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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 "'인턴', 제 변화의 맛보기…리메이크 두려울 이유 없어"

입력 2026-09-07 17:5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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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동명 영화 리메이크…37년 차 막내 인턴 기호 역


"세련된 서양 남자 아닌 한국 아저씨…물처럼 어울리려 노력"

"나이 먹으며 배우로서 성숙해져…앞으로 보여드릴 게 더 많아"




영화 '인턴' 배우 최민식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할리우드 영화 '인턴'(2015)의 한국 리메이크작 주연으로 최민식이 캐스팅이 됐다는 소식에 대부분 사람은 금세 수긍했다.


할리우드 역사를 통틀어 손꼽히는 명배우 로버트 드니로를 대신할 국내 배우로 최민식만 한 적임자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개봉작 최고 흥행 기록을 쓴 '명량'(2014)과 칸영화제 수상작 '올드보이'(2003)를 비롯해 '악마를 보았다'(2010),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2012), '신세계'(2013) 등 그의 연기 인생은 국내 영화사에 굵직한 인장을 남겼다.


오는 16일 개봉할 한국판 '인턴'의 예고편이 공개된 뒤 반응도 이를 증명한다. '내가 너 인턴 하면 안 되냐', '신에게는 아직 12번의 인턴 기회가 남아있사옵니다', '나, 너하고 일 하나 같이 하자' 등 그가 출연한 작품 속 대사를 패러디한 댓글들이 줄줄이 달렸다. 그의 강렬했던 연기를 대중들이 밈(온라인 유행 콘텐츠)으로 즐긴 것이다.


7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최민식은 그런 반응에 감사해하면서도, 배우로서 가지게 되는 고민도 내비쳤다.


"(연기가) 각인됐다는 의미이니 물론 너무 감사하죠. 다만 배우 입장에서 전작 이미지가 겹치는 건 유쾌한 일은 아니에요. 그것을 잊고 이 작품이 주목돼야 하는데…."




영화 '인턴' 속 배우 최민식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앤솔로지스튜디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 영화 '인턴' 속 최민식이 맡은 기호는 그가 그간 선보인 강렬한 캐릭터와는 다르다.


실버 인턴으로 패션 스타트업에 입사한 경력 37년 차 직장인 기호와 최고경영자(CEO) 선우(한소희)의 만남을 그린 영화에서, 기호는 부드러우면서 유연한 어른으로 젊은 세대와 어우러진다.


최민식은 '인턴'에서의 연기 변화가 "맛보기"라며 "앞으로 보여드릴 게 많다"고 웃음 지었다.


"저로선 이번 작품이 새로운 옷을 입는 것이었어요. 정서적으로나 구도가 전혀 다른 세상으로 들어갈 때는 설렘이 있습니다. 대중들이나 미디어의 결론을 차치하더라도 제가 스스로 변화를 추구했다는 것만으로 묘한 쾌감이 있고 좋아요. 이제는 센 역할은 대충 하려고요. 너무 열심히 하면 밈으로 뜨니. (웃음)"




영화 '인턴' 속 배우 최민식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앤솔로지스튜디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최민식은 실제 현장에서도 기호처럼 후배들과 어울리고 섞이는 데 중점을 뒀다고 떠올렸다. 그는 "그냥 재밌게 놀았다"고 표현했다.


"제 나이 때문에 이제 선배보다는 후배와의 작업이 많은데, 이 친구들과 화합하지 않으면 이 작품이 나오지 않아요. 그래서 물이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네모난 그릇에 들어가면 네모가, 세모난 그릇에 들어가면 세모가 되게요. 영화 속 기호도 실제 그랬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서 영화에는 기호가 젊은 세대와 어울리는 생경한 장면이 담기기도 했다. 기호가 인턴 주성과 손동작을 맞추는 장면은 배역을 맡은 김요한 배우와 즉석에서 만들어졌다.


최민식은 세련된 복장의 기호 역을 소화하기 위해 몸무게를 줄이기도 했다. 건강 문제도 감량의 이유가 됐다.


