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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주인' 윤가은 감독 "제 영화, 이야기 나눌 장소 되길"

입력 2026-09-25 17: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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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한국영화제 개막작…주연 서수빈 "주인공의 돌발행동 마음으로 이해됐죠"




윤가은 감독(좌)과 배우 서수빈(우)

[김경윤 촬영. 재판매 및 DB 금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경윤 특파원 = "제 영화가 하나의 장소가 됐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평소 잘 오픈하지 못하는 어떤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자리요."


제1회 LA한국영화제 개막작인 '세계의 주인'을 연출한 윤가은 감독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하모니 골드 프리뷰 하우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며 이같이 말했다.


'우리들'(2016)·'우리집'(2019)에 이어 윤 감독이 연출한 세 번째 영화 '세계의 주인'(2025)은 전교생이 참여한 아동 성범죄자 출소 반대 서명운동에 홀로 불참을 선언한 여고생에 초점을 맞춘다.


어린 시절 친족 성폭력 피해를 본 주인공 이주인(서수빈 분)을 중심으로 성폭력 피해 생존자와 '피해자다움'을 논하는 사회적 시선, 청소년의 성생활, 조금씩 결핍을 안고 있는 가족, 교우관계 등 여러 주제를 버무려 담았다.


윤 감독은 "성폭력과 트라우마를 다룬 영화인데, 이런 것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보통의 폭력인데도 불구하고 이야기할 자리가 많지 않다고 느꼈다"며 영화를 만든 계기를 밝혔다.




영화 '세계의 주인' 포스터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렇게 시작된 '세계의 주인'은 지난해 개봉 후 국내외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제50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인 플랫폼 부문에 한국 영화 최초로 초청됐고, 제16회 베이징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도 공식 초청됐다. 제9회 핑야오국제영화제 2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또 이번에는 LA한국영화제를 통해 LA에서 관객을 만나게 됐다.


윤 감독은 "데뷔작('우리들')을 LA에서 상영해 너무 기뻤던 기억이 있는데 딱 10년이 된 시점에 3번째 영화로 다시 올 줄은 몰랐다"며 "감사하고 감격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올해 한국영화감독조합(DGK)이 주최하는 디렉터스컷 어워즈에서 각본상 등 3관왕을 차지했고, 윤 감독은 이 영화로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올해의 양성평등문화상,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작품상을 받았다.


주연 배우 서수빈은 이 영화가 주목받는 이유를 묻는 말에 "이 영화가 특정한 하나의 이야기만 하지 않기 때문 아닐까"라고 운을 떼며 "복잡하고 다면적인 이야기를 관객들이 저마다의 시선과 마음으로 받아들이면서 영화가 더 확장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복잡다단한 여고생을 표현한 과정에 대해서는 "저만 하더라도 어떤 행동을 할 때 왜 그랬는지 전부 알고 하지 않는다"며 "주인이를 다 알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다가갔고, (그럼에도) 주인이의 돌발 행동들이 전부 마음으로 이해가 됐다"고 털어놨다.


극 중 주인이는 알듯 모를듯한 표정을 종종 짓는데, 이 때 과거의 일을 곱씹기보다는 주인이의 주변 인물들을 생각하며 연기했다고도 했다.




영화 '세계의 주인' 속 한 장면

[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계의 주인'의 영문 제목은 '더 월드 오브 러브'(The World of Love)다.


윤 감독은 "'세계의 주인'은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데 이를 번역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세계라는 단어는 놓치고 싶지 않았고, 주인과 동격으로 올 수 있는 말을 고민하다가 (극 중) 주인이가 가장 원하는 직접적인 단어인 사랑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다른 영문 제목 후보로는 '애플'(사과)이 있었다고도 귀띔했다.


사과는 극 중 주인이가 아주 싫어하지만, 정확한 이유는 끝까지 나오지 않는 과일이다.


윤 감독은 "제가 쓴 이야기지만 저조차도 주인이가 (트라우마에서) 회복이 됐는지 아닌지를 이야기할 수 없고, 이 인물을 잘 모르겠다고 느꼈다"며 "그렇기에 영화적으로도 빈칸이 있었으면 했다. 일부러 사과를 싫어하는 이유를 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과가 트라우마와 연관이 있는지, 아니면 그냥 맛이 없어서 싫어하는지, 혹은 주인이에게 또 다른 상처가 있는지와 같은 물음표가 남아서 영화를 본 사람들이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했다"고 덧붙였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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