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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 "내 저녁 메뉴 너희만 봐"…젠지 사로잡은 '2초 일상 공유' 앱

입력 2026-05-0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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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로그' 앱 청년층서 인기…"실시간·무편집 영상으로 유대감 높아져"


과시성 콘텐츠 탈피 욕구 반영…소수 지인 기반 폐쇄성에 호불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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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로그 방 공유 영상 [http://yna.kr/AKR20260506116000505]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카카오톡으로 일상을 공유하는 건 번거로웠는데, 한 시간에 한 번씩 짧게 영상을 찍어 올리니까 훨씬 간편해요. 각자 일상을 모아서 보니 더 재미있고요."


강원도 춘천시에서 근무하는 이재은(32)씨는 애플리케이션(앱) '셋로그'를 통해 서울에 있는 친구들과도 같은 시간대에 영상을 공유함으로써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최근 젠지세대(Gen-Z·1997∼2006년생)를 중심으로 동시간대에 일상을 공유하는 앱 셋로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셋로그는 국내 양대 앱 마켓(구글플레이스토어·앱스토어)에서 200만회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소셜 네트워크 부문 무료 앱 1위에 올랐다.


이 앱은 최소 2명에서 최대 12명의 이용자가 하나의 '로그'를 공유하며, 각자 약 2초 분량 영상을 1시간 간격으로 올릴 수 있다. 로그 방 화면은 분할돼 참여자들 영상이 동시에 재생된다.


이용 방식은 폐쇄적이다. 로그 방 개설자에게서 받은 로그코드나 초대 링크를 통해서만 방에 입장할 수 있어 지인 중심으로 이용이 이뤄진다. 이 때문에 스레드 등 소셜미디어에는 "셋로그를 하고 싶지만 같이 할 친구가 없다"며 소외감을 토로하는 글도 간간이 올라오고 있다.


그럼에도 젠지세대 사이에서 셋로그가 빠르게 확산하는 요인은 즉시성과 무편집에 있다.


셋로그 이용자는 미리 찍어둔 영상이 아니라 현재 이 순간을 담아야 한다.


편집이나 보정 없이 영상 그대로 업로드해야 해 꾸밈없는 일상을 공유할 수밖에 없다.


해외에서 일하는 친구나 장거리 연애를 하는 연인 사이에서도 셋로그가 자주 사용된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일하는 심연진(28)씨는 "한국에 있는 가족, 친구들과 각자 일상을 공유하니 소외감이 줄었다"며 "카카오톡으로는 오랫동안 연락을 유지하기 힘들었는데 셋로그로 영상을 보니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기존 소셜미디어와 달리 '보여주기식' 콘텐츠가 없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취업준비생 강모(26)씨는 "인스타그램에서는 직장을 다니는 친구들의 일상을 보며 소외감을 느낄 때가 많았다"며 "셋로그에서는 저녁 메뉴나 TV 보는 모습 같은 소소한 일상을 공유해 오히려 가까워진 느낌"이라고 전했다.


이용자들은 관심사 중심으로 셋로그를 활용하는 추세다. 야구 관람, 뜨개질, 반려동물 등 특정 주제를 정해 각자 시선으로 영상을 올리는 식이다.


최근 친구들과 야구장을 찾아 함께 셋로그를 올린 곽숙영(31)씨는 "야구장에 같이 있지만 서로 다른 장면을 찍어 공유하는 재미가 있다"며 "인스타그램에 혼자 스토리를 올리는 것보다 각자 영상을 모아서 보는 게 훨씬 흥미롭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믿을 수 있는 친구들과 꾸밈없는 일상을 공유하고 싶어 하는 젠지세대의 욕구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글을 쓰고 반응해야 하는 기존 메신저와 다르게 짧게 영상을 찍어서 올리니 공유가 훨씬 편리해졌다"며 "서로 다른 공간에 있어도 같은 시간에 존재하는 느낌을 줘서 소통을 강화한다"고 분석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도 "그동안 과시성 콘텐츠에 노출돼 온 젠지세대가 소소한 일상이나 체험을 공유하며 관계의 진정성을 느끼고 있다"며 "다양한 플랫폼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셋로그의 폐쇄성이 오히려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셋로그 캡처]


jung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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