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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컨트롤·퀀텀 브릴리언스 등 스타트업 두각…이머전스 퀀텀·디텍트 등도 눈길
"특정 국가 기술 독점 막으려면 호주·한국의 국제적 공조 필수"

(시드니=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호주 양자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큐컨트롤(Q-Ctrl)의 마이클 허쉬 최고과학책임자가 큐컨트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캔버라·시드니=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물리학 이론의 영역에 있던 '양자'가 호주에서 현실 속 기술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해 노벨물리학상이 차세대 양자기술을 현실로 구현할 기반을 닦은 연구자들에게 돌아갔을 만큼, 양자는 이제 과학적 공상의 영역을 넘어 실생활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미 1950년대부터 양자 물리학 및 광학 분야에서 기틀을 닦은 호주에서는 탄탄한 기초과학 역량을 바탕으로 최근 양자와 관련된 스타트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호주를 대표하는 양자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인 큐컨트롤(Q-Ctrl)과 양자 하드웨어 분야 강자인 퀀텀 브릴리언스(Quantum Brilliance)가 대표적인 예다.
5일 연합뉴스가 만난 큐컨트롤의 마이클 허쉬 최고과학책임자(CS)는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부상한 큐컨트롤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양자는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물질과 에너지의 최소 단위로, 양자기술은 이런 미시 세계의 독특한 물리 법칙을 활용해 기존 컴퓨터나 센서의 한계를 뛰어넘는 초고속 연산과 정밀 측정을 실현하는 차세대 혁신 기술이다.
다만 양자 기술을 상용화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은 '소음(Noise)에 의한 오류'다. 양자 센서는 충격, 진동, 온도 변화 등에 취약해 오차가 발생하기 쉽다.
큐컨트롤은 이처럼 예민한 양자 하드웨어를 실제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제어 및 오류 완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이들이 개발한 소프트웨어는 이미 방위·항법·탐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돼있다.
2023년에는 IBM 퀀텀이 자사의 양자 컴퓨팅 '플릿'(fleet)에 큐컨트롤의 양자 인프라 소프트웨어를 기본 탑재하겠다고 발표했고, 지난해는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이 차세대 양자 항법 센서 개발을 위해 큐컨트롤과 약 2천440만 달러(약 256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허쉬 CS는 "위치정보시스템(GPS)은 분쟁 발생 시 등에 사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며 "큐컨트롤의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장비를 활용하면 자기장으로 위치를 알 수 있어 교란 기술 등이 통하지 않고, 정밀도도 더 높다"고 설명했다.
큐컨트롤의 소프트웨어는 양자 하드웨어의 기능을 최대로 이끌어내는 데도 활용된다.
뉴사우스웨일즈 교통국, 영국 철도 인프라 운영기관인 '네트워크레일' 등과 협력해 가장 효율적인 열차 일정 수립에 기여하는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등 실생활에서도 큐컨트롤의 기술을 만나볼 수 있다.
이 같은 큐컨트롤의 성공은 시대를 앞서간 창업자들의 비전 덕분이었다.
허쉬 CS는 "AI 연구를 하던 시드니대 교수 4명이 양자 기술을 활용했더니 계산이 훨씬 정확해 미래성이 있다는 판단에 창업하게 됐다"며 "양자 하드웨어조차 충분히 발전하지 않은 시기에 창업해 주위에서 미쳤다는 소리를 들었을 정도였으나, 4년 차부터 인식이 완전히 바뀌어 지금은 다들 하고 싶어 한다"고 돌아봤다.

(캔버라=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호주 양자 하드웨어 기업 '퀀텀 브릴리언스'의 비앙카 소이어 프로그램 매니저가 현재까지 개발된 양자컴퓨터와 추후 목표로 하는 양자컴퓨터의 크기를 비교하고 있다.
호주 국립대학교(ANU)에 기반을 둔 '퀀텀 브릴리언스'는 다이아몬드를 활용해 실온에서 작동하는 소형 양자 가속기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양자를 안정적으로 만들려면 극저온 및 진공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에 냉각 장치 등 대형 설비가 필요하나, 다이아몬드의 경우 그런 장치 없이도 충분히 안정적이라 양자 컴퓨터나 센서 등을 소형화할 수 있다.
이런 뛰어난 기술력 덕분에 퀀텀 브릴리언스의 양자컴퓨터는 호주 퍼지 슈퍼컴퓨팅 센터,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 등에 도입됐다.
비앙카 소이어 퀀텀 브릴리언스 프로그램 매니저는 "양자 기술을 병원이나 비행기 등 다양한 공간에서 공간·전력 등의 제약 없이 활용하고 싶다는 마음에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며 "지금 개발된 것보다 양자컴퓨터 크기를 훨씬 더 줄여 대량 생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호주에는 이 밖에도 양자컴퓨터의 기반 인프라와 제어 시스템을 개발하는 '이머전스 퀀텀'(Emergence Quantum), 양자 센싱 전문기업 '디텍트'(Deteqt) 등 다양한 양자 기술을 활용한 기업들이 즐비하다.
이 기업들은 대부분 대학 연구소 등에서 '스핀오프'(spin-off)하거나 '시카다 이노베이션즈', '시드니 스타트업 허브' 등 호주의 각종 스타트업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했다. 이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우수한 양자 분야 인재들이 호주에 모여들게 하고, 이는 다시 연구 개발을 촉발하는 등 선순환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호주 외교·안보 분야의 핵심 싱크탱크인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는 비록 이처럼 호주가 양자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왔지만, 이제는 한국 등과의 국제적인 공조가 필수인 시점이 도래했다고 강조한다.
제니 웡 렁 ASPI 선임 분석가 겸 데이터과학자는 "현재 중국의 부상(浮上)이 무서운데, 한 국가가 미래의 주요 기술들을 독점하면 다른 나라들은 그 국가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위험하다"며 "어느 정도 외교적으로 발맞춰진 나라들끼리 공조할 부분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웡 렁 선임 분석가는 "한국은 최첨단 제조업을 이끌고 있으나 강대국에 둘러싸여 있고, 공간적인 제약도 많다"며 "반면 호주는 땅이 넓고 지리적으로도 안정성이 있으니 상호 보완하며 공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이 기사는 한국여성기자협회가 주관하는 '딥테크 관련 호주 R&D 및 정책 현장취재'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bookman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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