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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종합운동장에서 이틀간 약 10만8천석 매진…웅장한 무대·시각 효과에 팬서비스까지
히트곡 '블라인딩 라이츠' 등 40곡 열창에 떼창 화답…"청춘 사로잡은 멜로디의 술사(術師)"

[위켄드 공식 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고양=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아이 세드 우∼ 아임 블라인디드 바이 더 라이츠. 노 아이 캔트 슬립 언틸 아이 필 유어 터치∼'(I said, ooh, I'm blinded by the lights. No, I can't sleep until I feel your touch·난 빛에 눈이 멀어 버렸어. 네 손길 없이는 잠이 들지 못해)
팝스타 위켄드(The Weeknd)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7일 밤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을 노래 가사처럼 환하게 밝혔다.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약 5만4천명이 부르는 히트곡 '블라인딩 라이츠'(Blinding Lights) 떼창에 반대편 객석까지 그 울림이 전해져 오는 듯했다.
고개를 들썩이게 하는 신나는 멜로디에 흥겨운 신시사이저 사운드가 포개지면서 관객 일부는 흥에 겨워 삼삼오오 짝을 짓고서 리듬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췄다.
곡명과도 같은 눈부신 조명이 겹겹이 스타디움을 에워쌌고, 관객의 손목 밴드가 중앙 제어로 '번쩍번쩍' 빛을 내뿜으면서 짙은 어둠을 저 멀리 물리쳤다.
팝스타 위켄드가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의 스물여덟 번째 주인공으로 내한 공연을 펼쳤다. 그가 한국을 찾은 것은 지난 2018년 이후 8년 만으로, 양일 약 10만8천석 전석이 매진됐다.
캐나다 출신인 위켄드는 알앤비(R&B)에 힙합, 일렉트로닉 등을 결합한 얼터너티브 알앤비를 대중음악계 주류로 끌어올린 아티스트다.

