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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뮤지컬 '오페라' 마쳐…"한계와 결실 동시에 느껴"
연말 입대 예정…"연기와 떨어져 방향 생각해볼 시간"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뮤지컬 '오페라'에 출연한 배우 조병규가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10.22 mj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배우 활동 중에서도 이렇게 큰 도전은 처음이었는데, 두려움을 극복하고 뮤지컬을 해내서 스스로에게 '잘했다'고 하고 싶어요. 노래가 너무 재미있어서 더욱 연습하고 도전할 생각입니다."
최근 '오페라'로 뮤지컬에 데뷔한 배우 조병규는 첫 발걸음에 대해 "부족함에 아쉬움도 많이 남았지만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21일 서울 강남구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소진 상태'가 될 정도로 이번 작품에 모든 걸 쏟아냈다"며 "한계와 결실을 동시에 느낀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그의 첫 뮤지컬 도전작 '오페라'는 지난 1∼18일 서울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초연됐다. 프랑스의 국왕 루이 14세와 극작가 몰리에르, 음악가 장바티스트 륄리가 저마다의 목표를 위해 함께 예술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의 열정과 우정, 욕망과 갈등을 그려냈다. 조병규는 배우 문태유와 함께 작품에서 루이 14세 역을 맡아 절대왕정의 정점에 선 왕의 위엄과 그 이면의 고독, 트라우마를 표현했다.
고등학교·대학교에서 연기를 전공하고 방송·영화·연극을 모두 넘나들며 연기 경력을 쌓은 그이지만 노래는 거의 첫 도전이다.
조병규는 "추정화 연출님 작품을 워낙 좋아했고 루이 14세라는 캐릭터와 시놉시스가 마음에 들어 출연하게 됐지만, 노래와 음악의 매력에 빠져버렸다"며 "왜 뮤지컬이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는지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래를 하면 연기가 힘들 줄 알았는데, 실제로 해보니 오히려 노래가 연기를 극대화하는 면이 있었어요. 예를 들면 1막 엔딩 넘버 '서막'을 부를 때, 루이 14세가 동료들과 예술작품을 만들며 진정 행복해하고 비로소 힘을 찾기 시작하는 장면에서는 끓어오르는 베이스 선율과 앙상블 안무에 맞춰 제 감정도 더 쉽게 끌어올릴 수 있었어요."
노래에 대해서는 륄리 역의 배우 백인태와, 백인태와 같은 그룹 '듀에토'로 활동하는 가수 유슬기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두 분에게 조언을 받아 목을 보호하며 뮤지컬에 적합한 발성을 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어요. 선배들이 '엉덩이에서 소리가 나온다고 생각하고 노래하라'고 했을 때는 고민을 많이 했는데, 어느 순간 그렇게 이해를 하면서 선배들 흉내를 내게 되더라고요.(웃음)"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배우 조병규가 30일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열린 뮤지컬 '오페라' 프레스콜에서 시연하고 있다. 2026.09.30 hyun@yna.co.kr
첫 노래 도전이었지만 그 매력에 빠져 노력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목에 좋다는 건 다 샀다"는 그는 "간혹 술자리가 생겨도 음주를 안 하고, 노래를 위해 삼시세끼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첫 도전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공연만 끝나면 배가 너무 고팠다. 먹어도 피골이 상접했다"며 "뮤지컬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다"고 웃음 지었다.
그런 노력에도 "쟁쟁한 뮤지컬 전문 배우들과 함께하다 보니 부족함과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는 그는 본인의 이번 활동에 대해 "100점 만점에 50점"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극 중 백인태 선배가 부르는 '저 벽 너머'라는 넘버가 있는데, 남성이 내기 어려운 음역대의 음이 오래 유지되는 고난도 노래예요. 너무 멋있는데 아직 저에게 어려운 것 같아 이 곡을 '마스터'하기로 목표를 정했어요. 도전하는 마음으로 하다 보면 성장하지 않을까요."
다만 조병규는 주변 평가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고 했다.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에 함께 출연한 뮤지컬 대선배 유준상도 응원해 줬다고 했다.
"준상이 형이 처음에는 '조마조마하다'고 하셨는데, 공연 보시고 '다음에 같이 뮤지컬 하자'고 하시더라고요. 거짓말을 안 하는 분이라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뮤지컬 '오페라'에 출연한 배우 조병규가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10.22 mjkang@yna.co.kr
그가 동경해온 추정화 연출도 "장점인 연기를 살려 연기하듯 노래를 해보라"라며 용기를 북돋아 줬다. 조병규는 "공연이 끝나고 음악감독님이 '연기와 노래가 맞닿아 있어 좋았다'고 하셔서 울컥했다"며 "원래 눈물이 없기로 유명한데, 마지막 무대 커튼콜에서 오열해서 팬들이 당황하더라. 정말 큰 도전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오페라' 이후 다른 작품 제의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조병규는 "'경이로운 소문' 감독님이 쓰셨던 '도둑맞은 책'이 뮤지컬화를 앞두고 있다고 하셨는데 아쉽게 하지 못했다"며 "'도둑맞은 책'을 포함해 하고 싶은 작품이 너무 많다. 다음에는 신나는 넘버가 많이 나오는 뮤지컬에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개인적으로는 '스위니 토드' 넘버를 굉장히 좋아해서 그 작품에 출연해보고 싶고, 무대감독님께는 '헤드윅'에 잘 어울리겠다는 말도 들었어요. 노래 실력을 키워서 도전하고 싶어요."
쉼 없이 연기자의 꿈을 안고 달려온 조병규는 올해 말 군 입대를 계획하고 있다. 그는 "연기와 떨어져서 어떤 방향으로 가고 싶은지 생각해 볼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열여섯 때부터 드라마 주인공이 되겠다는 꿈을 갖고 그에만 집중해 모든 노력을 다하며 살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일찍 그 꿈을 이루고 나니 목적이 사라져서 이제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독립영화와 연극 등 다양한 작품을 하며 제 안의 모습을 찾으려고 몸부림을 많이 쳤어요."
그는 "뮤지컬에 후회 없이 모든 걸 쏟았기 때문에 연기와 떨어져서 시간을 보내고, 군인으로서 열심히 살면서 오히려 배우로서 스스로를 시험대에 세워보는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병규는 "'오페라' 식구들 모두에게 큰 빚을 졌다. 작품을 함께한 분들과, 뮤지컬 퇴근길마다 기다려 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f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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