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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연가' 에녹 "故이영훈 명곡 연습 내내 듣는 것만도 행복"

입력 2026-09-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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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 역으로 뮤지컬 합류…'따뜻함' 강조해 캐릭터 풀어가


"과거 슬픔조차 아름답다는 걸 계속 심어주는 역할이죠"




뮤지컬 '광화문연가' 월하 역의 배우 에녹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윤희 기자 = "월하라는 캐릭터 자체가 제가 기본적으로 가진 에너지나 성격과 비교해 이질적이기도 했어요. 특히 특유의 장난기나 에너지를 애드리브 성으로 풀어가야 하는 부분들이 진짜 어렵더라고요. 농담으로 '저 알고 캐스팅하신 거 맞죠?'라고 여쭤봤을 정도였죠."


28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에녹은 뮤지컬 '광화문연가'의 극 전체를 이끄는 핵심 인물인 '월하' 역으로 새롭게 합류한 소회와 배역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광화문연가'는 죽음까지 단 1분을 남겨둔 명우가 추억을 되감아 주는 '기억 마스터'이자 인연을 관장하는 '인연술사' 월하를 '기억의 전시관'에서 만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고(故) 이영훈 작곡가의 곡들로 이뤄진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2017년 초연된 이후 다섯 번째 시즌을 맞이한 작품에 새롭게 합류한 만큼, 에녹은 무작정 자신만의 차별화를 내세우기보다는 역할의 기능과 본질에 충실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미 너무 좋은 교과서 같은 두 분(차지연, 서은광)이 계시니까 그걸 흡수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며 "창작진 분들께 열심히 따라갈 테니 저만의 장점을 발견해 달라고 부탁드렸는데, 다른 월하에게서 발견하지 못했던 '따뜻함'을 집중해서 살려보자고 말씀해 주신 게 큰 힌트가 됐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광화문연가' 월하 역의 배우 에녹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월하는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극의 분위기를 가볍게 풀어주면서도 서사의 흐름을 주도하고 전체적인 템포를 조율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띤다.


에녹은 "과거의 기억들이 무겁거나 슬픈 아픔으로만 기억되지 않도록 '그것들조차도 아름다운 거야'를 계속 심어주는 역할을 월하가 하더라"며 "'먼 추억은 먼 추억대로'라는 대사가 있는데 크게 와닿는 대사 중 하나다. '먼 추억은 먼 추억대로 아름답고 좋은 거다'라는 메시지를 충실하게 전달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극 전체의 완급 조절을 위한 끊임없는 고민도 털어놓았다.


에녹은 "자칫하면 월하의 원맨쇼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타이밍에 명우에게 드라마가 잘 넘어가도록 템포를 유지하는 게 숙제"라며 "명우라는 캐릭터에 관객들이 끝까지 몰입할 수 있도록 중심을 잘 잡으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학창 시절부터 이영훈 작곡가의 명곡들을 깊이 좋아했던 그에게 이번 작품은 개인적으로도 특별한 감동으로 다가왔다.


에녹은 "중고등학교 때 이영훈 작곡가님의 곡들을 워낙 좋아했기에 연습 내내 곡을 들을 수 있다는 것 자체로 행복했다"며 "예전에는 그저 유행가처럼 들렸던 가사들이 나이가 들고 극에 집중하면서 가슴을 후벼팔 정도로 화살처럼 다가왔다. '기억이란 사랑보다 더 슬퍼' 같은 가사들이 깊은 울림을 줬다"고 털어놓았다.




뮤지컬 '광화문연가' 월하 역의 배우 에녹

[CJ ENM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트로트 서바이벌 프로그램 '불타는 트롯맨', '현역가왕2'에 출연하는 등 다양한 방송 활동을 거치며 대중적인 인지도를 넓힌 경험은 무대 위 그를 한층 더 넓고 여유롭게 만들어줬다.


그는 "다양한 무대에 서고 다양한 곡을 부르며 수도 없이 달라지는 상황을 경험하다 보니 음악에 대한 두려움도 줄어들고 무대 위에서 많은 부분이 열리게 됐다"며 "이런 대중적인 작품인 '광화문연가'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조차도 여러 가요 활동이나 경험들을 좋게 봐주신 덕분이라 생각해 무한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어느덧 무대 인생의 연륜이 쌓인 그는 "배우로서 제 나이에 맞는 캐릭터를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며 "주어진 것을 최선을 다해 즐기면서 감사하다 보면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 믿는다. 지금 주어진 월하라는 선물 같은 역할을 마지막까지 잘 끌고 가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뮤지컬 '광화문연가'는 11월 15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yunn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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