[위켄드 공식 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위켄드는 귀를 사로잡는 멜로디를 앞세워 '캔트 필 마이 페이스'(Can't Feel My Face), '더 힐스'(The Hills), '스타보이'(Starboy), '하트리스'(Heartless), '다이 포 유'(Die For You) 등의 히트곡을 냈다.
그는 또한 '뷰티 비하인드 더 매드니스'(Beauty Behind the Madness) 등으로 그래미 어워즈에서 '최우수 어반 컨템퍼러리 앨범' 부문을 수상하는 등 지금까지 그래미에서 총 네 차례 수상했다.
특히 2019년 발매된 신스웨이브 장르 히트곡 '블라인딩 라이츠'는 지난해 8월 스포티파이 50억 스트리밍을 돌파해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고, 2021년 빌보드 '올타임 핫 1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대중음악 사상 최고의 히트곡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다. 이 곡이 그래미에서 후보로조차 지명되지 않자 이에 관한 논란이 거세게 일었을 정도였다.
이날 고양종합운동장에는 일(一)자 모양 커다란 주 무대가 설치됐고, 경기장을 넷으로 가른 긴 십자(十)형 돌출 무대가 들어섰다. 돌출 무대 중앙에는 건물 2층보다 높아 보이는 커다란 황금색 동상이 우뚝 서 시선을 압도했다.
십자형 돌출 무대에서 불기둥이 올라오고 녹색 레이저 조명이 스타디움을 휘젓는 가운데 위켄드가 은빛 가면을 쓰고 무대에 나타났다.
눈에서 녹색 불빛을 내는 위켄드의 가면, 붉은 망토를 쓴 댄서들, 공연장을 거미줄처럼 얽은 레이저 조명이 독특한 분위기를 빚어냈다.
위켄드는 이날 '뱁타이즈드 인 피어'(Baptized in Fear)로 무대의 포문을 열었다.
부드러우면서도 감성적인 특유의 하이톤 목소리는 세련되고 도회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히트곡 '스타보이'(Starboy)를 포함해 일곱 곡을 연달아 선보인 그는 그제야 비로소 가면을 벗고 팬들과 인사를 나눴다.
위켄드는 2018년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첫 내한 공연을 언급하며 "여러분은 저와 특별한 관계가 있다. 제 사상 첫 스타디움(돔) 공연이 한국에서 열린 것을 알고 있었느냐"라며 "그때 여러분은 매우 큰 사랑을 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이곳 고양종합운동장까지 와서 오늘 밤을 뒤집어 놓으셨다"며 "'애프터 아워스 틸 던'(After Hours Til Dawn) 투어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팬들을 반겼다.
위켄드는 이날 팬들과의 호흡에도 힘을 쏟았다. 공연장 좌, 우를 번갈아 가며 인사를 건넸고, 노래 중간중간 가사를 '코리아'(Korea) 혹은 '고양'으로 바꿔 불러 관객의 환호를 이끌었다. 무대 도중 플로어로 내려와 관객과 하이파이브나 포옹을 하는 것도 마다치 않았다.
공연이 중반을 지나면서 신나는 사운드가 한층 강렬해졌고, 눈부신 조명과 불꽃놀이 등 특수효과가 쉴 새 없이 쏟아지면서 마치 거대한 클럽에 온 듯한 착각마저 들게 했다.
무대와 무대가 끊기지 않고 물 흐르듯 자연스레 이어지는 구성은 관객이 한눈팔 틈을 주지 않았다. 각 노래 말미 시원스레 뻗어나가는 위켄드의 고음은 관객에게 짜릿한 해방감을 안겼다.
위켄드는 제니가 피처링으로 참여해 화제를 모은 곡 '원 오브 더 걸스'(One Of The Girls)를 부르고서는 "지금 제가 여러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이해하느냐. 제가 여러분을 사랑하는 만큼 여러분도 저를 사랑하느냐"라며 팔로 하트도 만들어 보였다.
또 '아웃 오브 타임'(Out Of Time)을 부르면서는 객석으로 내려가 팬에게 마이크를 내밀어 한 소절을 부르게도 했다.
위켄드는 이날 약 2시간에 걸쳐 히트곡을 포함해 40곡을 풍성하게 펼쳐냈다. 지친 기색 없이 무대에 무대를 이어가는 모습에선 정점에 이른 팝스타의 기량이 느껴졌다.

[위켄드 공식 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위켄드는 2010년대 이후 최고의 팝스타이자 사랑과 이별이라는 통속적인 소재로 청춘을 사로잡은 멜로디의 술사(術師)"라며 "알앤비를 기반으로 한 멜로디의 흡입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대중적 감각이 빼어나다. 특히 '블라인딩 라이츠'는 신시사이저를 강조한 과거의 노스탤지어(향수)와 현대적 감각이 드라마틱하게 결합한 음악"이라고 평가했다.
공연이 열린 고양종합운동장 주변은 오후부터 일찌감치 관객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글로벌 팝스타의 공연답게 내국인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온 외국인 관람객도 눈에 띄었다.

[현대카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에서 온 직장인 박영진(35)·정환욱(35)씨는 각각 위켄드의 프로필 사진과 '블라인딩 라이츠' 재킷 이미지처럼 검은 조끼와 붉은 재킷을 갖춰 입고 아프로헤어 가발을 쓰고 공연장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박 씨는 "저는 마이클 잭슨 음악을 참 좋아하는데, 위켄드도 평소 잭슨에게 영향을 받았다고 하고 존경심을 밝혀 왔다"며 "자신만의 색깔로 만든 음악을 관객에게 보여주려는 모습이 매력적이어서 활동 초창기부터 위켄드를 좋아했다"고 말했다.
2007년 처음 열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는 올해 햇수로 20년째를 맞았다. 현대카드 슈퍼콘서트의 누적 관객 수는 73만5천명, 슈퍼콘서트를 포함해 현대카드의 여러 브랜드 공연으로 처음 내한한 글로벌 아티스트는 44팀에 이른다.
위켄드는 오는 8일 같은 장소에서 한 차례 더 공연을 연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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