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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 "돈·명예…과학인재는 육성 아닌 유인의 문제"

입력 2025-10-11 05: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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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노벨과학상 2관왕에 "부러워만 말고 대책 세워야"


한국, '의대 쏠림' 심화 속 석학들은 잇달아 중국행

"인재가 이공계 가고 싶어 할 이유 만들어줘야"

"과학 백년대계 세우고 투자해야 미래 경쟁서 안 밀려"




과학 실험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혜정 인턴기자 = "연구가 꽃을 피우고 결실을 보기까지는 반드시 시간이 걸립니다. 일본처럼 20~40년 정도의 세월을 기다리며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합니다."(정연욱 성균관대 양자정보공학과 학과장)


"정책적 지원과 함께, 사회 각계 원로들이 참여해 근본적인 해법의 단초를 제시할 기회가 마련돼야 합니다."(윤병동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추석 연휴 기간 전해진 '이웃나라' 일본의 노벨 과학상 2관왕(생리의학상·화학상) 소식에 10일 국내 과학계에서 나온 반응들이다.


일본이 기초과학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연구자 지원을 통해 '아시아 최고 과학강국'의 지위를 굳건히 하는 동안, 한국은 투자·지원의 가뭄 속 '의대 쏠림'이 심화하며 과학 인재 풀 붕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중국은 국가적으로 과학을 지원하며 한국 석학들을 속속 빼가고 있다.


이에 "기초과학을 홀대해선 안 된다"는 지적과 함께 과학기술 인재 양성의 구조적 문제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KIST, 과산화수소 친환경·대량생산 고효율 탄소 촉매 개발

[연합뉴스 자료사진]


◇ 연구환경 척박…석학들은 중국으로


이번 수상으로 일본인 노벨상 수상자는 누적 31명에 달한다. 그중 과학 분야 수상자가 27명이다. 물리학상 12명, 화학상 9명, 생리의학상 6명이다.


반면, 한국은 노벨과학상은커녕 과학계 저변이 흔들리는 와중에 인재 유출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석학의 중국행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최연소 임용 기록을 세웠던 국내 석학이 지난 9월 중국 대학으로 자리를 옮겼고 그에 앞서 이기명 전 고등과학원 부원장, 이영희 성균관대 HCR 석좌교수 등 정년이 지난 석학들이 속속 중국행을 택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지난 5월 정회원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61.5%가 5년 이내 해외 연구 기관으로부터 영입 제안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 중 82.9%는 중국에서 영입 제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병동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중국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인적 자원과 자본을 빠르게 축적하고 있다"며 "이제는 한국과 중국이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첨단 반도체 실험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과학자를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 현실 속 생활고로 젊은 과학기술인들이 퇴직연금을 깨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정아 의원이 과학기술인공제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회생 및 파산 사유의 '개인회생'을 위해 퇴직연금 중도 인출을 신청한 과학기술인은 2022년 6명(2억3천만원)에서 2023년 18명(4억5천만원), 2024년 16명(3억1천만원)이었고, 올해는 9월까지 집계됐음에도 22명(3억9천만원)으로 역대 최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황 의원은 이런 청년 과학기술인의 생계 악화가 윤석열 정부에서 이뤄진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의 여파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노벨상 메달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인재는 '육성'이 아니라 '유인'의 문제"


과학자의 미래에 대해 확신을 주지 못하는 한국에서 과학계 '새싹'이 될 인재들은 너도나도 의대로 몰려가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방송된 KBS 1TV 2부작 '다큐 인사이트 - 인재전쟁'은 '공대에 미친 중국, 의대에 미친 한국'을 주제로 과학 강국을 향해 뛰는 중국과 경쟁에서 뒤처지는 한국을 생생하게 대비했다. 매년 1천200명의 과학 영재를 키워내는 중국과 20년째 '의대 쏠림' 현상에 빠져있는 한국의 오늘은 시청자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윤 교수는 "안정성이 높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의대로 몰리고 있다"며 "의료 분야가 중요하더라도 산업과 기술이 함께 발전하지 않으면 경제 성장이 어렵다. 이는 사회 발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다"며 "중장기적인 플랜을 세워 일관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성과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일본은 수십 년을 내다본 기초과학 투자를 이어왔다는 것이다.


최재식 카이스트 AI대학원 교수는 "지금 일본의 노벨상 수상은 20~40년 전 연구의 결실"이라며 "우리나라 또한 활발한 국제 교류와 기초과학 분야 연구를 축적해 나가다 보면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의대 쏠림이나 인재 해외 유출에 대해서는 "모든 연구자에게 동일한 보상을 나누는 구조에서는 인재가 머무르지 않는다"며 "성과 중심의 차등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짚었다.


정연욱 성균관대 양자정보공학과 학과장은 "인재는 '육성'이 아니라 '유인'의 문제"라며 "돈, 명예, 안정된 커리어 등 인재가 이공계를 가고 싶어 할 이유를 만들어 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네이버 카페 이용 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머리좋은 학생들이 과학분야 올인할 수 있게 해야"


누리꾼들은 일본의 성과를 부러워하며 우리도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유튜브 이용자 '포카**'는 "일본 대단하네. 기초과학이나 장인정신처럼 끈질기게 연구하고 성과 내는 것은 인정이다", pet***'은 "기초과학 분야는 한국이 너무 뒤처졌다. 일본이 괜히 선진국이 아님"이라고 썼다.


또 엑스 이용자 'Pia***'는 "왜 아시아 국가에서 일본만 노벨상 수상이 이렇게 많을까? 부럽기만 할 게 아니라 그 자초지종을 파헤쳐 봐야 한다"고, "네이버 이용자 'eb1***'는 "왜 일본이 각종 첨단 소재 기술을 주름잡고 있을지 생각해보면 너무 뻔한 이야기입니다. 기초 과학이 없다면 응용 과학도 없습니다"라고 지적했다.


과학 백년대계를 세우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댓글이 이어졌다.


네이버 이용자 'ar0***'는 "머리좋은 학생들이 과학분야에 올인 할 수 있는 백년 계획을 세워야. 꼭 노벨상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초과학을 비롯해 받쳐주지 않으면 나라 경제가 침몰함"이라며 "연구를 끊임없이 할 수 있는 연구자금 투명하게 쓰는 과정 반드시 만들어 놓으며 지원해야. 일본이 어떻게 지원하는지 눈여겨 보며 우리의 미래를 지켜봐야"라고 짚었다.


또 'eli***'는 "이공계 예산을 늘려 주고 연구 개발을 위해 투자도 많이 해야 미래 먹거리 경쟁에서도 뒤처지지 않습니다"라고 썼다.


haem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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