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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이 미치히토 "사랑의 기억 투영할 여백 만들고 싶었죠"

입력 2026-10-19 13: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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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원작 영화 '그대, 별처럼' 연출…"모든 것 배제하고 남는 게 사랑"


"사랑 이야기이자 인생 이야기"…성소수자·불평등 등 문제의식도 담아




영화 '그대, 별처럼'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

[대원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모든 것을 배제하고 마지막에 남는 것, 눈을 감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랑이라면, 그것이 아키미와 카이의 사랑이라고 생각했어요."


오는 28일 일본 영화 '그대, 별처럼'을 연출한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은 19일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사랑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나기라 유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일본 세토 내해의 작은 섬에서 만난 아키미(히로세 스즈 분)와 카이(요코하마 류세이)가 15년에 걸쳐 사랑하고 상처받으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원작에서 두 주인공은 고등학생일 때 만나 30대가 될 때까지 수많은 인생의 변화를 겪는다. 하지만 영화는 이들의 시시콜콜한 속사정을 다 전하기보다는 많은 부분을 여백으로 남겨둔다.


후지이 감독은 "원작의 방대한 이야기를 2시간 남짓한 영화에 모두 담으려 한다면 단순한 요약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모든 것을 설명하기보다 관객들이 자신의 기억과 경험을 투영할 수 있는 공백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덕분에 관객은 자신의 서툴렀던 첫사랑의 기억이나 마음과 달리 헤어져야 했던 이별의 기억 등을 극중 인물에 투영하며 몰입할 수 있게 된다.


후지이 감독은 두 사람의 15년 세월을 세 장으로 나누면서 카메라와 음향에도 변화를 줬다.


청춘의 감각을 담은 1장에서는 인물에게 집중되는 소리를, 사회의 벽에 부딪히는 2장에서는 주변의 소음을 강조했다. 마지막 장은 필름 카메라를 사용해 촬영해 독특한 질감을 불어넣었다.


그는 "청춘일 때 들리는 소리와 어른이 돼서 들리는 소리는 다르다고 생각해 차이를 뒀다"며 "마지막 장에서는 필름이 가진 특유의 질감을 살려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의 본질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그대, 별처럼' 속 한 장면

[대원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영화 '신문기자'(2019), '남은 인생 10년'(2023) 등을 연출한 후지이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사회적 문제의식을 놓치지 않았다.


'그대, 별처럼'은 고전적인 청춘 멜로의 외형을 띠고 있지만, 그 안에는 현대 일본 사회의 구조적 문제도 녹아 있다.


후지이 감독은 "이번 작품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인생에 대한 이야기"라며 "성소수자 문제나 경제적 격차처럼 자신이 선택할 수 없는 조건들이 만들어내는 굴레를 끊어내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여자 주인공 아키미를 통해서는 일본 사회에서 여성이 겪는 어려움을 담아내려 했다.


그는 "저는 그동안 남성 중심의 작품을 많이 만들었지만, 이번에는 여성이 사회에서 살아가며 마주하는 갈등과 구조적 문제를 이해하고 표현하려 했다"며 "여성인 각본가와 히로세 스즈의 의견을 많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한국 작품에는 인상적인 여성 캐릭터가 많이 등장하는 만큼 한국 관객들이 아키미를 어떻게 바라볼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영화 '그대, 별처럼' 속 한 장면

[대원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후지이 감독과의 오랜 동료이기도 한 배우 요코하마 류세이는 '그대, 별처럼' 원작의 영화화를 적극 추진한 기획자이기도 하다.


후지이 감독은 요코하마에 대해 "10여 년 전 서로 무명이던 시절부터 함께했다"며 "많은 사람이 알아봐 주는 지금도 관계는 변함없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제작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한 요코하마를 형으로서 돕고 싶다는 마음도 전했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 함께 작업한 히로세 스즈에 대해서는 "연기를 위해 태어난 것 같은 배우"라며 "촬영이 진행될수록 연기가 압도적으로 좋아졌다"고 극찬했다.


이어 "히로세와 작업하면서 남녀의 차이를 의식하기보다 배우이자 표현자로서 서로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웠다"고 치켜세웠다.


한국과의 협업에도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다.


그는 "30대에는 일본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열심히 달려왔다"며 "40대에는 아시아 영화인으로서 영화 문화의 지평을 넓힐 기회를 만들고 싶고, 한국 영화인들과도 더 많이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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