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AI돋보기] AI 전쟁, GPU 아니다…승부 가르는 '전력·데이터센터'

입력 2026-04-13 06:33:01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미국은 원전 전면에…중국은 서부 사막 초대형 데이터센터


'통제 불능' AI 전력 소모량…인프라 통제력이 국력 좌우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스리마일 원자력발전소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기자 = 1979년 노심용융 사고가 발생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력이 없는 1호기가 2019년 가동 중단 이후 최근 재가동 채비에 나섰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맺은 20년 장기 전력구매계약(PPA) 덕분이다. 여기서 생산된 전기는 앞으로 MS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가동에 독점 투입된다.


무대를 지구 반대편으로 옮기면 중국 서부 닝샤후이족자치구 사막 한가운데서도 거대한 공사가 한창이다. 초대형 데이터센터(DC) 클러스터 구축 작업이다.


동부 해안에 밀집한 데이터를 전기료가 싼 서부 내륙으로 옮겨 처리하는 중국 국가 프로젝트 '동수서산(東數西算)'의 핵심 현장이다.


미국의 '원전 부활'과 중국의 '사막 개척'. 겉모습은 다르지만 이들의 종착지는 결국 'AI 패권'으로 묶인다.


글로벌 시장의 시선이 엔비디아의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물량 확보에 머무는 동안에 미중 간 AI 전쟁의 최전선은 이미 전력과 물리적 인프라 확보전으로 옮겨간 지 오래라는 평가가 나온다.


◇ 칩 쌓아도 '전력' 없으면 고철…인프라 전쟁 격화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이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보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막대한 전력 소비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수천억 원어치의 첨단 AI 칩을 들여놓더라도 정작 서버를 돌릴 전기와 뿜어져 나오는 열을 식힐 냉각 설비가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전력연구원(EPRI) 조사 결과를 보면 챗GPT를 비롯한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검색 1회당 전력 소모량은 약 2.9와트시(Wh)에 달한다. 구글 일반 검색(약 0.3Wh)의 10배에 육박한다.




중국 서부 데이터센터

[바이두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연산 수요 폭증으로 전력 소비량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2년 460테라와트시(TWh) 수준이던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이 올해 최대 1천TWh를 훌쩍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의 1년 치 총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 규모다.


감당하기 벅찬 전력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어 전력원 입도선매에 뛰어들었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원전과 직결된 데이터센터 부지를 통째로 사들였고, 구글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업체에 자금을 투입해 자체적인 전력 공급망을 짜고 있다.


철저히 국가 주도로 움직이는 중국은 방향타를 내륙으로 돌렸다.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첨단 칩 조달에 차질을 빚자 기후가 서늘하고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서부 내륙에 대규모 컴퓨팅 허브를 짓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연산 성능의 물리적 열세를 압도적인 인프라 물량과 냉각 효율로 덮겠다는 심산이다.


◇ AI 컴퓨팅 센터 짓는다지만…한국, 송전망 확보가 관건


AI 기반 시설이 국가 안보의 핵심축으로 떠오르면서 독자적인 모델 구축을 서두르는 우리 정부와 기업들의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


정부는 광주 등을 거점으로 2030년까지 최대 5만 장 규모의 연산 자원을 확보하는 '국가 인공지능 컴퓨팅 센터' 밑그림을 잇달아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당장 하드웨어를 들여와도 전기를 끌어올 '플러그'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냉정한 진단이 나온다. 국내 데이터센터 절반 이상이 전력 자립도가 극히 낮은 수도권에 쏠려 있어서다.




국가 AI데이터센터

[광주시 제공]


원전과 화력발전소가 밀집한 동해안에서 수도권으로 전기를 실어 나를 초고압직류송전(HVDC)망 구축 사업은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지역 사회 수용성 문제 등이 얽혀 수년째 지연되고 있다. 수도권 신규 데이터센터 건립 역시 전력망 과부하 우려로 규제 문턱을 넘기가 갈수록 팍팍해지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인프라 확보를 중심에 둔 디지털 정책의 전면적인 궤도 수정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정보통신업계 관계자는 "하드웨어 확보 못지않게 국가 전력망 적기 확충과 데이터센터의 비수도권 분산 유도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며 "단순한 GPU 물량 싸움을 넘어 전력, 냉각 설비, 송전망이 하나의 패키지로 맞물리는 종합적인 에너지·안보 전략이 제때 마련되지 않으면 '소버린 AI' 실현은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president21@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