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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 기자 된 이민호 "활어 같은 인물…막걸리 마시며 연기했죠"

입력 2026-09-11 17:5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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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 모티프 '암살자(들)'…"시대에 묻히려 노력"


대표 한류스타로 활약…"'파친코' 만나 자유로워져"




'암살자(들)' 배우 이민호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영화 '암살자(들)'에서 동성일보 신입 기자 영일(이민호 분)은 신입답지 않다.


신문사에서 누운 채로 등장하는 그는 능글맞게 상대를 구슬려 원하는 정보를 받아낸다. 친형이 대기업 총수라는 배경을 능숙하게 활용하기도 한다.


영일은 그러면서도 억압에 물러서지 않으며 현장에 몸을 사리지 않고 뛰어드는, 신입다운 패기와 열정을 보인다.


11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이민호(39)는 "영일이 활어 같은 인물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영일은 (든든한) 배경도 있어서 보다 자유로울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는 데 우선했다"고 말했다.


'암살자(들)'은 1974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벌어진 영부인 저격 사건의 실체를 좇는 스릴러다. 1974년 재일교포 2세 문세광이 박정희 대통령을 암살하기 위해 총을 발사해 육영수 여사가 사망한 실제 사건을 소재로 했다.


영일은 경축식을 취재하려고 현장에 갔다가 사건을 직접 목격한 사회부 기자다. 중앙정보부가 신문사에 상주하며 일일이 기사를 검열하는 엄혹한 시대에 영일은 정부가 발표한 사건에 의문을 품고 사회부 부장 재환(박해일)과 함께 의혹을 취재한다.


이민호는 "(영일은) 억압받는 시대에도 굴하지 않고 주관이 뚜렷하다는 점에서 시대를 앞서간 인물"이라며 "당시 MZ세대 같다는 생각도 했다"고 소개했다.




영화 '암살자(들)' 속 장면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영일의 능글맞음은 유머로도 작용해 극의 진지한 분위기를 풀어주는 역할도 한다. 이민호는 관련해 많은 아이디어를 내며 영일의 대사를 다듬어 갔다.


이민호는 영일의 이런 면모가 자신과도 닮았다고 했다. 그는 20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 의사에게서 '못 걸을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던 때를 떠올렸다. 당시 그는 '나 군대 안 간대'라고 해맑게 얘기하며 엄마를 안심시켰다고 한다.


이민호는 "비극을 희극으로 만드는 한순간의 마법을 좋아한다"며 "힘들고 어려울 수 있는 상황에서도 긍정의 에너지로 다음을 도모하는 게 삶의 기저에 깔려 있다"고 했다.




영화 '암살자(들)' 속 장면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민호는 이번 작품으로 허진호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 그는 허 감독과의 작업을 통해서 질문의 힘을 느꼈다고 했다.


이민호는 "감독님은 쉼 없이 사람과 상황에 관해 질문을 던지신다"며 "배우가 혼자 힘으로 도달하게 하는 과정에서 (배우의) 진실한 모습을 찾는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기자들과 술 마시는 대목을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았다. 중앙정보부 검열에 지친 재환과 영일, 동료 기자들이 노포에서 즐겁게 얘기하며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 장면을 촬영할 때 대사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막걸리를 많이 마셨다고 한다.


이민호는 "5명이 막걸리 30병을 마셨다"며 "감독님이 즉흥적으로 만들어내는 대사가 좋았다고 하셨는데, 대사들이 기억이 안 난다"고 웃음 지었다.


그는 "정신 못 차리는 와중에 그간의 수많은 질문이 쌓여서 설득력 있는 무언가가 나온 것 같다"며 "감독님의 힘"이라고 치켜세웠다.




영화 '암살자(들)' 속 장면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민호는 대표 한류 스타다. 그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2009)를 거쳐 '상속자들'(2013), '푸른 바다의 전설'(2016) 등의 작품으로 아시아에서 사랑받는 배우로 떠올랐다. 그러나 '배우'보다는 '스타'로 기억되는 게 그에게는 꼬리표이자 부담이 됐을 법도 하다.


이민호는 "이른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많은 사랑을 받다 보니, 그 소중함을 외면하지 않고 책임 있게 모두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점을 우선했다"고 설명했다.


그런 그의 연기 인생에 전환점이 된 것은 시리즈 '파친코'(2022)였다. 그는 이를 계기로 자기 인생에 대한 관점을 바꿨다.


이민호는 "제 인생에서 새로운 모험을 원하는 시기였고 '파친코' 이후 완전히 자유로움을 추구하게 됐다"며 "연기가 변한 건 없었지만, 관점을 바꾸니 다른 에너지가 나왔다"고 돌아봤다.


유해진은 그런 그를 가리켜 "스타인 줄로만 알았는데, 미래에 대한 자기 생각이 확고하고 똑똑한 사람"이라고 칭찬했다.




'암살자(들)' 배우 이민호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민호는 앞으로 더 자유로워지고 어떤 상황이든 잘 녹아들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가 배우로서 선보일 새로운 얼굴이 기대를 모은다.


"어떤 작업을 하든 그 상황에 잘 묻히는 게 잘 살아가는 반증이라고 생각해요. '암살자(들)'에서도 튀지 않게 그 시대와 선배들 사이에 묻히려고 했습니다. '암살자(들)'은 보시는 분들이 저에 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리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encounter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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