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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차 국회아프리카포럼 세미나…"美패권 분수령 '호르무즈 모먼트'"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김용현 전 주이집트대사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2026.4.23 sungjinpark@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김용현 전 주이집트대사는 23일 미·이란전쟁이 미국 패권의 분수령을 의미하는 '호르무즈 모먼트'(Hormuz moment)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을 인용하며 "한국은 미국과 동맹을 기축으로 하면서도 중동 등과 관계를 다변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대사는 이날 국회아프리카포럼(회장 이헌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주최한 국회아프리카포럼 제103차 세미나에서 '중동 평화와 이집트: 최근 정세 관련 이집트의 역할과 중동평화 전망'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의 시대가 확실히 퇴조하는 것을 수에즈 모먼트라고 했는데 지금은 호르무즈 모먼트가 될 수도 있지 않으냐는 관측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영국 역사학 교수 해럴드 제임스는 지난 6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 기고를 통해 수에즈 운하 위기가 영국·프랑스 제국주의의 종말을 알렸듯 미국도 수에즈 모먼트를 맞이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수에즈 운하 위기는 1956년 이집트의 운하 국유화 이후 이스라엘·영국·프랑스가 이집트를 공격하면서 촉발됐다. 미국이 영국 등을 압박하면서 영국이 수에즈 운하 통제권은 물론 세계적 초강대국 지위도 잃게 됐다.
김 전 대사는 "중동 평화는 세계 평화와 안정, 그리고 에너지 공급망을 통해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해상 원유와 가스 물동량의 20∼25%가 통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란 전쟁이 시작된 후 이미 8주가 됐으며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진행 중이지만 전망이 불투명하다"면서 "세계 질서가 재편될 수 있는 변곡점에 있다"고 진단했다.
김 전 대사는 새로운 세계질서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는 시기에 한국이 경제적 이익을 넘어서 이집트를 필두로 한 중동 주요국과 정치·문화 등에서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런 시기에 우리가 외교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국 등 주요국과 관계도 중요하지만,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호르무즈 해협) 통항의 자유와 보편적 가치나 역내 주요 이슈와 관련해 우리 입장을 좀 더 능동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면서 "유엔 등 국제기구와 함께 우리나라와 유사한 입장을 가진 다른 미들파워(중견국)와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과 이집트는 2016년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었으며 지난해 11월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데도 이집트를 방문해 평화 촉진자로서 한반도와 중동을 포함한 국제평화에 함께 기여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아시아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100년 역사의 카이로 대학에서 '함께 여는 빛나는 미래'라는 주제로 연설을 하며 평화·번영·문화에 관한 이른바 '샤인'(SHINE) 중동외교 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
인구 1억2천만명인 이집트는 중동 주요국으로 이번 이란전쟁에서도 파키스탄 등과 함께 미국과 이란 간 휴전 및 종전 협상을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있다.
김 전 대사는 지난해 말까지 카이로에서 2년 7개월 간 대사로 근무하고 귀임했다.
그는 아랍 군사 강국이자 중동·아프리카 역내 안정과 경제통합을 도모하는 이집트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취하는 점을 우리도 본받을 필요가 있다면서 "중국이 아프리카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지만 워낙 중량감이 커 이집트 역시 한국을 협력 파트너로 선호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와 방산 협력도 이뤄져 K9 자주포를 공동생산하고 삼성전자 공장이 이집트에 자리하고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이헌승 회장을 비롯해 김건 포럼 사무총장, 조배숙·김주영·배준영·한지아·강경숙 의원, 김영채 한·아프리카재단 이사장, 임효선 외교부 아프리카1과장 등이 함께 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국회아프리카포럼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4.23 sungjinpark@yna.co.kr
sungjin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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