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도심의 역동과 자연을 잇다"

세계 최대 외팔보 지붕을 인 '영화의전당'[사진/임헌정 기자]
(부산=연합뉴스) 현경숙 기자 = 부산 해운대 앞바다와 광안대교, 수영강이 만나는 지점에 자리 잡은 영화의전당은 세계 최대의 외팔보 구조 지붕을 이고 있다.
중력을 거스르는 듯한 압도감과 해방감을 안긴다.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이 캔틸레버 지붕으로 인해 영화의전당은 부산을 대표하는 건축 명소이자 예술품으로 꼽힌다.
◇ '수비'(水飛)의 추억
영화의전당은 세련되고 현대적인 부산 센텀시티 안에 있다.
신개발 지구인 센텀시티가 들어서 있는 해운대구 우동 일대는 옛날 수영비행장이 있었던 곳이다.
수영비행장은 군 비행장이었다.
'수비'(水飛)가 있었던 115만1천여㎡ 부지에 영화의전당, 부산시립미술관, 영화진흥위원회, 영상물등급위원회 등 여러 문화 시설과 영상·미디어 관련 공공 기관이 들어서 있다.
2005년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최된 벡스코(BEXCO)도 센텀시티 안에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한국천주교회 설립 200주년을 기념해 1984년 한국을 찾았을 때 헬기를 타고 수영비행장을 통해 부산을 방문했다.

수영강과 휴먼브리지[사진/임헌정 기자]
수영강은 부산 금정구, 동래구, 연제구, 수영구, 해운대구를 적신 뒤 해운대와 광안리 사이에 있는 수영만 바다로 흘러든다.
영화의전당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수영강과 마주 보고 있다.
전당의 광장은 수영강변에 있는 APEC나루공원과 센텀마리나파크를 향해 열려 있다.
영화의전당은 센텀시티의 역동적인 흐름을 광장 안으로 끌어들이고, 이를 다시 수영강변 공원으로 확장해 도심과 자연을 연결하는 고리가 된다.
영화의전당 앞 수영강 위에는 길이 250m의 보행자 전용 다리인 휴먼브리지가 걸쳐져 있다.
화합과 소통을 상징하기 위해 상판이 곡선으로 디자인된 이 다리는 수영구 민락동 일대와 영화의전당, 센텀시티의 연결성을 높이기 위해 2023년 완공됐다.

영화의전당[사진/임헌정 기자]
◇ 세계 최대 '외팔보' 지붕
영화의전당은 세계 최대의 외팔보 구조 지붕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
외팔보란 지붕의 한쪽 끝만 지상에 고정되어 있고 다른 쪽 끝은 받쳐지지 않은 채 공중에 떠 있는 형태의 들보 구조를 말한다.
캔틸레버 구조라고도 한다.

영화의전당 빅루프와 스몰루프[사진/임헌정 기자]
전당의 중심인 '빅루프'(Big Roof)는 긴 지붕의 한쪽만 기둥으로 지탱되고 나머지 85m가량의 지붕은 허공에 떠 있다.
야외 영화 상영장인 루프시어터의 지붕 역할을 하는 '스몰루프'(Small Roof)와 빅루프를 합하면 두 지붕의 면적은 축구장의 2.5배에 달한다.
캔틸레버 구조는 건물의 무게 중심을 정밀하게 계산해 기둥을 최소화한다.
이는 중력을 거스르는 독특한 시각적 효과를 내고, 시야를 가리는 장애물을 없애 탁 트인 야외 광장을 만들어낸다.
전당의 광장은 외벽이나 출입문이 없어 사방으로 열려 있다.
방문객은 어느 방향에서나 전당으로 들어올 수 있다.

