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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10% 이어 삼성전자 15%·현대차 30% 요구
노란봉투법으로 하청도 '들썩'…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 우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올해 1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국내 기업 사상 초유의 실적을 거두면서 이를 둘러싼 성과급 배분 요구가 산업계 전체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파업을 예고한 대기업 노조의 고강도 요구에 더해 이른바 '노란봉투법' 시행을 계기로 하청 노조까지 가세하면서 파업 태풍이 불어닥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성과급 치킨게임'이 중동 사태로 위기에 처한 국가 경제 회복을 저해하고 고질적인 노동시장 이중구조까지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4.23 xanadu@yna.co.kr
26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예고를 계기로 주요 대기업에서 성과급 배분을 요구하는 노조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현재 연봉의 50%인 성과급 상한제를 폐지하고, 전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배분하라는 요구를 내걸었다.
올해 삼성전자가 영업익 300조원을 달성한다고 가정하면 45조원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것이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국내 임직원 수가 12만8천명임을 고려하면 1인당 평균 3억5천만원이 넘고, 반도체 부문 국내 임직원이 7만8천명에게 대부분을 배분한다면 5억원을 훌쩍 넘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의 최승호 위원장은 "성과에 따른 정당한 보상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주장했고, 최근 노조의 투쟁 결의대회에도 4만명이 넘는 조합원이 참가하는 등 파업 동력이 커지고 있다.
임금이 아닌 성과급 제도 개편을 통한 파격적 보상 요구는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최근 현대자동차 노조가 확정한 올해 임금협상 요구안에는 월 기본급 14만9천600원 인상과 인공지능 관련 고용 및 노동조건 보장 외에도 지난해 순이익의 30%의 성과급 지급이 담겼다.
SK하이닉스가 영업익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자 삼성전자 노조가 영업익 15%를 요구하고 나선 데 비해 수위가 더욱 높아진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에서 타사를 기준 삼아 요구 수위를 높여가는 식의 '성과급 치킨게임'이 고착화할 경우 투자 및 고용 위축 등으로 경제 전체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 첫날인 10일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3.10 jjaeck9@yna.co.kr
여기에 최근 시행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계기로 이 같은 갈등이 대기업을 넘어 중소 협력업체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법 시행 후 하청 노조들이 실질적, 구체적 지배력 유무와 무관하게 임금, 성과급 인상을 교섭 의제로 제시하는 사례가 잇따른 상황에서 대기업 노조의 이 같은 움직임이 하청 노조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대기업 노조의 성과급 경쟁이 그렇지 않아도 심각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해 한국경영자총협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중소기업 임금 수준은 57.7에 그쳤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 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커질수록 협력사 대금 인상 여력이 줄어들고, 이는 협력사 근로자의 처우 개선 정체로 이어지면서 대-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를 더욱 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생산성이 아닌 업황으로 인해 호실적이 나온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며 "이 같은 '성과급 악순환'이 파업과 생산 차질을 야기할 경우 좋았던 실적도 금세 꺾일 수 있다"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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