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K-VIBE] 전태수의 '웹 3.0' 이야기…웹 3.0 시대는 '나눔이 곧 연결'

입력 2025-10-19 12:13:51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0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 문화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 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연합뉴스 일러스트]



손정의(孫正義) 회장은 '미래를 읽는 사람'으로 불린다. 그는 1990년대 초 인터넷의 도래를 누구보다 빨리 감지했고, 소프트뱅크를 통해 야후, 알리바바, ARM, 엔비디아에 이르기까지 굵직한 기술기업에 과감히 투자해 세상을 바꿔왔다. 그가 던진 자본의 방향은 곧 20세기 후반 정보혁명의 흐름이었다.


하지만 필자의 견해로는 지금, 손정의가 제시하는 비전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인공지능, 로봇, 에너지, 통신, 데이터를 하나로 연결해 인류 문명을 통합 관리하겠다는 구상은 규모 면에서는 거대하지만, 철학적으로는 낡은 제국의 사고방식에 머물러 있다고 보였다.


왜냐하면 오늘의 기술문명은 '집중과 통제'가 아니라 '분산과 공유'를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 웹 3.0의 철학, 나누는 만큼 강해진다


20세기의 산업 성공 공식은 단순했다. '모으는 자가 이긴다'는 것이었다.


자본은 기업에 집중되고, 데이터는 중앙서버로 모아졌으며, 권력은 통제의 구조 속에서 완성됐다. 생산, 금융, 정보, 인프라 모든 것은 관문(gate)을 통과해야 얻을 수 있었다. 스타게이트 역시 이런 사고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그러나 웹 3.0은 정반대의 원리로 작동한다. 이 새로운 디지털 패러다임은 중앙 집중적 플랫폼 대신, 분산된 개인과 공동체의 협력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기술의 철학이 '모으는 것'(centralized)에서 '나누는 것'(distributed)으로 전환된 것이다.


웹 1.0이 '읽는 인터넷'(read), 웹 2.0이 '참여의 인터넷'(write)이었다면, 웹 3.0은 '소유와 통제의 분산'이 핵심이다.


데이터는 더 이상 기업의 서버에 모이지 않고, 개인의 지갑(wallet)과 블록체인 노드(node)에 분산돼 안전하게 저장된다. 인공지능도 더 이상 소수의 거대 기업이 독점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오픈소스 커뮤니티와 탈중앙 협업으로 진화하는 집단지성의 산물이 되고 있다.


손정의의 스타게이트는 인류가 AI·로봇·에너지·통신의 네 영역을 하나의 관문(게이트)으로 통합해 문명 전체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관리하자는 청사진이다. 그는 이를 'AI 중심의 새로운 문명 질서'로 비유했다. 하지만, 그가 보는 기술의 미래는 여전히 중앙집중형 제국의 구조에 기초하고 있다.


스타게이트의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철학의 결핍이다. 기술을 모으는 방식은 더 이상 혁신이 아니다. 오늘날의 혁신은 기술을 공유하고 개방함으로써 집단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데서 일어난다. 블록체인은 그래서 '문을 세우는 기술'이 아니라 '벽을 허무는 기술'이라 불린다.


세계 각지의 노드가 서로 신뢰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검증하고 연결할 때 네트워크는 가장 강해진다.


'모두를 한 문으로 통제하려는 게이트 사고'는 정보 독점을 재현할 뿐이다.


웹 3.0의 생태계에서는 데이터의 나눔이 곧 신뢰, 기술의 개방이 곧 가치 창출이다. 이 시대의 힘은 독점에서 오지 않는다. 오히려 나누지 않으면 성장조차 불가능하다.


이처럼 데이터는 분산돼야 하며 개인이 스스로 자신의 정보를 보호하고 선택적으로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AI 역시 개방돼야 하고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전 세계 개발자가 함께 개선할 때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그러다 보면 경제 구조 역시 투명해진다.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경제를 통해 기여한 만큼의 보상이 자동으로 분배된다. 이러한 협력 구조는 전통적인 중앙집중형 자본주의의 대안이자, 디지털 신뢰 경제(trust economy)의 기초가 된다.


