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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드 통삼겹·해산물 무스 튀김 등 3가지 코스 요리로 대회 석권
요리 방향성 논하다가 '원팀'…2주간 새벽까지 치열하게 요리 연습
"인지도 높고 존경받는 청출어람 요리사 되고파…외식 창업도 꿈"

[촬영: 임채두 기자]
[※ 편집자 주 =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방 대학들은 존폐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대학들은 학과 통폐합, 산학협력, 연구 특성화 등으로 위기에 맞서고 있습니다. 위기 속에서도 지방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학 구성원들을 캠퍼스에서 종종 만나곤 합니다. 연합뉴스는 도내 대학들과 함께 훌륭한 연구와 성과를 보여준 교수와 연구자, 또 학생들을 매주 한 차례씩 소개하려고 합니다.]
(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정말 우리 이름이 맞나 했어요." "어안이 벙벙했죠."
전북 완주의 우석대학교 호텔외식조리학과 학생들은 10일 '제20회 대한민국 향토식문화대전&국제탑쉐프그랑프리'에 참가해 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때를 떠올리며 환한 웃음을 보였다.
시상식 초반부터 후반까지 이름이 거론되지 않아 포기하는 심정으로 짐을 싸려던 찰나에 익숙한 이름이 장내에 울려 퍼졌다고 한다.
대회 3코스 단체 라이브 부문 대상 격인 통일부 장관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너무 떨어서 연습할 때보다 실력이 나오지 않았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어요."
국제대회에서 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우석대 팀은 '꿈빛 우석씨엘'이다.
맏형 김구수(3학년·32)씨를 중심으로 오상준(3학년 26), 정문구(2학년·23), 임아현(1학년·20), 김승완(1학년·20)씨가 한 팀이 됐다.
학과의 대회 참가자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한 이들은 한데 모여 요리 방향성을 논하다가 뜻이 맞아 동료가 되기로 했다.
통상 대회 준비에 두 달은 필요하지만, 이 팀은 학교 시험에다 개인 일정이 겹쳐 2주 전부터 본격적으로 이 대회 준비에 전념했다고 한다.
팀원 모두가 모일 수 있는 오후 6시부터 학교가 내어준 실습실에서 새벽까지 요리 연습을 했다.
시험에 수업에 대회 준비까지, 팀원들의 눈은 늘 퀭했다.
메뉴가 중요했다.
너나 할 것 없이 치열하게 아이디어를 쏟아냈고 연장자인 김씨가 무게감 있게 중재해 대회에 선보일 세 가지 요리를 정했다.

[꿈빛 우석씨엘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입맛을 돋울 에피타이저는 아이올리 소스와 레몰라드 소스를 곁들인 해산물 무스 튀김이었다.
가장 중요한 주요리는 항정살 무스를 곁들인 수비드(저온 진공 조리) 통삼겹살과 석류 소스, 단호박 퓌레, 무화과 처트니(chutney)로 속을 채운 샬롯 코티지파이였다.
식사를 상큼하게 마무리할 디저트는 레몬커드를 곁들인 망고무스, 필라델피아 프로마쥬 크림, 파인애플 콤포트, 아몬드 크럼블, 파스티아주였다.
9년 일식당 경력의 김씨는 경험을 거름 삼아 동생들을 이끌었다.
한식, 중식, 일식, 양식 자격증은 물론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갖춘 발군의 1학년생 2명도 팀을 든든하게 받쳐줬다.
임씨와 오씨가 주요리를, 정씨가 에피타이저를, 김씨가 디저트를 책임졌다.
팀장인 김씨는 대회 규정상 요리에 참여하지 않고 요리 과정 전반을 보면서 팀을 지휘했다.
대회 라이브 부문의 조리 시간은 1시간이어서 학생들은 시간 내 모든 조리를 마칠 수 있도록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김씨는 "대회를 세심하게 준비해야 해서 모두가 육체적·정신적으로 지쳐 예민할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다들 착해서 긍정적으로 웃으면서 하니까 비교적 순조로웠다"고 회상했다.

[꿈빛 우석씨엘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결전의 11월 12일.
경연 첫 순서였던 이들은 새벽같이 서울로 출발해 오전 7시 30분 양재동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도착했다.
이들은 연습한 대로 차분하게 요리를 시작했고, 심사위원들은 경쟁자들로 가득한 장내 부스를 돌며 '매의 눈'으로 심사표를 써 내려갔다.
와중에 긴장을 떨쳐내지 못한 우석대 학생들은 통삼겹살을 충분히 익히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안고 경연을 마쳐야 했다.
모든 과정을 지켜본 김씨는 애쓴 동생들을 다독이며 "잘했다"고 격려했다.
아쉬움도 잠시, 우석 꿈빛씨엘은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메달과 상장을 받아 들었다.
요식업에 관심을 두고 호텔외식조리학과에 발을 들인 이들이 한층 더 반짝인 순간이었다.
학생들은 "우리 팀이 언제 또 이렇게 뭉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각자의 꿈을 향해 한 걸음씩 앞으로 딛으려 한다"고 말했다.

[촬영: 임채두 기자]
같은 꿈을 꾸는 이들이라도 목표는 각자 다르다.
한국전통문화고 재학 중 요리 자격증을 취득한 임씨는 "요리사 10명 중 7∼8명이 내 이름을 알 정도로 유명해지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고교 시절 정규 수업 이후에 시간을 쪼개 틈틈이 요리를 배웠다는 김씨 역시 "호텔 주방장이 꿈"이라며 "나와 함께 일한 사람들로부터 존경받고 싶다"고 말했다.
정씨는 대기업 식품 R&D 연구원, 오씨는 외식 창업, 김씨는 스승을 뛰어넘는 요리사를 각각 목표로 삼고 있다.
이들의 성장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이승후 호텔외식조리학과 교수는 "다들 매일 늦은 시간까지 대회를 준비하느라 고생했고, 너무 자랑스럽다"며 "모두가 요식업계 거목으로 커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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