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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동포 해외 정착, 난민 인정이 출발점…심리 치유도 중요"

입력 2026-10-23 09:4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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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연 뉴코리아여성연합 대표, 다큐 '비욘드 유토피아' 들고 美·日·유럽 순회


영국 내 탈북 동포 500~1천 명 추산…뉴몰든 중심으로 민간 단체가 자립 지원




이소연 뉴코리아여성연합 대표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로비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이소연 뉴코리아여성연합 대표. 2026. 10. 23. phyeonso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난민으로 인정받아야 탈북 동포들이 '나 아프니까 치료해 달라'고 당당하게 말하며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어요."


북한 여군 출신 탈북민인 이소연 뉴코리아여성연합 대표는 지난 15일 연합뉴스와 만나 해외에 사는 탈북 동포의 삶과 정착 현실을 전했다. 이 대표는 "난민 인정 등 합법적 신분 보장과 심리 치유가 해외 정착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17세부터 10년간 북한에서 군 생활을 한 뒤 탈북해 2008년 한국에 정착했고, 국민대에서 사회복지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탈북 여성·아동의 인권 실상을 알리고 성공적인 정착을 돕기 위해 2011년 뉴코리아여성연합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구독자 7만6천 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 '이소연 TV'를 운영하고, 2023년 미국에서 제작된 탈북 인권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에 출연해 강제 북송된 아들의 이야기를 국제사회에 증언했다.




충남대 정책학 박사학위 취득한 여동생과 포즈 취한 이소연(왼쪽) 대표

[본인 제공]


이 대표는 영화 개봉을 계기로 2023년부터 약 4년간 미국, 벨기에, 일본, 독일, 영국 등을 돌며 현지 탈북 동포를 만났다. 첫 방문지는 영화가 개봉한 미국이었다. 이 대표는 "땅이 넓다 보니 유타주에서 워싱턴까지 곳곳에 탈북 동포들이 살고 있었다"고 말했다.


2024년 11월에는 벨기에에서 북한 인권 포럼과 영화 상영회를 열었고, 같은 해 영화가 개봉한 일본에서도 지역마다 있는 탈북 동포들을 만났다.


가는 곳마다 탈북민 모임이 있어 "탈북 동포들이 각 나라를 다 접수했구나 싶었다"고 했다. 영국과 독일, 미국에서 만난 탈북 동포들은 고향 말투를 그대로 쓰고, 같은 말을 쓰는 이를 만나면 고향 사람을 만난 듯 반가워했다고 전했다.


해외 정착은 일반적인 탈북 경로에서 벗어난 선택이다. 탈북민 대부분은 중국을 거쳐 태국으로 이동한 뒤 말이 통하는 한국행을 택한다.


하지만 일부는 탈북 과정에서부터 미국이나 일본을 목적지로 정하고 태국에서 기다린다. 다만 미국행은 입국 허가까지 3년이 걸려 중도에 포기하고 한국으로 오는 이들도 있다.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포스터

이 영화는 2023 선댄스영화제 관객상, 2023 시드니영화제 최우수 국제 다큐멘터리 관객상, 2023 우드스톡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 장편 부문, 최우수 편집상 수상을 비롯해 다수의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 [본인 제공]


정착 지원 체계도 한국과 외국은 크게 다르다. 한국은 임대 아파트를 제공하고 6개월에서 1년간 기초생활수급비를 지급하며 정착 발판을 마련해 준다.


반면 외국에서는 입국해도 마중 나오는 이는 지역 한인이다. 교회에서 6개월간 머물게 해 주는 대신 일자리는 스스로 구해야 하고, 도착 다음 날부터 일해 생계를 꾸려야 한다.


이 대표가 영국을 찾은 것은 2024년 2월이다. '비욘드 유토피아'가 제77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저는 아들의 이야기를 가져간 엄마이고, 대한민국의 엄마라는 생각에 시상식에 유일하게 한복을 입고 참석했다"고 했다. 많은 이들이 "코리아"를 외치며 한복이 예쁘다고 인사를 건넸다고 한다.


이 대표가 숙소를 잡은 런던 뉴몰든은 '유럽의 코리아타운', '영국 속 작은 한국'으로 불릴 만큼 2만여 명의 동포가 산다. 한인 사회가 결속돼 슈퍼마켓부터 생활 기반이 갖춰져 있어 영어를 쓰지 않고도 살 수 있을 정도다.




제77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2024년 2월 18일 열린 영국에서 열린 제77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복을 입고 제작자들과 기념촬영한 이소연(왼쪽서 4번째) 대표. 맨 왼쪽은 김성은 갈렙선교회 목사. [본인 제공]


이 대표는 영국 내 탈북 동포가 약 500명에서 1천 명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설날과 추석에는 탈북 동포들이 모여 북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고향을 그린다고 한다.


대다수는 건설 현장과 식당에서 일하며 생계를 시작한다. 이 대표는 영어가 서툴러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묵묵히 견디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생활이 안정되면 대학에 진학하거나 북한에서 품은 꿈을 이어가는 이들도 있다.


영국에서는 민간 단체가 탈북 동포의 자립을 돕는다. 뉴몰든에 있는 '코리안 팩'은 영어 교육과 취업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를 맡는 창구 역할을 한다.


처음에 돈이 없을 때 생활비 고지서를 가져오면 일정 부분을 지원하고, 아이들을 위한 학원 형태의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커넥트 북한'은 안내장의 내용을 알고 대처하도록 돕고, 엄마와 자녀가 함께 1∼3년간 영어를 배우도록 지원한다.


뉴몰든 한인학교도 한인들이 만든 학교로, 탈북 동포 자녀들이 일반 학교에 가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


런던에는 북한 대사관이 있다. 이 대표는 1미터 정도 낮은 담장 안에 집 한 채가 있는 모습을 보고 두려움과 함께 북한에 있을 때 생각이나 묘한 감정과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대사관 앞에 가기를 두려워했지만, 이 대표는 영국에 사는 탈북 동포들과 함께 피켓을 들고 북한을 향해 소리치기도 했다.




영국 런던 소재 북한 대사관앞서 시위한 이소연(왼쪽서 3번째) 대표와 탈북 동포들

[본인 제공]


이 대표는 "앞으로도 이소연 TV와 뉴코리아여성연합 활동을 통해 해외 탈북 동포의 현실을 알리고, 심리 치유와 자립 지원 프로그램 확대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phyeon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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