이를 대표하는 예가 오픈AI의 오픈소스 생태계,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과 같은 생성형 AI 커뮤니티, 그리고 이더리움(Ethereum) 같은 탈중앙 금융 플랫폼이다. 수백만 명의 개발자와 기여자가 코드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확장하면서, 기술의 진보는 더 빠르고 민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 AI와 블록체인, 신개념의 기술 민주화


AI의 진정한 힘은 소수의 기업이 데이터를 독점할 때가 아니라, 다수가 지식을 나눌 때 발휘된다. AI의 민주화(Democratization of AI)는 이제 학계의 구호가 아니라 산업의 생존전략이 됐다.


예컨대, 메타(META)는 대규모 언어모델 'LLaMA'를 공개해 누구나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고, 구글 역시 오픈소스 프레임워크인 'TensorFlow'로 세계 AI 생태계를 확장했다.


이러한 개방형 문화는 오히려 기술 발전 속도를 올렸다. 전문 연구소보다 개인 개발자가 AI 발전에 더 크게 기여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블록체인 또한 마찬가지다. 과거의 금융은 중앙은행과 대기업만이 움직였다면, 지금의 디지털 자산 생태계는 웹 지갑 하나로 개인이 직접 거래, 투자, 보안을 관리한다. 신뢰의 구조가 '기관'에서 '시스템'으로 옮겨간 것이다.


손정의의 스타게이트가 '모든 정보를 한 문으로 통합할 것'이라는 발상이라면, 웹 3.0은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문으로 세상과 연결된다'는 구조다. 게이트는 입구 하나지만, 길은 수없이 많다.


즉, 웹 3.0의 문명은 하나의 거대한 권력이 세우는 제국이 아니라, 수많은 개인의 연결이 만들어내는 '네트워크 공화국'이다. 프로그래머, 예술가, 투자자, 일반 이용자가 동일한 생태계 안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한다. AI와 블록체인은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인프라다.


이제는 데이터와 기술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가 아니라, 이를 '어떻게 공유하고 연결하느냐'가 경쟁력이다. 예컨대, 웹 3.0 생태계에서 성공하는 기업은 자신의 알고리즘을 폐쇄형 시스템에 가두지 않는다. 오히려 API를 개방하고, 다른 개발자들이 그 위에 새로운 서비스를 얹을 수 있도록 한다.


필자는 손정의 회장이 기술의 미래를 읽는 데는 탁월했지만, 기술 철학의 마지막 한 걸음을 읽지 못했다고 본다.


실제 세상은 문(손 회장이 언급한 게이트)을 허물고 '모두가 연결되는 열린 네트워크의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


이처럼 웹 3.0의 철학은 기술만이 아니다. 그것은 나눔을 통한 공존, 개방을 통한 신뢰, 분산을 통한 안정의 원리다.




샘 올트먼-손정의, 삼성 이재용 회장과 'AI 회동'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윤동진 기자 = 전세계적으로 AI 관련 개발 및 연구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한·미·일 대표 기업의 AI 회동이 4일 서울에서 열렸다.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AI 인프로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추진하고 있는 미국 오픈 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3자 회동을 가졌다
사진은 이날 오전 오픈AI-카카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샘 올트먼(가운데)과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3자 회동에 참석하는 손정의 회장(오른쪽). 2025.2.4 photo@yna.co.kr


거대한 게이트가 아닌, 수많은 작은 노드가 만들어내는 '공유의 별자리', 그것이 바로 오늘날의 문명 구조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미래는 더 이상 한 사람의 '스타게이트'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 만드는 '오픈 네트워크'의 은하 속에서 시작될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자본이 아니라 '나누는 기술'(technology of sharing)이 있다.


세상은 모으는 자가 아닌, 나누는 자가 이끄는 시대로 이미 들어섰다.


전태수 웹 3.0·블록체인 전문가


▲ 사단법인 환경과미래연구소 이사장. ▲ 한국인터넷미디어윤리위원회 이사장. ▲ 세계스타트업포럼 대표.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

실시간 검색어

2026-05-14 03: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