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실제 만나보니] 동형암호로 AI 해킹 막는다…천정희의 보안 해법

입력 2026-05-12 11:00:03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미토스 사태, 기존 보안 체계 한계 드러낸 사건"


"연산 단계까지 암호화하는 AI 보안 기술 주목"




천정희 서울대 교수

천정희 서울대 교수가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권하영 촬영]


(서울=연합뉴스) 권하영 기자 = 앤트로픽의 자율형 인공지능(AI) 모델 '미토스'가 촉발한 사이버 보안 위협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 암호 기술 권위자가 '동형암호'를 차세대 해법으로 제시했다.


자율 AI 시대에는 해킹 자체를 원천 차단하는 접근이 사실상 무의미해진 만큼, 데이터가 처리되는 전 과정에서 암호화를 유지해 탈취 자체를 무력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AI 해킹 시대, 기존 방어론 한계"…보안 패러다임 전환


국내 동형암호 분야 석학인 천정희 교수는 최근 서울 강남구 양재 인근에서 연합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미토스 사태의 본질은 기존 시스템이 결국 뚫릴 수밖에 없다는 명제를 누구도 부인할 수 없게 됐다는 점"이라며 "보안 패러다임 전환의 분기점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AI 에이전트와 결합한 공격 기술의 진화를 주목했다.


천 교수는 "AI는 사고를, 에이전트는 실행을 담당한다"며 "이 둘이 결합해 자율적으로 공격을 수행하는 단계에 이르면 방어는 속도와 구조 측면에서 모두 한계에 직면한다"고 설명했다.


앤트로픽의 '미토스'는 취약점을 자동으로 대량 탐지하고 이를 공격에 즉각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차세대 자율형 AI 모델로 알려지며 보안 업계에 충격을 줬다. 기존의 '탐지-대응' 중심 보안 체계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는 배경이다.


천 교수는 기존 보안 전략의 한계를 '소매치기'에 비유했다.


그는 "요즘 들어 소매치기가 줄어든 것은 기술적 방어 때문이 아니라, 지갑 속 현금이 사라졌기 때문"이라며 "해킹을 막는 데 집중할 것이 아니라, 탈취된 데이터가 경제적 가치를 갖지 못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주목되는 기술이 동형암호다.


기존 암호화 방식이 데이터 저장·전송 구간에 국한됐다면, 동형암호는 연산 과정에서도 암호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암호문 상태에서 수행한 연산 결과가 복호화된 평문 연산 결과와 동일하게 유지되는 특성에서 '동형'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천 교수는 "금고를 열지 않고 그 안에서 계산하는 것과 같은 개념"이라며 "컴퓨터 연산의 본질인 덧셈과 곱셈을 모두 암호화 상태에서 수행할 수 있어 실질적으로 '암호화 컴퓨팅'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 "연산 중에도 암호화 유지"…동형암호 상용화 속도


이 기술은 AI 환경에서도 유의미한 확장성을 갖는다.


그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의 연산은 본질적으로 행렬 계산의 반복일 뿐 그 자체로 복잡하지는 않다"며 "모델과 데이터 모두를 암호화한 상태에서 연산이 가능해지면 해커의 공격 난이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 교수가 대표로 있는 국내 암호기술 전문기업 크립토랩은 이러한 암호화 기반 AI 기술을 상용화 단계로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2016년 최초로 4세대 동형암호 알고리즘을 구현한 소프트웨어 '혜안(HEaaN)'을 개발한 데 이어, 최근에는 메타의 '라마(LLAMA)' 모델 기준 암호화 LLM의 토큰 생성 시간을 16초 수준까지 단축했다는 설명이다.


동형암호의 차별성은 보호 범위에서도 드러난다. 양자내성암호가 통신 구간을, 기존 대칭키 암호가 저장 구간을 담당하는 반면, 동형암호는 데이터가 실제로 연산되는 메모리 구간을 보호한다.


천 교수는 "통신 구간은 이미 다양한 규제와 기술로 보호되고 있지만, 메모리 연산 구간은 사실상 사각지대"라며 "현재 공격이 집중되는 지점도 바로 이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AI 에이전트 기반 공격은 메모리를 조작해 시스템 행동을 바꾸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연산 단계 자체를 암호화하는 동형암호는 이러한 위협을 구조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kwonhy@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

실시간 검색어

2026-05-12 13: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