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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에반스 트리오' 출신 82세 거장 베이시스트 내달 내한 공연
"메이저 리그처럼 수준 높은 연주 배워…좋은 연주 위해선 잘 들어야"

[재즈브릿지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재즈를 한다는 건 서로 노래하고 춤추는 것과 같습니다. 좋은 감정과 느낌을 밴드 멤버 그리고 관객에게 전달해야 하죠."
1966년 미국 시카고의 재즈 클럽 '런던 하우스'에서 전도유망한 22세 청년 연주자가 유명 재즈 피아니스트 빌 에반스(1929∼1980)를 처음으로 마주했다.
이 청년은 당대 최고의 연주자로 꼽히던 에반스로부터 "미래에 함께 연주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실제로 몇주 뒤 투어 합류 제안을 받았고, 이렇게 에반스와의 오랜 인연이 시작됐다.
바로 전설적인 재즈 트리오 '빌 에반스 트리오' 출신 베이시스트 에디 고메즈(82) 이야기다.
고메즈는 60년 전인 1966년 이래 1977년까지 11년간 빌 에반스 트리오에서 활동하며 팀에서 가장 오래 활동한 멤버로 기록됐다.
다음 달 대구와 서울에서 자신이 이끄는 트리오로 내한 공연을 앞둔 고메즈는 27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빌 에반스 트리오에서 역할을 맡는다는 건 셰익스피어의 연극을 하는 것처럼 매우 큰 일이었다"며 "높은 수준의 즉흥 연주를 해 나가면서 성장과 배움이 이뤄졌고, 이는 마치 메이저 리그에서 활동하는 것과도 같았다"고 되돌아봤다.
다만 "제가 빌 에반스 트리오의 멤버가 될 자격이 충분한지 스스로 받아들이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다"며 "이는 다른 이들 탓이 아닌 '내가 이 트리오에 맞는 멤버일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고메즈는 정통 재즈부터 프리 재즈, 퓨전, 라틴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다채로운 스타일로 연주하기로 유명한 베이시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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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몸담았던 빌 에반스 트리오는 피아노, 베이스, 드럼이 실시간으로 합(合)을 주고받는 인터플레이(Interplay)로 명성을 크게 얻었다. 고메즈는 이러한 좋은 연주의 조건으로 '잘 듣는 것'을 강조했다.
고메즈는 "어떤 밴드를 하든 간에 잘 듣는 게 중요하다. 말은 쉽지만, 이를 지키기는 무척 어렵다"며 "음악을 한다는 것은 마치 물레로 옷을 짜듯 여러 사람이 협력하는 일이다. 에반스와 함께 해냈던 것들은 수년의 시간이 걸려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트리오 연주라는 것은 마치 함께 노래하거나 춤을 추는 파트너가 있는 것과도 같다"며 "이런 여러 요소가 함께 동시에 제대로 구현될 때 정말 멋진 일이 일어난다"고 했다.
고메즈는 이번 내한 공연에서 '마이 풀리시 하트'(My foolish heart), '마이 맨스 곤 나우'(My man's gone now), '올 더 싱스 유 아'(All the things you are) 등 빌 에반스 트리오의 주요 레퍼토리를 들려준다. 마일스 데이비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솔라'(Solar)도 무대에 올린다.
그는 "재즈 뮤지션이 하는 것은 결국에는 즉흥 음악"이라며 "(익숙한 곡의) 같은 음을 연주하더라도 어떤 시간에 연주하는지, 밤인지 낮인지에 따라 조금씩 느낌이 달라진다. 저는 이처럼 조금씩이나마 다르게 연주하는 것을 추구한다"고 짚었다.
올해로 82세인 고메즈는 여전히 매일 음악을 만들고, 다음 공연에서 어떤 곡을 연주할지 고민하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런 하루하루의 일상이 자신을 앞으로 계속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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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음악을 한다는 것은 큰 선물이고,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일"이라며 "내리쬐는 햇빛을 맞을 때 정화되는 느낌을 받는 것처럼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그 느낌 혹은 그루브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음악은 물론 미술, 발레, 건축 등 이런 모든 것들은 결국 인간(Mankind)에 관한 것들"이라며 "재즈는 우리를 더욱 인간답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모두 예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메즈가 한국 무대에 오르는 것은 지난 2024년 첫 내한 이후 2년 만이다. 2년 전 한국 팬의 환대가 인상 깊었다는 그는 또다시 연주를 들려드릴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재즈가 제게 어떤 의미냐고요? 다음에 무엇을 혹은 무슨 말을 할지 모르더라도 좋은 의도로 마음에 사랑을 품고 무언가를 한다는 거죠! 그게 바로 제게 재즈의 의미랍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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