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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둔화한 넷플릭스, 할리우드·실리콘밸리팀 내홍에 발목

입력 2026-10-27 04: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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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진 물갈이'에 콘텐츠팀·기술팀 해묵은 갈등 수면 위로


"스타트업 뿌리와 할리우드 야심의 충돌"…투자자들 의구심도 커져




넷플릭스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경윤 특파원 = 대형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가 최근 핵심 인사들을 교체하면서 사내 콘텐츠와 기술 부문 간의 해묵은 갈등이 조명받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과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26일(현지시간) 넷플릭스가 최근 벨라 바자리아 최고콘텐츠책임자(CCO)와 댄 린 영화부문 대표, 캐롤리나 가르시아 오리지널 TV 시리즈 디렉터 등 핵심 인사들을 해임했다고 보도했다.


CCO 자리는 월트 디즈니 컴퍼니와 폭스에서 경력을 쌓은 피터 라이스가 채우게 됐다.


바자리아 CCO는 2020년 넷플릭스 글로벌 TV총괄로 임명됐으며, 리얼리티 TV 시리즈와 스포츠 중계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수천만 명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한 인물로 꼽힌다.


안팎에서는 바자리아 CCO 부임 후 넷플릭스가 대중성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점점 대형 할인점인 월마트가 되어가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다만, 넷플릭스는 그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OTT로 자리매김했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




벨라 바자리아 전 넷플릭스 최고 콘텐츠 책임자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잡음은 올해 내부 성과 지표가 흔들리면서 나오기 시작했다.


넷플릭스의 고객 1인당 월평균 시청일을 따지는 유효 재생 일수가 감소했고, 이용자의 평균 시청 시간도 줄었다. '초원의 집', '성난 사람들 2' 등 기대작 역시 흥행에 실패했다.


콘텐츠 부문은 사용자환경(UI) 개편이나 애플리케이션(앱)이 신규 시즌을 충분히 노출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제기했고, 프로덕트 팀은 콘텐츠의 질 저하를 문제 삼았다.


이 논쟁은 넷플릭스의 고질적인 문제인 콘텐츠 부문과 기술팀 간의 갈등을 수면 위로 드러냈다.


넷플릭스 공동창업자이자 실리콘밸리 벤처 기업가인 리드 헤이스팅스가 기업을 이끌 때까지만 하더라도 사내 권력은 실리콘밸리 본사 기술팀과 할리우드 콘텐츠 담당 임원으로 깔끔하게 양분돼 있었다.


헤이스팅스는 이용자에게 다음 작품을 추천해주는 선구적인 알고리즘 기술을 내놨고, 이는 오랜 기간 넷플릭스의 '비법 소스'로 꼽혀왔다. 콘텐츠에도 신경을 쓰면서 넷플릭스의 독특한 '좌뇌·우뇌형' 기업 문화를 정착시켰다.


이 구조는 헤이스팅스가 2023년 물러나면서 IT 배경을 갖춘 그렉 피터스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서랜도스 CCO를 공동 CEO로 임명되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공동창업자

[UPI=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최근 3년 사이에 회사 권력의 추가 200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관장하는 할리우드 콘텐츠 조직으로 쏠렸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무게 중심이 LA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기술팀의 불만도 커졌다. 복수 소식통에 따르면 2024년 미국프로풋볼(NFL) 크리스마스 경기 중계를 놓고 콘텐츠 부문이 기술·프로덕트 임원과의 상의 없이 계약을 독단적으로 진행해 기술진이 당혹감을 표했다.


2024년 11월에는 마이크 타이슨과 제이크 폴의 복싱 경기 중계 중에 장애가 일어난 것도 유사한 맥락에서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플랫폼 내 콘텐츠 예고편 및 섬네일 배치도 기존에는 프로덕트 팀이 총괄했지만, 마케팅팀이 점점 목소리를 내면서 의견 대립이 이어졌다.




넷플릭스 로고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바자리아 전 CCO가 영화 부문 총괄을 맡겼던 린 대표의 긴축 기조로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줄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2024년 합류한 린 대표는 전임자가 너무 많은 영화를 제작했으며 예산도 과도하게 썼다고 보고 라인업을 대폭 축소했다.


이 과정에서 전설적인 영화감독 겸 제작자 스티븐 스필버그, 뉴스 코퍼레이션을 이끌던 미디어 거물 피터 처닌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의 크리에이터 더퍼 형제, '결혼 이야기'를 만든 노아 바움백, '파이트 클럽'·'조디악'을 만든 데이비드 핀처 감독 등이 경쟁사로 이적하거나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이 와중에 피터스 공동 CEO가 강력하게 추진한 게임 사업이 실패로 끝나면서 내부 갈등이 심화했다.


두 CEO는 지난해 프랑스 방송사 TF1 파트너십을 두고 이견을 보였으며, 올해 워너브러더스 인수에도 온도 차를 보여 논란을 빚기도 했다.


LA타임스는 "넷플릭스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과제는 기술 중심 스타트업이라는 뿌리와 할리우드의 거물이 되고자 하는 야심의 충돌"이라고 지적했다.


넷플릭스의 현재 성적이 나쁘지는 않지만, 내부 갈등이 증폭되는 와중에 투자자들의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넷플릭스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28억7천만 달러(약 17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고, 순이익도 44% 늘어난 37억 달러였다. 하지만, 주가는 최근 1년 새 약 45% 하락했으며 현재 주당 6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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