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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아도이 "다시 느낀 일상의 소중함…위로 주고팠죠"

입력 2026-10-2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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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0주년 앞두고 3집 '고모레비'…나뭇잎 사이 햇살 같은 행복 묘사


세련된 팝·감각적 아트워크…"노스탤지어 담긴 퓨처리즘·글로벌 느낌 지향"




밴드 아도이(ADOY)

[엔젤하우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했어요. 다시 해보자는 마음이 생겨났죠." (오주환)


밴드 아도이(ADOY)가 오랜 침묵을 깨고 29일 3년 만의 새 정규앨범인 3집 '고모레비'(KOMOREBI)로 돌아왔다.


독특한 앨범명 '고모레비'(木漏れ日)는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의미하는 일본어다. 멤버들은 햇살 같은 따뜻한 위로와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음악으로 담아냈다.


아도이는 27일 서울 마포구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괜찮아 네 실수가 아니야'라거나 '너를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노래로 전달하고 싶었다"며 "타향살이하는 사람 혹은 실패한 사랑에 좌절하는 청취자를 위로해주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리더 오주환은 "요즘은 청년들이 많이 힘들어하는 시대라고 하지 않나"라며 "우리나라는 실패에 그다지 관대하지는 않은 사회인 것 같다. 저도 버티고 버텨서 여기까지 왔지만, 음악을 듣는 분들에게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다독여주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아도이는 오주환(보컬·기타), 지(신시사이저), 정다영(베이스), 박근창(드럼)으로 구성된 4인조 밴드다. 인디 음악의 독창성을 추구하면서도 대중적인 팝의 감각을 놓지 않은 이른바 '커머셜(상업적) 인디'를 지향한다.


이들은 지난 2017년 서울에서 결성돼 홍콩, 필리핀 마닐라, 태국 방콕, 싱가포르, 대만 타이베이 등 아시아 각국에서 공연을 펼치며 K-인디의 대표 주자로 활동했다.


아도이는 지난 9년 동안 스포티파이 2천만 스트리밍을 기록한 '원더'(Wonder)를 비롯해 '그레이스'(Grace·850만 스트리밍)와 '스윔'(Swim·740만 스트리밍) 등의 대표곡을 냈다.


이들은 그러나 2023년 8월 2집 '플레저스'(PLEASURES) 이후로는 3년간 신보를 선보이지 않았다. 멤버들은 지난 공백기 사이 팀이 해체의 위기도 넘겼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오주환은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팀을 계속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힘든 시간을 겪었다. 외부적 요인보다 내부의 균열이 더 어려운 법"이라며 "다시 한번 잘해보자고 극적으로 타협해서 만든 앨범이 이번 3집"이라고 설명했다.




밴드 아도이(ADOY)

[엔젤하우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래서인지 채택되지는 못했지만 3집 앨범명의 또 다른 유력 후보는 '긴쓰기'(金继ぎ·깨지거나 금이 간 도자기를 수리하는 일본의 공예 기법)였단다.


아도이는 지난 9년간 걸어온 음악 여정을 벗어나기보다는 팀의 색깔을 유지하며 다음 활로를 모색하는 선택지를 택했다.


박근창은 "이전에는 곡 작업에 있어 의견 충돌도 적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멤버들이 자기만의 음악적 욕심이 있을 수 있지만, 한 사람이 아이디어를 내면 다 같이 이를 끌어주고 밀어주며 작업했다"고 말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키즈 리턴'(Kids Return)과 선공개곡 '굿'(Gooood)·'코나'(KONA)를 비롯해 사랑을 노래한 '로맨틱'(Romantic), 변칙적인 리듬이 돋보이는 '오메가'(Omega), 싱어송라이터 김수영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노 리피트'(No Repeat), 베이시스트 정다영의 몽환적인 보컬을 들을 수 있는 '로미'(ROMI) 등 11곡이 수록됐다.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영화 제목과 동명인 '키즈 리턴'은 '위 올 러브 유'(We all love you)라는 가사로 사랑과 위로를 전하는 곡이다. 영화 속 '아직 시작도 안 했어'라는 대사가 새 출발을 알린 아도이의 현재 모습과 오버랩된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영어가 주를 이룬 가사와 신시사이저를 전면에 배치한 사운드는 아도이의 음악을 'K'(한국)의 정체성보다는 국경을 넘나드는 세련된 팝으로 들리게 한다. 이 때문에 아도이의 노래에서는 과거에 대한 향수와 근미래 같은 분위기가 동시에 묻어난다.


지는 가사에 관해 "아도이 활동을 시작할 때쯤에는 대중음악계에서 '인디는 홍대'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저는 홍대를 벗어나 글로벌 느낌을 내고 싶었다"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어 가사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이런 맥락에서 음악 소개 글에 도쿄, 로스앤젤레스, 서울이라고 적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신시사이저 사운드에 대해서는 "아도이 음악의 DNA는 신시사이저와 리버브(Reverb·소리가 반사돼 생기는 풍성한 잔향 효과)"라며 "아도이 음악이 너무 무겁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에 구름 위를 붕 떠서 노니는 듯한 효과를 내고자 이들을 즐겨 사용한다"고 했다.


오주환도 "우리 음악 색깔은 (이 두 가지를 활용한) 노스탤지어가 담긴 퓨처리즘"이라고 정의했다.


아도이는 음악 외에도 세련된 아트워크(음반 재킷 이미지)로도 음악 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은 3집에서는 멸종한 도도새를 통해 현대인의 꿈과 자유를 그리는 김선우 화가의 작품을 앨범 이미지로 사용했다. 열대 우림과 도도새의 똘망똘망한 눈망울에서는 설렘과 순수함이 교차한다.


오주환은 "아트워크는 단순한 재킷 이미지를 넘어 레이블의 색깔을 보여주는 브랜딩이자 청취자를 음악으로 유도하는 관문"이라며 "이후 굿즈, 앨범 영상, 포스터 등 여러 단계로 이미지가 활용될 수 있기에 음악인에게는 상당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도이는 이달 초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무대에서 밴드 심아일랜드에게 상어탈을 빌려 부산 북항의 마스코트가 된 흑상어 '부캉이' 퍼포먼스를 펼쳐 호평받았다. 트렌드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무대에서 구현해 내는 멤버들의 기민함이 돋보인 자리였다.




밴드 아도이 3집 '고모레비'(KOMOREBI)

[엔젤하우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도이는 12월 19∼20일 서울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4년 만의 단독 공연도 열고 신곡을 라이브로 들려줄 예정이다.


내년이면 결성 10년을 맞는 아도이는 상업성과 음악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았다고 자평했다. 훌륭한 예술성을 지닌 미술 작품이 비싼 값에 팔려나가는 것처럼, 음악 역시 상업적 요소를 갖추는 게 부끄럽거나 죄악시될 필요가 없다는 소신이다.


오주환은 "저는 지금까지 거쳐 간 팀에서 총 16장의 앨범을 냈는데, 1집과 2집은 많이 내봤지만 3집을 내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3집은 팀에게 상징적인 앨범이다. 1집이 실패해도 2집은 내주지만, 3집은 쉽지 않다. 3집 정도 낸 아티스트는 음악 세계가 정점에 이르렀다고 평가받기에 꼭 3집을 내보고 싶었다"고 말하며 뿌듯해했다.


정다영도 "중간에 위기도 있었지만, 밴드로 10년 유지한 것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수익이 잘 나지 않았으면 이토록 오래 유지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저 역시 여러 밴드를 거쳐 왔기에 이게 얼마나 힘들고 의미가 큰 것인지 너무나 잘 안다"고 말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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