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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드럼·빠른 리듬 특징…퍼포먼스·숏폼 활용 K팝과 '찰떡궁합'
중남미 시장 공략에도 유리…"현지 음악과 접점 확대"

[빌리프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선우 기자 = "쿵, 쿵, 쿵!"
K팝 아이돌 그룹 음악에서 최근 브라질리언 펑크(Brazilian funk) 특유의 묵직한 저음 드럼과 빠르고 반복적인 리듬이 잇따라 들려오고 있다.
댄스 챌린지 열풍을 이끈 그룹 에이티즈의 '배드'(Bad), 중남미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선 엔하이픈의 '블러디 파라다이스'(Bloody Paradise), 하이브 한미 합작 걸그룹 캣츠아이의 '후티 프루티'(Hootie Frutti)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곡이 수록된 앨범은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 정상에 모두 올랐다.
특히 에이티즈의 '배드'는 멤버 산이 브라질리언 펑크 리듬에 맞춰 강렬하게 가슴을 튕기는 동작을 활용한 포인트 안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숏폼에서 주목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 잇따르는 브라질리언 펑크…K팝의 새로운 실험
여러 그룹이 비슷한 시기에 브라질리언 펑크 장르의 리듬과 사운드를 차용하면서 K팝 안에서도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브라질리언 펑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파벨라 지역에서 발전한 음악으로 묵직한 드럼과 반복적인 리듬, 빠른 템포가 특징이다.
'브라질리언 퐁크'(Brazilian phonk)와 혼동하기 쉽지만 음악적 뿌리가 다르다. 브라질리언 펑크는 브라질의 댄스 음악 문화에서 발전한 장르이고, 브라질리언 퐁크는 미국에서 시작된 퐁크에 브라질의 음악적 요소를 결합한 스타일이다.
외신에서도 최근 K팝에서 브라질리언 펑크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싱가포르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는 브라질리언 펑크의 강한 타악기 소리와 반복적인 리듬이 K팝의 퍼포먼스나 숏폼 콘텐츠와 잘 맞는다고 소개했다.
브라질리언 펑크 열풍이 갑작스러운 현상이 아니라는 점도 짚었다. 앞서 발표된 제니의 '라이크 제니'(like JENNIE), 미야오의 '핸즈업'(HANDS UP) 등도 브라질리언 펑크가 결합된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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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포먼스·숏폼에 최적화…K팝과 '찰떡궁합'
K팝이 브라질리언 펑크에 주목하는 이유는 음악적 특성이 K팝의 강점인 퍼포먼스와 잘 맞기 때문이다.
묵직하게 때리는 저음 드럼과 반복적인 리듬은 안무의 동작을 강조하기 좋고, 곡을 짧게 잘라 공개하는 숏폼 콘텐츠에서도 음악적 특징을 쉽게 전달할 수 있다.
한 대형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특정 지역에서 태동한 장르가 부상하고 장르 간 융합이 계속되는 글로벌 시장의 트렌드를 발 빠르게 가져오려는 시도"라며 "브라질리언 펑크의 특성이 음악과 안무를 함께 소비하는 댄스 챌린지 중심의 K팝 홍보 방식과 잘 맞물린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 가운데서도 특히 중남미 시장을 겨냥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K팝이 북미와 유럽 등에서 영향력을 키운 데 이어 중남미 시장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면서 현지에서 익숙한 음악적 요소를 활용해 접점을 확대할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엔하이픈은 지난해 발표한 '나이프'(Knife)의 브라질리언 펑크 버전 리믹스곡을 선보였고, 올해는 처음으로 남미 지역 투어를 전개했다.
브라질은 남미의 주요 음악 시장인 데다 K팝 팬덤도 상당한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K팝 가수들이 이곳의 대형 음악 페스티벌 무대에 오르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열린 대형 음악 페스티벌 '록 인 리오'에는 스트레이 키즈가 헤드라이너(간판 출연자)로 나섰고, 화사와 넥스지도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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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리듬' 찾는 K팝…장기 흥행 가능성은 미지수
브라질리언 펑크의 부상은 K팝이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적 문법을 찾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K팝은 세계적인 성공을 거뒀지만 외부에서 볼 때 다채로운 스타일의 음악이라고 말하긴 어렵다"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과정에서 과거엔 아프로비츠나 팝 펑크 등 해외 음악의 요소를 적극적으로 가져왔고, 브라질리언 펑크 역시 그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브라질리언 펑크 곡에 대한 반응이 좋다"며 "이 장르의 특징을 활용한 에이티즈의 '배드'도 여전히 음원차트 상위권에 머물고 있고, 이들의 대표곡이 될 만큼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말했다.
다만 특정 장르 유행이 일시적일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임 평론가는 "과거 아프로비츠 장르가 유행했을 때도 여러 팀이 비슷한 시기에 활용했지만 결국 열풍이 금방 사그라들었다"며 "브라질리언 펑크 역시 지금이 절정기일 수 있다. K팝은 또다시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un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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