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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빠도 한 걸음 더…롯데타워 '스카이런' 123층 수직 질주

입력 2026-04-19 17: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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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세부터 83세까지 2천200명 참가




'스카이런'(SKY RUN) 완주 메달

[촬영 김채린]



(서울=연합뉴스) 김채린 기자 = "파이팅! 끝까지 가보자 출발!"


19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스카이런'(SKY RUN) 행사장. 출발 신호와 함께 참가자들의 함성과 응원이 터져 나왔다.


롯데물산이 주최하는 스카이런은 롯데월드타워 123층을 오르는 수직 마라톤 대회로, 참가자들은 약 555m 높이의 건물을 따라 총 2천917개의 계단을 오르게 된다.


올해로 8번째를 맞은 스카이런에는 지금까지 누적 약 1만2천명이 참여했으며 이번 대회에는 2천200명이 참가했다.


오전 9시부터 행사장은 다리에 테이핑을 하고, 참가복을 갖춰 입은 감은 이들로 북적였다.


장재훈 롯데물산 대표이사는 개회사에서 "스카이런은 단순한 레이스를 넘어 자신의 한계를 넘는 상징적인 여정이 됐다"며 "계단을 오르는 한 걸음 한 걸음이 값진 성취로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개회사 하는 장재훈 롯데물산 대표이사

[촬영 김채린]


올해에는 해외 엘리트 선수와 최근 3개년 수상자가 경쟁하는 '엘리트 부문'이 신설됐다.


이날 16분 8초 만에 완주해 엘리트부문 1위를 차지한 일본인 료지 와타나베 씨는 피니시라인을 통과하자마자 바닥에 누워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아임 해피. 베리 해피(I'm happy. Very happy)"라며 짧은 소감을 반복해 전했다.


금메달을 쥔 와타나베 씨는 "목표였던 15분 50초에는 못 미쳐 아쉽지만, 내년에는 꼭 그 기록에 도달하겠다"며 "기분 최고다!"라고 외치며 점프했다.


여성 부문 1위를 차지한 유코 타테이시 씨는 21분 19초를 기록했다.


육상 마라톤에 이어 최근 수직 마라톤을 즐기고 있다는 타테이시 씨는 "직장도 있고, 아이도 있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꾸준히 러닝을 해왔다"며 "올해가 세 번째 도전인데 우승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엘리트 부문 남녀 1등에게는 롯데월드타워 높이 555m의 의미를 담은 금 5.55g의 기념주화가 수여됐다.




엘리트 부문 남녀 1등 수상자

[촬영 김채린]


이날 일반 부문에는 4세 아이부터 83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자리했다.


최고령 참가자인 김용진 씨(83)는 "롯데월드타워 완주가 인생의 꿈이었다"며 "30년을 다닌 건설회사에서 퇴직한 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3만보씩 운동을 해왔다. 오래 꿈꿔온 만큼 오늘 무사히 완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 참가를 위해 대전에서 올라온 최태수(70) 씨는 완주 후 땀을 연신 닦으며 "올해로 다섯번째 참가다. 접수 경쟁률이 엄청나다고 하던데 매년 딸이 신청을 잘해주는 덕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회를 앞두고 집 근처에 있는 50층짜리 건물을 오르내리며 연습했다"며 "기록은 매년 1분씩 떨어지고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참여해 열 번은 꼭 채울 생각이다"라고 힘차게 말했다.


뇌성마비 환아 강규빈(13) 군도 부모님, 여동생과 함께 참석했다.


규빈 군과 올해로 두 번째 스카이런에 참여한다는 어머니 권두란(42) 씨는 지난 대회 때 규빈 군에게 무리가 될 수도 있겠다 생각해 "힘들면 그만할까?" 여러 차례 물었지만, 그때마다 규빈이 군은 "아니요. 끝까지 갈래요"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앞서 신난 마음에 뛰어다니다 넘어지기도 했다며, 스카이런 완주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최고령 참가자인 김용진 씨와 손자 김선웅 씨

[촬영 김채린]


이날 취재진도 일반 부문으로 참가했다.


기록보다는 완주를 목표로 천천히 계단을 올랐지만, 10층에 도착하기도 전부터 숨이 가빠졌다.


'이 체력으로 123층까지 언제 올라가나'하는 막막함이 밀려오던 순간, 25㎏에 달하는 장비를 갖춘 소방관들과 마주쳤다.


방화복과 헬멧, 산소통을 모두 착용하고도 묵묵히 오르는 소방관들의 모습을 보니 발걸음이 다시 자연스럽게 계단으로 향했다.


계단에 선명하게 남은 앞 참가자들의 땀자국을 보며 60층에 도착했다.




장비 갖추고 롯데월드타워 오르는 소방관들

[촬영 김채린]


절반을 넘어서자 신기하게도 다리가 조금은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고, 몸이 관성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80층에 가까워지니 입에 머금은 물을 잘 삼키기도 어려울 정도로 숨이 가빠왔다.


중간에 마련된 휴게 공간에서 짧게 숨을 고르고,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천천히 발걸음을 다시 이어간 끝에 123층에 도달할 수 있었다.


기록은 51분 43초. 엘리트 선수들과는 한참 벌어진 기록이었지만 손에 쥐어진 완주 메달이 자랑스럽게만 느껴졌다.


층마다 이어진 스태프들의 응원 소리와 힘든 순간에 말없이 손을 꼭 잡아준 참가자들의 모습이 기억에 선명하게 남았다.


완주 후에야 "스카이런은 자신의 한계를 넘는 상징적인 여정"이라는 개회식의 말이 어떤 의미인지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스카이런 참가비 전액은 건강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환아들에게 희망을 전한다는 기획 의도에 따라 롯데의료재단 보바스어린이재활센터 발전 기금으로 기부된다.




휴게 공간에서 심폐소생술(CPR) 시연하는 해양경찰

[촬영 김채린]


lyn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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