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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싱크넥스트 26' 김창완밴드 공연
5060 팬 환호 속 청춘과 추억 되살리는 무대 선사

[세종문화회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조윤희 기자 = 무대 위 조명이 켜지고 기타 선율이 세종S씨어터의 공기를 감싸자,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일제히 숨을 죽였다. 이내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묵직한 보컬이 흘러나왔고, 무대는 단숨에 시대를 뛰어넘는 거대한 울림으로 가득 찼다.
아이돌 중심의 K팝이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지금, 그 화려함의 밑바탕에는 오랫동안 한국 대중음악의 길을 함께 걸어온 거장이 있었다.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S씨어터에서 열린 '싱크넥스트 26'의 김창완밴드 공연은 옛 추억을 꺼내어 함께 부르는 시간을 넘어, 한국 대중음악이 지나온 시간을 되짚어보는 여운의 무대였다.
세종문화회관이 장르의 경계를 넘어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예술을 선보이기 위해 기획한 공연 시리즈 '싱크넥스트'의 일환인 이번 무대는 수십 년이 지난 김창완의 음악이 왜 여전히 오늘날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지 보여줬다.
무대에 오른 김창완은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를 첫 곡으로 선보인 뒤 "(이 노래가 나온) 1978년이면 아득한 옛날이다. 추억 어린 노래들을 불러나가겠지만, 오늘이 추억을 파먹는 시간이라기보다는 오늘 내 모습, 오늘 나의 행복을 찾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어 '그대 떠나는 날에 비가 오는가', '너의 의미', '청춘', '어머니와 고등어' 등 시대를 풍미한 명곡들이 이어졌다.
'너의 의미'가 흐를 때는 가사를 나지막이 따라 부르며 눈시울을 적시는 관객들도 있었다.
올해 발표한 신곡 '세븐티'(SEVENTY)를 부르기 전, 손가락으로 허공에 나이를 계산해 보이는 그의 제스처는 객석에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촬영 조윤희]
이날 게스트로 나선 2008년생 싱어송라이터이자 K팝 프로듀서 진초이의 소감도 눈길을 끌었다.
진초이는 "오늘 무대를 준비하며 선배님 음악을 처음부터 다 다시 듣게 됐는데, 옛날에는 앞서가는 음악이었고 지금은 지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이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K팝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는데 선배님이 K팝의 뿌리라고 생각한다. 이 무대에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존경을 표했다.
객석을 채운 주요 관객층은 50~60대였지만, 현장의 열기는 여느 아이돌 콘서트장 못지않았다.
무대 위 아티스트를 향해 머리 위로 손하트를 날리고 "오빠!"를 외치는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김창완 역시 머리 위로 큰 하트를 그려 화답하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공연이 후반부로 치달아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에 이어 '개구장이'와 앵콜곡 '안녕'이 울려 퍼지자 객석의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2층 관객들까지 자리에서 일어나 떼창을 이어갔고, 한 열성 팬의 하트 세례에 김창완이 눈을 맞추며 미소 짓는 등 관객과 무대가 하나 되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창완은 "안 생각하려고 해도 사람이 자꾸 '왜 살지? 난 지금 행복한가?' 묻게 된다"며 "그냥 이렇게 행복하면 되는 것을"이라는 담담한 소회를 남겼다.
화려한 퍼포먼스와 메가 히트 K팝이 범람하는 시대 속에서, 김창완밴드가 선사한 울림은 우리가 지닌 음악적 유산이 얼마나 풍성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준 순간이었다.
yunn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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