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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부터 국내 전기차 생태계 기여 업체에만 보조금 주기로
'평가 기준 수입사에 지나치게 불리' 지적 나와…여당서도 "문제"

서울시내 한 주차장의 전기차 충전구역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두고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부터는 '국내 전기차 생태계'에 기여하는 제작·수입사 차에만 보조금을 주기로 하고 최근 관련 평가 기준을 공개했다. 이를 두고 국내 제조사 차에만 보조금이 지급되도록 기준이 만들어져 소비자 선택권을 제약하고 나아가 정부의 전기차 보급 계획에도 차질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일각에서 나온다.
전기차 보조금 체계와 관련해 특정 국내 제작사를 밀어주는 구조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8일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후부는 전기차 보급 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 기준을 공개했다. 오는 7월 1일부터 전기차 보급 사업 수행자로 선정되지 못한 자동차 제작·수입사의 차에는 구매 보조금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정부는 이러한 방침을 도입한 이유로 이제는 단순히 전기차를 보급하는 것을 넘어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점을 든다.
전기차 보급 사업 수행자 평가는 120점 중 80점 이상을 받으면 선정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배점을 보면 정량 평가 40점, 정성 평가 60점이며 여기에 가점과 감점이 20점씩 가능하다.
평가 항목이 국내 제조사에 지나치게 유리하다는 것이 일각의 비판이다.
도마 위에 오른 항목은 정량 평가 항목 가운데 사업 능력 부문의 '기업 신용도'(배점 10점)와 '국내 전기차 보급 사업 수행 기간'(승용차 기준 10점), 기술개발 부문의 '국내 특허 보유 현황'(5점) 등이다.
테슬라가 아닌 테슬라코리아, 즉 본사가 아닌 국내 지사(법인)가 평가 대상이 되는 경우 기업 규모가 작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신용도를 높게 받을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내 특허 보유 현황 항목과 관련해서는 외국 제작사들이 국내 지사 명의로 특허를 출원하거나 보유하게 하는 경우가 적다는 점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전기차 보급 사업 수행 기간 항목을 두고는 외국 제조사 국내시장 진입을 막아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정성 평가의 경우 '국내에서 운영하는 전기차 연구개발 시설 현황', '국내 사업장 고용 현황', '장애인 차량과 소방차·응급차 등 공공서비스 차량 개발·제조 여부', '최근 3개년 동반성장위원회에서 발표하는 동반성장지수 현황', '국내 조달 부품 비율', '국내 생산 설비 현황', '최근 3년간 국내 공공·민간기관 발주 연구개발 과제 수행 현황' 등 항목 상당수가 국내 제작사에는 유리하고 외국 제작사에는 불리한 항목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동반성장지수는 평가 대상이 국내 대·중견기업 246개사(2025년 기준·예비 평가 6개사 포함)로 외국 제작사는 이 지수를 받을 수 없다.
업계에서는 제작사가 전기차 보급 사업 수행자로 선정되지 못해 7월부터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 수입차가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후부 측은 "(평가 결과를) 시뮬레이션해본 것은 없다"면서도 일부의 주장처럼 국내 제작사만 보조금을 받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기업 신용도 항목 등의 기준을 본사로 할지, 국내 지사로 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본사와 국내 지사가 사실상 한 몸이라는 점에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후부·공공기관·학계·연구계·시민사회의 '전기차 관련 학식과 전문지식을 갖춘 7명 이상'으로 구성된 위원회에 평가를 맡기면서 정성 평가 배점이 정량 평가 배점보다 높은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에는 "대부분 평가가 비슷한 배점으로 진행된다"고 해명했다.
보조금 지급 시 국산차를 우대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은 가운데, 수입차 일부라도 보조금을 끊는 것이 이제 막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서 벗어난 전기차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2030년에는 전기차나 수소차가 그해 새로 판매된 차의 40%를 차지하게 하겠다는 정부 목표와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에 "전기차 보조금 대상 기업 선정과 관련해 전기차 확대에 노력해온 사람으로서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기후부 장관에게 직접 의견을 전달했으며, 정부에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하고 정책 변화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기후부 관계자는 "과거 전기차 충전기를 많이 늘린다고 늘렸다가 최근 고장이 난다고 난리다"면서 "양과 함께 질도 중요한 상황으로 하나만 보고 정책을 추진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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