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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설경구 주연 넷플릭스 동명 시리즈 원작 웹툰…비영어 쇼 1위
"알고리즘 기반 광고서 서늘함 느껴…제 모험 즐기는 대중 반응 기뻐"
"류준열, 1인 2역 상투적 설정 연기로 상쇄…광기 보여준 설경구 섹시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장진리 기자 = "개인정보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게 된 시대에 답답함을 넘어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공포라고 생각합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들쥐'의 원작 웹툰을 그린 작가 루드비코는 14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손톱 먹은 들쥐'라는 오래된 설화를 바탕으로 신분 탈취라는 현실적 공포를 그려낸 계기를 이같이 밝혔다.
작가가 처음 이 소재를 떠올린 것은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2013∼2014년께다. 자신의 검색 기록을 기반으로 한 광고 알고리즘을 접한 그는 "'혹시 누군가 내가 뭘 검색하는지 다 보고 있는 것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들었고, 처음으로 서늘함 같은 걸 느꼈다"며 "아무도 모르는 제 모습을 누군가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런 공포를 보다 쉽고 명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사람의 손톱을 먹은 들쥐가 그 사람과 똑같은 모습으로 변해 그의 삶을 대신하는 설화를 빌려왔다.
이렇게 탄생한 '들쥐'는 의문의 존재에게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긴 남자의 이야기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카카오웹툰에서 3부에 걸쳐 연재됐다.
웹툰을 원작으로 배우 류준열, 설경구가 주연한 동명 시리즈는 지난달 28일 전 세계에 공개돼 2주 차에 넷플릭스 공식사이트 투둠이 발표한 비영어 쇼 부문 1위에 올랐다.
이 작품은 자신과 이름·얼굴이 같은 존재로 인해 모든 것을 잃은 은둔 소설가 제문재(류준열 분)와 잃어버린 돈을 회수하려는 사채업자 노자(설경구), 형사 박순용(이규형)이 들쥐의 정체를 쫓는 이야기다.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주민등록번호, 지문, 계좌 등 각종 정보로 개인을 손쉽게 식별하는 시대에 '내가 나라는 사실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를 묻는 스토리는 현실적인 우려와 맞물려 강렬한 서스펜스를 만들어낸다.
원작자이자 시청자로서 '들쥐'를 즐겁게 감상했다는 루드비코 작가는 "원작자보다 엔딩 포인트를 기가 막히게 끊는 김홍선 감독을 존경하게 됐다"고 시리즈를 '엔딩 맛집'으로 소개했다.
이어 그는 "원작은 어둡고 서늘한 정서가 강하다. 캐릭터들은 정의의 히어로가 아니라, 도덕적으로 모호하고 결핍투성이인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이라며 "시리즈 극본을 쓴 이재곤 작가님이 원작을 더 직관적이고 운동감 있게 각색하면서도 원작 특유의 정서를 놓치지 않으셨다"고 말했다.
주인공 제문재와 노자를 각각 맡은 류준열과 설경구의 연기에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는 "류준열이 1인 2역이라는 자칫 상투적일 수 있는 설정을 상투적이지 않은 연기로 상쇄해줬다"며 "설경구는 원작 속 노자의 폭발적인 에너지와 광기를 제대로 보여줘서 '저게 노자지!' 싶어 좋았다. 노자로 열연한 설경구가 너무 섹시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원작 웹툰은 '무엇이 한 사람의 정체성을 증명하는가', '나쁜 진짜와 좋은 가짜 중 누굴 택하겠는가' 등 루드비코 작가가 던지는 철학적 질문이 생각할 거리를 남긴다.
이와 관련해 작가는 "20대 후반에 대학을 졸업하고 조금씩 세상이 달라져 가고 있다고 느꼈다"며 "친구 사이에서도 계급이 생기고, TV에서도 이름보다 인물의 스펙을 먼저 언급하는 문화가 정착됐다. 어찌 보면 자본주의 사회의 순리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땐 (지금보다) 더 어릴 때여서 그런 것들이 삐딱하게 보였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는 "숫자를 뺀 '인간'은 어떻게 되는 거지? 내세울 숫자가 없는 '인간'은 어떻게 되는 거지?'라는 삐딱한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비디오 가게를 운영하는 부모의 영향을 받아 열혈 영화 팬으로 자란 그에게 자기 작품이 넷플릭스 시리즈로 만들어진 것은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2010년 데뷔한 그는 웹툰 '인터뷰'(2011), '루드비코의 만화영화'(2012), '나는 개로소이다'(2021) 등을 선보였다.
루드비코 작가는 "비디오 가게 아들로서 평소 좋아하던 넷플릭스가 제작했다니 감개무량했다"며 "이제 저도 '넷플 1위' 루드비코라고 자랑할 생각"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는 "'신선하다', '기발하다'는 반응이 가장 기분 좋았다"며 "(저도) 한 명의 독자이자 관객으로 낯설고 도전적인 작품을 선호한다. 무엇보다 제가 시도했던 모험을 대중이 즐겁게 즐기고 계신 것 같아 가장 기쁘다"고 강조했다.
시리즈의 인기가 웹툰을 향한 관심으로 이어지는 것도 기대했다.
루드비코 작가는 "웹툰과 시리즈는 들쥐의 동기, 사연, 반전 모두 아예 다른 작품으로 봐도 될 정도로 다르다"며 "웹툰 '들쥐'는 제 커리어 사상 가장 완벽한 엔딩이라고 확신하므로, 시리즈 결말을 보고 원작이 궁금해지셨다면 웹툰을 확인해달라. 이 이상한 이야기를 기꺼이 즐겨주시는 팬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시리즈가 끝나면 꼭 후식으로 원작도 잡숴달라"고 당부했다.

[넷플릭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m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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