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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된 히트곡이 돌아온다…음원 시장, 리메이크 열풍 '새바람'

입력 2026-09-24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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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센느·태연에 유니스·앳하트까지…잇따라 리메이크곡 발표


대중성 확보·숏폼 확산 등 유리…신곡 설 자리 좁아질 우려도




그룹 리센느

[더뮤즈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선우 기자 = 과거 히트곡을 재해석한 리메이크곡들이 최근 음원 시장에서 잇따라 흥행하며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룹 리센느는 카라의 2008년 히트곡 '프리티 걸'(Pretty Girl)을 리메이크해 멜론 '톱100' 차트에서 최고 순위 4위를 기록했다.


이들은 '러브 어택'(LOVE ATTACK)이 차트 역주행을 하며 히트한 이후 신곡 대신 리메이크를 택했다.


원곡의 귀여운 매력을 살린 리센느 표 '프리티 걸'은 대중에게 익숙하게 다가가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며 빠르게 음원 차트 상위권에 진입했다.


이와 함께 태연의 '만찬가'(원곡 츠키), 유니스의 '하늘땅 별땅'(비비), 앳하트의 '3!4!'(룰라) 등 리메이크곡들이 잇따라 공개돼 팬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태연의 '만찬가'는 주요 음원 차트 상위권에 장기간 머물고 있고, 유니스의 '하늘땅 별땅'은 발매 후 멤버 엘리시아와 젤리당카의 고향인 필리핀에서 아이튠즈 톱 송 1위를 차지했다.


또 앳하트의 '3!4!'는 원작자인 이현도가 편곡에 참여하고 룰라의 채리나가 퍼포먼스 기획에 힘을 보태며 눈길을 끌었다.




그룹 라이즈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안전장치 된 '검증된 히트곡'…대중성 확보·향수 자극 강점


리메이크의 강점으로는 원곡이 가진 인지도가 꼽힌다.


신곡은 가수와 노래를 대중에게 처음부터 알리는 과정이 필요하지만, 리메이크곡은 제목이나 멜로디만으로도 비교적 빠르게 관심을 끌 수 있다.


기성세대에겐 과거 향수를 자극하고, 젊은 세대에겐 새로운 음악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러한 사례는 최근에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2022년 이후 NCT 드림의 '캔디'(원곡 H.O.T.), 라이즈의 '허그'(동방신기), 에스파의 '시대유감'(서태지와 아이들) 등 인기 아이돌 그룹이 꾸준히 기존 히트곡을 재해석해 선보였다.


틱톡 등 숏폼 콘텐츠에 적합하다는 것도 리메이크의 이점이다. 이미 대중의 귀에 익은 후렴구는 짧은 영상에서 비교적 빠르게 인식될 수 있어 댄스 챌린지나 밈으로 확산하기 쉽다.


한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의 경우 리메이크곡을 부르면 여러 세대에게 존재감을 알릴 수 있어 효과적"이라면서도 "리메이크곡이 대표곡이 될 경우 꼬리표처럼 따라오기도 해 본인들의 오리지널 곡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룹 유니스

[F&F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신곡보다 제작비 부담 낮아…"뮤직비디오 제작에도 영향"


리메이크곡은 소속사 입장에선 제작비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


리메이크는 원저작자로부터 곡의 편곡·변경 등에 대한 저작인격권 관련 동의를 받은 후 진행할 수 있다.


신곡과 달리 곡의 기본적인 틀과 멜로디가 이미 존재한다는 점에서 작곡 단계에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또 다른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요즘에는 외국 작곡가의 곡을 받거나 여러 작곡가의 곡을 동시에 받는 등 곡을 만드는 비용만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억 단위까지도 든다"며 "그에 비해 리메이크곡은 원작자의 승인이 가장 중요하고, 편곡비 등 추가 비용이 들어가지만 신곡보단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들어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는 뮤직비디오 촬영에만 적게는 5억원, 많게는 10억원가량 투입된다"며 "리메이크곡은 이벤트성으로 발매하는 경우가 많아 신곡 뮤직비디오보다 작은 규모로 제작해 전체 제작비를 줄인다"고 덧붙였다.




멜론 '톱100' 차트

[멜론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하락하는 신곡 점유율…"청신호만은 아닐 수도"


그러나 리메이크 열풍을 가요계의 긍정적인 신호로만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과거 히트곡의 장기 흥행은 역으로 신곡의 영향력이 그만큼 약해졌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팬덤 중심으로 음원 시장이 재편되고 음악 소비 주기도 짧아지면서, 신곡이 음원 차트에서 살아남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멜론 '톱100' 차트에서 역주행곡과 리메이크곡을 제외하고 최근 2개월 내 발표된 곡 가운데 10위권 안에 든 곡은 아이들 소연의 '퇴사할게여'와 빅뱅의 '빅'(BiiiG)이 전부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신곡 중에 점점 더 들을 만한 곡이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특히 아이돌 음악에서 메시지보다 강렬한 사운드 위주 곡들이 늘어나면서 과거 음악에 대한 향수가 커지는 것도 리메이크곡이 사랑받는 요인 중 하나"라고 해석했다.


김진우 써클차트 음악전문 데이터저널리스트는 "기존에 검증된 리메이크곡이 계속해서 나오고 잘되고 있다는 게 산업적으로 청신호만은 아닐 수 있다"며 "데이터상으로도 음원 차트에서 지난 5월부터 신곡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리메이크 열풍처럼 과거에 한창 샘플링곡이 많이 나왔던 것도 제작비나 위험 부담을 줄이려는 선택이었다"며 "시장의 선순환 구조를 위해선 과거 곡에만 머무르지 않고 결국 신곡이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sun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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