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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폐기 막을 막바지 작업만 '파업 제한'…법령 엄격 해석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연속 공정이 핵심인 바이오산업에서의 파업은 어느 선까지 가능할까.
최근 법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낸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만 받아들였다. 바이오 사업장의 파업 한계에 대한 법적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민사합의21부(유아람 부장판사)는 사측이 파업 중에도 계속돼야 한다며 가처분을 신청한 '해동된 세포주의 변질 또는 부패 방지 작업' 범위를 엄격히 규정했다.
사측이 명시한 작업에는 배양액이 담긴 플라스크에서 세포를 증식시키는 '플라스크 배양'부터 단백질의 안정성 유지를 위해 완충 용액을 적절히 공급하는 '버퍼 제조·공급'까지 총 9개 공정이 담겼다.
이에 법원은 적극적인 생산 활동과 변질·부패 방지 활동은 구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기존의 상태를 유지·보존한다는 '방지'의 뜻을 엄격하게 해석하면서, 적극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생산 활동'과 선을 그은 것이다.
법원은 파업 중에도 이뤄져야 할 작업의 범위를 정하기 위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입법 당시 참고된 독일 연방노동법원의 1982년 판례도 인용했다.
당시 판례는 물적 생산 수단인 시설, 원료, 제품을 손상해 사업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것은 파업 목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파업이 끝난 뒤에도 중단된 작업을 즉시 재개할 수 있도록 물적 생산 수단을 파업 이전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작업은 계속돼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파업 제한을 할 수 있는 작업의 핵심 조건으로 '약간의 추가 작업만으로 원료·제품 폐기를 방지할 수 있는 공정'을 제시했다.
의약품 물질 생성이 실질적으로 끝난 상태에서 이를 유지·보관에 적합한 형태로 조절하는 마무리 작업에만 파업 제한을 명령할 수 있다는 취지다.
결국 재판부가 파업 때도 계속돼야 한다고 명시한 작업은 사측이 주장한 9개 공정 가운데 마지막 단계인 ▲ 농축 및 버퍼 교환 ▲ 원액 충전 ▲ 버퍼 제조·공급 등 3개 공정이었다.
재판부는 또 사측이 노조의 파업 제한 위반에 대비해 신청한 '간접강제'(위반 행위 1회당 1억원 지급)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이 파업 제한 작업을 명확히 지정한 이상 노조가 형사처벌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가처분 결정을 위반할 것이라는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노조는 파업에 별다른 제약이 없을 것으로 보고 다음 달 1일 예정대로 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사측은 곧바로 항고한 상태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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