에 동참해야 하는 만큼 정부 비축유를 직접 푸는 대신 민간 비축 의무량을 줄이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석유사업법에 따라 정유사는 일평균 내수 판매량 40일 치를 비축해야 하는데, IEA는 이를 완화하는 것도 이행으로 본다.


양 실장은 "IEA 참여는 민간 의무비축일수 조정 등 다른 방법이 가능하다"며 "계속해서 (합의 이행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정유업계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해 비중동산 원유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 5∼7월 비중동산 도입 비중은 51.5%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30.9%에서 비약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양 실장은 "중동산 비중이 50% 이하로 내려간 적은 과거에 없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공급망을 좀 더 다변화해야 하는 것은 자원안보 측면에서 반드시 해나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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