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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도라는 진실만 말한다'는 말에 충격…외로움 이해했죠"

입력 2026-10-09 12:4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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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리 감독 20여년 구상한 '도라' 부산서 공개…"소녀의 목소리로 재해석"


송새벽 "'도희야' 이후 12년 만의 재회…감독의 섬세한 연출 여전"




눈물 훔치는 김도연

(부산=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나흘째인 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영화 '도라' 기자회견에서 배우 김도연이 촬영 에피소드를 전하다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6.10.9 scape@yna.co.kr


(부산=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도라는 계속해서 진실만을 이야기한다는 감독님의 말씀을 듣고 머리가 띵해질 정도로 충격을 받았어요."


정주리 감독의 신작 '도라'에서 주인공 도라 역을 소화한 배우 김도연은 인물의 외로움을 처음으로 이해하게 된 순간을 떠올리며 울컥한 듯 한참 말을 잇지 못했다.


김도연은 9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영화 '도라' 기자회견에서 "첫 오디션에서 발췌 대본을 읽고 감독님께 '도라는 지금 거짓말을 하는 건가요?'라고 물었다"며 "도라의 입장에서 대사를 말하는 나조차 거짓말을 의심하는데, 도라는 얼마나 외롭고 힘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울먹였다.


이어 "제삼자의 입장에서 도라를 바라보는 것과 도라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달랐다"며 "제 사고방식 자체를 바꾸는 작업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도라'는 정주리 감독이 '도희야'(2014), '다음 소희'(2023)에 이어 선보이는 세 번째 장편영화다. 김도연과 일본 배우 안도 사쿠라, 송새벽, 최원영 등이 출연했고, 올해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주간에 초청돼 전 세계 관객들을 먼저 만났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도라 사례'에서 출발한 작품으로, 주변 어른들과 복잡한 관계를 맺는 소녀 도라가 상처를 겪고 스스로 회복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 '도라' 기자회견

(부산=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나흘째인 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영화 '도라' 기자회견에서 정주리 감독(왼쪽부터), 배우 김도연, 송새벽이 질문을 듣고 있다. 2026.10.9 scape@yna.co.kr


김도연은 "처음에는 도라가 저와 너무 다른 인물이라고 생각했지만, 감독님과 대화하며 점점 가까워졌다"며 "대본의 문장들이 한 겹 한 겹 아름답게 느껴졌고, 이야기를 이해하는 과정 자체가 행복하고 감동적인 나날이었다"고 돌아봤다.


극 중 수위 높은 스킨십 장면에 대해서도 "처음 경험하는 촬영이었지만 대본을 읽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도라와 나미가 각자의 아픔과 상처를 처음으로 서로에게 드러내는 중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했다"며 "감독님과 충분히 대화하면서 장면의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도희야'에 이어 정 감독과 12년 만에 재회한 송새벽은 이번 작품에서 연수 역을 맡았다.


송새벽은 "감독님이 전날 보내주신 '도희야' 스틸사진을 보니 세월의 흐름이 실감 났다"며 "12년 만에 다시 만난 현장에서도 인물을 바라보는 섬세함과 감독님 세계의 깊이는 여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배우에게 가능성을 열어두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방향을 짚어주는 연출이 매력적" 이라며 "현장 전체가 대본에 깊이 젖어 있는 듯한 에너지로 작업한 만큼 특별한 영화가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영화 '도라' 기자회견

(부산=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 나흘째인 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영화 '도라' 기자회견에서 정주리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 감독 오른쪽으로 배우 김도연, 송새벽. 2026.10.9 scape@yna.co.kr


정주리 감독이 '도라'를 구상한 건 전작인 '도희야', '다음 소희'보다 훨씬 이전인 20대 초반부터였다고 한다.


그는 "스무 살 무렵 프로이트 전집을 읽다가 도라의 히스테리 연구 사례에 흥미를 느껴 처음으로 장편 시나리오를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시나리오 작업과 제작 추진이 난항을 겪으면서 '도희야'와 '다음 소희'를 먼저 만들게 됐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새로운 시선을 덧붙여 '도라'를 완성했다.


그는 "프로이트의 기록을 다시 들여다보니 결국 모든 것이 '그 사람이 바라본' 도라의 모습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그 안에 도라 자신의 목소리가 있는지, 도라가 진정 원하는 것을 짚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프로이트의 시선을 전복해 온전히 도라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싶었다"며 "치료되지 못하고 끝났던 사례를 스스로 회복하고 일어서는 이야기로 바꾸는 것이 영화의 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정 감독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작품들을 심사 중이기도 하다.


그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나를 흔들어놓는 영화를 만나고 싶다'는 기대가 있었다"며 "제 영화 역시 누군가의 마음을 흔들고 다양한 반응과 의견이 오가는 작품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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