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 모티브 '암살자(들)'…"뜨겁게 살았던 사람들 그려"
유해진·박해일·이민호에 특별출연도 화려…"여러 배우 만나는 재미"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은) 제가 국민학교(초등학교) 5학년 때 일어난 일인데, 당시 부모님도 그렇고 다 같이 울었던 것 같아요. 온 나라가 슬픔에 젖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10년 전 '암살자(들)'의 시나리오를 접한 허진호 감독은 다큐멘터리와 책, 논문, 해외 자료까지 찾아보며 이야기를 발전시켰다.
1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허 감독은 "어린 시절의 그 사건이 묘한 슬픔으로 각인돼 있었다"며 "그런 기억이 있어서 이 이야기를 한번 영화로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는 23일 개봉하는 '암살자(들)'은 육 여사 저격 사건을 모티브로 사건의 배후와 의혹을 좇는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형사 철구(유해진)와 사회부장 재환(박해일), 신입 기자 영일(이민호) 등 가상의 인물들이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을 그렸다.
영화는 영부인 저격 사건에 숨겨진 공범이나 배후가 있을 것이라는 의혹에서 출발하지만, 그 실체를 전면에 드러내기보다는 진상 규명의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1970년대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와 그 속에서 진실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린다.
허 감독은 "제가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다"며 "당시 자료와 사실에 남아 있는 의문점과 한계에서 시작해 그 시대를 뜨겁게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그 시기는 사회적으로 폭력이 지배했던 시대"라며 "술을 마시다가도 잡혀가고, 남산이란 공간 자체가 두려움의 상징이던 그 시대의 폭력성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1970년대와 현재를 잇는 연결고리는 '무엇이 진실인가'라는 질문에 있다고도 했다.
허 감독은 "지금도 큰 사건이 벌어졌을 때 무엇이 진실인지를 알아내는 일은 유효한 문제"라며 "선입견이나 각자가 속한 집단에 따라 시선이 편향될 수는 있지만 그럼에도 진실이라는 것은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8월의 크리스마스'(1998)와 '봄날은 간다'(2001) 등 절제된 감정의 멜로 영화로 한국 영화계를 대표해온 허 감독에게 '암살자(들)'은 연출 방식에서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특히 언론인들이 외부의 압력에 맞서 목소리를 높이는 장면에선 절제와 거리 두기를 중시해온 기존 작품과 달리 인물들의 감정과 에너지를 폭발시키며 웅장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허 감독은 "저에게도 그런 뜨거움을 표현하는 게 낯설고 조금 불편했다"며 "예전에는 거리를 두고 바라봤다면 이번 작품은 인물에게 가까이 다가가 표현하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었다"고 돌아봤다.
'암살자(들)'에는 주연 배우인 유해진, 박해일, 이민호 외에도 정우성, 박정민, 신현빈, 엄태웅, 배성우 등 여러 배우가 특별출연해 짧지만 강한 인상을 남긴다.
허 감독은 "분량이 많지 않더라도 흘려 지나갈 수 없는 인물들이어서 무게감을 줄 수 있는 배우들이 필요했다"며 "여러 배우를 만나는 재미도 있는 영화"라고 말했다.
어느덧 장편 데뷔 28년 차를 맞은 허 감독은 앞으로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주변을 보면 저와 함께 시작했거나 저보다 선배인 감독 가운데 계속 영화를 만들고 있는 분들이 굉장히 적다"며 "요즘에는 꼭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한다기보다 계속 영화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더 소중하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변하겠지만 변하지 않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다시 조금 더 일상적인 이야기, 세상을 바라보는 제 시선이 담긴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했다.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one@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