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한국 개척 '2차원 자성' 연구 전 세계 물리학계 표준 됐다

입력 2026-04-22 00:00:00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박제근 서울대 교수, 물리학 권위지 RMP에 집대성 논문 발표


"세계 최초 개척 도전해야…국가·과학계가 연구자 방패 돼야"




박제근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포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세상에서 가장 얇은 자석은 가능한가?'


15년 전 무모한 질문 하나를 들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어두운 방으로 들어간 국내 교수의 도전이 '2차원 자성'이란 분야 불을 지폈고, 마침내 국제표준 교과서로 완성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 박제근 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2차원 자성 반데르발스' 분야 연구 성과와 전망을 집대성한 논문을 물리학계 최고 권위지 '리뷰스 오브 모던 피직스'(RMP)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자석은 보통 3차원 형태로 자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지만, 원자 한층 두께에 불과한 2차원 평면 상태에서도 자석 성질을 낼 수 있을지 난제로 여겨져 왔다.


1943년 노르웨이 물리학자 라르스 온사거가 이론적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실험은 70여년 지난 2016년 박 교수팀의 연구로 처음 입증됐다.


영하 118도 아래에서 삼황화린철 자성 원자층을 추출해 2차원 자성 반데르발스 물질을 구현한 것이다.




2차원 자성체 개념

[박제근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후 박 교수는 2차원 자성 반데르발스 연구 분야를 개척하며 이 분야를 선도해왔다.


88페이지 분량 논문에는 기존 연구 발자취를 비롯해 새로운 양자 현상들을 망라하고 미해결 과제와 유망 연구 방향 등을 제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반데르발스 자성체 내 스핀 기반 양자현상 제어 기술로 차세대 스핀트로닉스 및 양자소자 기술 가능성을 제시해 산업 응용 가능성도 보였다.


이번 논문이 실린 RMP는 해당 분야를 수 십년간 이끈 극소수 연구자에게 초청 집필 기회가 주어질 정도로 게재가 어려운 학술지로 알려져 있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이휘소 박사가 RMP에 게이지 이론 관련 논문을 실으며 학계에 이름을 올렸으며, 한국인이 1 저자 혹은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린 횟수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고 과기정통부는 덧붙였다.


박 교수는 20일 세종 과기정통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RMP를 발간하는 미국물리학회와 영국물리학회, 한국물리학회로부터 15주년을 기념한 특별기고를 각각 요청받았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80년 한국 물리학사에서 한국 개척 연구로 주도한 RMP 논문 게재는 처음"이라며 "이 분야에 대한 가장 최신 정보와 방향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진정한 과학 선진국이 되려면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며 한국 사회가 과학계에 던지는 질문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지금까지 논문이 어느 저널에 실렸는지, 인용 수가 얼마인지 물었다"며 "하지만 '당신은 어떤 새로운 분야를 세계 최초로 개척했는가?'로 질문이 바뀔 때만 과학자들은 새 연구를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는 45세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어두운 방에 들어갔지만, 이제는 30~40대 신진학자들이 새 무대 주인공이 돼야 한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파괴적 혁신을 위해서 자신만의 깜깜한 방에 기꺼이 걸어갈 수 있도록 국가의 지원 시스템과 과학 생태계가 완벽한 방패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2010년부터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척한 연구가 이제 매년 1천편 이상 논문이 발표되고 전 세계 주요 연구기관이 경쟁하는 핵심 분야로 성장했다"며 "이번 RMP 게재와 막스플랑크 양자물질 국제협력센터 유치를 발판 삼아 대한민국이 양자물질 및 차세대 스핀소자 분야 세계적 허브로 도약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shjo@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

실시간 검색어

2026-04-22 02: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