"그간 뚱뚱한 모습은 많이 보여드렸잖아요. (웃음) 건강에도 우려가 생겨서 이번 기회에 마음먹었죠. 어느 분이 위고비(비만 치료제)를 맞지 않았냐고 여쭤보시던데 천만에요. (웃음) 부단한 운동과 식이요법을 했습니다."




영화 '인턴'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앤솔로지스튜디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새로운 도전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최민식은 '인턴' 제작이 중간에 한 번 무산됐지만, 결국 이 영화에 출연했다. 최민식이 캐스팅되고 제작이 추진되던 '인턴'은 2020년 배급사 워너브러더스의 한국 사업 철수로 무산됐다가, 워너브러더스가 다시 한국 사업을 재개하면서 성사됐다.


대배우 최민식도 리메이크 작품을 하는 데 부담감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한편으로 '겁낼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도 같이 들었다.


"리메이크 작은 원작과의 비교가 숙명이잖아요. 당연히 배우 입장에서 부담스럽죠. 한편으로 무엇을 겁내냐는 생각도 있었어요. 비틀어 생각하면 간단한 문제더라고요. 우리 식대로 유쾌하게 풀어보자."




영화 '인턴' 속 장면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앤솔로지스튜디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한국의 정서에 맞게 캐릭터를 재해석하는 데 중점을 뒀다. 로버트 드니로가 선보인 세련된 서양 남자 대신, 한국의 아저씨를 만들어보자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그 결과 최민식이 연기한 기호와 한소희가 맡은 선우는 부녀 관계처럼 보이기도 한다. 선우 옆을 묵묵히 지키던 기호가 딸에게 대하듯 선우에게 말하는 장면은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한국의 아저씨로 차별화를 두려고 했어요. 그래서 선우가 딸처럼 느껴지는 게 있는데, 아마 서양 사람들은 생소할 거예요. 내 자식에 대입해서 말하는 우리나라 특유의 정이 있잖아요. 그래서 그렇게 대사를 했죠."


그렇게 여러 디테일이 쌓이며 한국판 '인턴'은 할리우드 '인턴'과는 다른 길을 간다.




영화 '인턴' 속 장면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앤솔로지스튜디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인턴'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인 최민식은 앞으로도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60살이 넘은 그는 이제야 세상과 관계와 사람을 표현하는 방법을 조금 알겠다고 했다.


"배우로서 나이 먹는 게 좋아요. 예전에 이해 못 했다가 다시 봤을 때 알게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렇듯이 배우의 눈과 가슴이 성숙해 있는 게 배우로서 제일 좋아요. 우리네 삶을 깊이 들여다보며 그 애환을 표현하는 작업이라면, 나이 먹은 배우들이 그 깊이를 표현하는 맛이 있지 않을까요."


그러나 자기 나이의 배우들이 맡을 역할은 많지 않다고 그는 안타까워했다. 국내 블록버스터의 시초격인 '쉬리'(1999),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최초로 수상한 '취화선'(2002) 등 한국 영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거목도 캐스팅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닥친 것이다.




영화 '인턴' 최민식 배우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는 한국 영화 다양성 부족에 대한 지적으로도 이어졌다. 최민식은 최근 천만 관객을 넘긴 '오디세이'를 언급했다.


"'오디세이'는 신화를 갖고 잘 만들었잖아요. 우리네 역사에서도 훌륭한 서사가 많아요. 근데 다들 안 하잖아요. 다양한 감독이 다양한 색을 가지고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해요."


최민식은 좋은 작품을 선보이는 게 목표라고 했다. 배우로서 조금은 도를 깨달은 그가 보여줄 새로운 모습이 무엇일지 기대를 모은다.


"어떤 한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영화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하는 게 제 목표라면 목표입니다. '최민식 써먹을 만하다', '묵은지다', 많이 얘기들 해주세요. 배우로서 영업하는 중입니다. (웃음)"


encounter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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