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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태주' 임하연 감독 "소문의 당사자가 된 경험서 시작"

입력 2026-10-11 12:4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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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경쟁 초청…소문으로부터 도망친 태주의 이야기


남해 담은 영상미·반복되는 서사 구조…"배우 예수정과 작업, 선물 같아"




포즈 취하는 '그날의 태주'팀

(부산=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 1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 영화 '그날의 태주' 기자회견에서 배우 박한솔(왼쪽부터), 임하연 감독, 배우 김우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10.11 scape@yna.co.kr


(부산=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늦은 도시의 밤, 화기애애한 술자리가 한창이다. 국문과 대학원생 태주(박한솔 분)의 표정은 밝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색한 기운이 흐른다. 태주는 담배 피우러 나간 동석자들이 자신을 뒷담화하는 걸 듣고 도망치듯 그 자리를 떠난다.


영화 '그날의 태주'는 자기를 둘러싼 소문을 못 이겨 기차에 오른 태주의 이야기다. 태주는 아는 언니가 하는 게스트하우스로 가서 그곳 사람들과 어울린다. 거리에서는 멋진 외모의 거리 마술사 만혁(김우겸)을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소문은 그를 따라다닌다.


"영화를 집필할 당시 태주처럼 저도 소문의 당사자가 돼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생각해보면 저도 소문을 즐기며 사람들과 말하는 걸 좋아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말이 가득한 세상에서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고민했고 그 지점에서 영화가 시작됐습니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오른 '그날의 태주'의 임하연 감독이 11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화는 저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영화는 소문이 어떻게 증폭되고 퍼져나가는지 보여준다. 그 소문을 마주한 인물의 당혹감은 스크린 너머로 전해진다.




질문에 답하는 임하연 감독

(부산=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 1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 영화 '그날의 태주' 기자회견에서 임하연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0.11 scape@yna.co.kr


'그날의 태주'는 28세 신예 임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철학과와 영상학과를 전공한 임 감독은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연출을 공부했고 여러 단편을 만들었다.


임 감독은 "철학과를 나왔지만,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다"고 웃음 지으며 "철학적 사유를 하기보다는, 제 주변에서 소문이 어떻게 퍼져나가는지, 이야기와 픽션이 어떻게 나아가는지 그 현상을 열심히 탐구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극 중 도망친 태주가 도달한 곳은 해변이다. 제작진은 남해를 촬영 장소로 선택하고 그곳의 푸른 풍광을 담았다. 그 안에서 이뤄지는 인물들의 움직임과 대화는 아름다운 순간을 만들어낸다.


임 감독은 "저희 영화는 현실적이면서도 현실 사이의 틈, 마법적인 순간을 잘 포착해야 했다"며 "강릉, 속초 등 여러 바다를 가봤는데, 남해에 가야만 인물들이 움직일 수 있다고 직감적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배우들도 남해의 아름다운 풍경이 연기에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태주 역의 박한솔은 "촬영 전에 리허설을 많이 했지만 무언가 매끄럽지 않다고 느꼈는데, 바다에 가니 절로 연기가 됐다"며 "이곳저곳이 예쁘니 지루할 틈이 없을 것 같다. 그런 점을 눈여겨보시면 좋겠다"고 했다.




질문에 답하는 박한솔

(부산=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 1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 영화 '그날의 태주' 기자회견에서 배우 박한솔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10.11 scape@yna.co.kr


소설가 이화 역으로는 영화 '69세'(2020), '부산행'(2016) 등에 나온 배우 예수정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임 감독은 "이화가 드러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극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인물"이라며 "예수정 선배님이 가진 기품과 아우라가 저희 영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 선배님과 촬영한 현장은 선물 같았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영화의 반복되는 서사 구조도 눈에 띄는 지점이다. 영화는 태주의 하루를 한 번 더 반복해 진행하면서 태주의 태도 변화로부터 비롯된 차이를 보여준다. 이런 구조를 두고 외신에서는 홍상수 감독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2015)와의 유사성을 짚는 평이 나왔다.


임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주변에서 홍상수 감독님 얘기가 많이 나왔다"며 "외신에서도 그런 얘기가 나와 신기했다. 제가 존경하는 감독님이어서 좋았다"고 했다.


박한솔은 "임하연 감독님의 재능을 믿고 촬영했다"며 "신예 유망주 임하연 감독님을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포즈 취하는 '그날의 태주'팀

(부산=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린 1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진행된 영화 '그날의 태주' 기자회견에서 배우 박한솔(왼쪽부터), 임하연 감독, 배우 김우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10.11 scape@yna.co.kr


encounter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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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11 13: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