영화관 휴게실[사진/임헌정 기자]
도시를 산책하다 발길 닿는 대로 무심코 영화 예술의 공간으로 진입하게 되는 셈이다.
전당이 자랑하는 이색적인 공간감과 압도적인 개방감은 경계를 허물고 자유를 지향하는 영화 예술의 본질과 맞닿는다.
영화의전당은 해체주의 건축 미학을 구현했다.
전통 건축 기법 및 규칙과 단절하고 비정형적인 형태를 추구함으로써 사용자나 관람객에게 새로운 공간 경험을 제공하고자 했다.
사각형 건물, 수직과 수평, 대칭과 직선 대신 곡선, 비대칭, 파편화한 기하학적인 형상을 건축에 활용했다.
영화의 전당은 국제공모를 통해 선정된 오스트리아 건축설계회사 '쿱 힘멜브라우'의 설계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사업비 1천679억원을 들여 지어졌다.
면적 32,137㎡, 연면적 54,335㎡에 '시네마운틴', '비프힐', '더블콘' 등 건물 3개로 이루어져 있다. 세 건물은 구름다리로 연결된다.
◇ 관람석 의자 1개가 100만원
하늘연극장·영사실·도서관

하늘연극장 객석[사진/임헌정 기자]
영화의전당 본관 격인 시네마운틴의 주 공연장은 음향이 좋기로 정평이 난 하늘연극장이다.
공연장에서 관객은 흡음의 요소가 된다.
그 때문에 리허설과 본 공연의 연주 음향이 달라지곤 하는데 이 변동 폭을 줄이기 위해 하늘연극장의 의자는 특수 제작됐다.
특수 의자들은 관객이 없는 리허설 때도 관객 한 사람만큼의 흡음 효과를 낸다.
800여석에 이르는 이 공연장의 의자 가격은 개당 약 100만원에 이른다.
야외 영화 상영관인 루프시어터 영사실에 들어서자 최근 도입된 첨단 영사기가 눈길을 끌었다.
이 장비는 디지털 영사와 필름 영사를 모두 지원하는 최신 영사기다.
필름 상영이 거의 사라진 요즘, 이 영사기 덕분에 아날로그 영화 특유의 질감과 감성을 경험할 수 있다.
루프시어터의 트인 공간과 첨단 영사 장비가 어우러져 몰입감 높은 관람 환경이 조성된다.

루프시어터 영사실[사진/임헌정 기자]
빅루프와 스몰루프의 천장에 설치된 미디어파사드를 조정하는 장치도 영사기 옆에 자리 잡고 있었다.
두 지붕의 천장 하부에 설치된 미디어파사드는 12만여개의 LED 조명이 촘촘히 박혀 있어 세계 최대 규모의 지붕 일체형 미디어파사드를 자랑한다.
영화도서관은 항상 만원을 이룬다.
책장에는 영화 관련 대중 서적과 전문서가 빼곡했다.
데이터베이스화된 고전영화, 독립영화, 장르영화 등에서 원하는 것을 골라 1인 관람석에서 감상할 수 있다.
LP판으로 들을 수 있는 음악 코너도 있었다.
고층 아파트가 숲을 이룬 센텀시티 중심부에 영화의전당은 서 있다.
어릴 적부터 영화의 매력에 빠져 감독과 비평가의 꿈을 키워가는 '시네마 키즈'가 전당 주변에서 얼마나 많이 피어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영화도서관[사진/임헌정 기자]
◇ 부산국제영화제(BIFF) 전용 상영관
영화의전당은 1996년 시작된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성공으로 인해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BIFF가 주요 국제영화제로 자리 잡으면서 전용 상영관이 절실해짐에 따라 출범한 곳이 영화의전당이다.
BIFF의 물리적 거점인 영화의전당은 아시아 영화 산업 중심지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전당 주변에는 영화진흥위원회(KOFIC), 영상산업센터(BVIC), 영상물등급위원회(KMRB), 게임물관리위원회(GRAC),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부산콘텐츠코리아랩 및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BCC) 등 영화·영상·미디어 관련 기관과 시설이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KNN 방송국,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와 소향뮤지컬씨어터, 임권택영화예술대학,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 등도 눈에 띈다.

수영강 옆 APEC나루공원[사진/임헌정 기자]
부산은 2014년 아시아 최초로 지정된 유네스코 영화창의 도시이다.
영화의전당은 부산이 영화의 도시임을 상징한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6년 10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ksh@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