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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VIBE] 임기범의 AI 혁신 스토리…한국형 AI 개발의 골든타임

입력 2025-02-17 11:5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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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백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의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K컬처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 영문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임기범 인공지능경영학회 이사

본인 제공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술 경쟁 가속화가 한창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생성형 AI 발전 초기만 해도 글로벌 3위권을 노리던 우리나라의 위상은 이제 중위권으로 밀려나고 있다.


영국 토터스 미디어가 2019년부터 세계 83개국의 AI 역량을 평가하는 글로벌 AI 지수(GAI)가 있다.


GAI는 구현, 혁신, 투자 등 3개 부문, 7개 항목(인재, 인프라, 운영 환경, 연구, 개발, 정부 전략, 상업 생태계), 23개 세부 항목으로 나눠 총 122개 지표로 구성돼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24년 발표된 GAI 지수에서 62개국 중 6위를 차지했다. 1위인 미국과 2위 중국의 점수 차는 46점 이상으로 미국이 독보적 선두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간 중심 AI 연구소(HAI) 평가에서도 우리나라는 36개국 중 7위를 기록했다.




美 스탠퍼드대 '인공지능 지수(AI Index) 2024'

사진 출처 : 홈페이지 캡처


이어 발표된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의 'AI 성숙도 매트릭스'에서는 더욱 성적이 좋지 않다. 독일, 일본과 함께 2진 그룹인 'Steady Contenders'에 머물러 있다. AI 기술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한 현시점에서 심각한 경고음이다.


한국형 거대 AI 모델 확보는 그동안 우리에게 '그림의 떡' 같은 존재였다.


GPU를 비롯한 컴퓨팅 인프라의 부족, AI 고급 인력 확보의 어려움 등 현실적인 제약이 우리나라의 발목을 잡아 왔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인 AI 반도체와 컴퓨팅 파워는 부족했던 것이 우리나라의 아이러니한 현실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딥시크(DeepSeek)가 공개한 '딥시크(DeepSeek) R1'은 우리나라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하고 있다. 이 모델은 수학 문제 해결에서 미국 수학 경시대회(AMC)의 예선 통과 자격인 AIME 통과율을 79.8%로 달성했다.




딥시크

연합뉴스 자료사진


500개 수학 문제로 성능을 평가하는 'MATH-500'에서는 97.3%라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줬다. 이 수치는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최신 모델인 '챗GPT o1'과 견줄 만한 성능(챗GPT는 96.3%)을 보여줬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이 모델이 상대적으로 적은 컴퓨팅 자원으로도 이러한 성능을 달성했다는 사실이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는 개인정보 보호 관련 우려는 주로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즉, 모델 자체의 기술적 성과와는 구분해서 봐야 할 것이다.


딥시크 R1 탄생의 진정한 의미는 이 모델이 오픈소스로 공개된 사실에 있다.


필자는 이것이 한국형 거대 AI 모델 확보라는 궁극적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기초 모델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만의 강점을 더해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구축할 기회다.


한국형 AI 모델 개발이 시급한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AI가 산업 전반의 혁신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독자적 AI 기술 없이는 미래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둘째, 국내 산업 전반의 효율적인 디지털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 우리나라의 산업 특성과 문화를 깊이 이해하는 AI 모델만이 한국 기업의 성공적인 디지털 혁신을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아직 강력한 무기가 있다. 바로 세계적 수준의 데이터 자산이다. 전 국민 의료보험 시스템으로 축적된 의료 데이터, 반도체와 자동차 산업에서 쌓아온 제조 데이터,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금융 인프라에서 생성되는 거래 데이터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고품질 데이터는 AI 모델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다.


최근 정부도 이러한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027년까지 글로벌 AI 강국 3위권 진입을 목표로, AI 반도체와 슈퍼컴퓨터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AI 고급 인력 양성을 위한 정책이다. AI 특성화 대학원 확대, 해외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한 비자 제도 개선, 산학연 협력 강화를 통한 실무형 인재 양성 등 다각적인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딥시크 R1의 오픈소스 공개는 우리나라의 도약을 위한 새로운 기회가 됐다. 적은 컴퓨팅 자원으로도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이 모델은, 현재 우리나라 인프라로도 충분히 활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우리나라만의 특화된 데이터를 학습시켜 한국형 AI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글로벌 AI 경쟁에서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물론 정부, 기업, 연구기관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수적이다. 국가 차원의 AI 연구 지원과 데이터 규제 완화, 기업의 데이터 공유 플랫폼 구축, 산학연 협력을 통한 인재 양성 등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삼성전자, 'AI 전자칠판' 신모델 공개

(서울=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오는 22일부터 24일(현지시간)까지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교육 기술 전시회 'Bett 2025'에서 AI 학습 환경을 제공하는 '2025년형 '전자칠판' 신모델을 공개한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삼성전자 '2025년형 AI 전자칠판'으로 수업하는 모습. 2025.1.21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끝)


특히 중소기업도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 AI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한창인 지금, 더 이상 망설일 시간이 없다. 중위권으로 밀려난 우리나라의 현실을 직시하고,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반격의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딥시크 R1이 보여준 가능성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AI 주권 확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우리나라의 데이터와 기술을 스스로 통제하고,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지켜내기 위해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딥시크 R1과 같은 효율적인 오픈소스 AI 모델을 토대로, 데이터로 특화된 한국형 AI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려면 산업별 데이터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양질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그런 다음 AI 모델 개발과 활용에 있어 규제는 완화하되 데이터 보안은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중소기업도 쉽게 AI를 도입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더 이상 세계적 수준의 AI 기술력 확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산업의 생존이 걸린 필수 과제다. 딥시크 R1과 같은 효율적인 오픈소스 모델의 등장은 대한민국에 새로운 기회의 창을 열어줬다.


궁극적으로는 우리만의 거대 AI 모델을 확보해야 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이러한 현실적인 대안을 통해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한다.


지금이 바로 시작할 때다.


임기범 인공지능 전문가


▲ 현 인공지능경영학회 이사. ▲ (주)컴팩CIO. ▲ 신한 DS 디지털 전략연구소장 역임.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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