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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 영화와 정치는 분리돼야 합니까?
- 영화감독 박찬욱 : 정치와 예술을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정치와 예술이 대립되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입니다. 정치적인 주장을 담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예술의 적이라고 인식되어서도 안 됩니다. 그렇다고 또 정치적으로 경청할 만한 주장을 담고 있지 않다고 해서 그런 영화를 배제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우리가 훌륭한 정치적인 주장을 말하고 싶어도 그것이 예술적으로 탁월하게 성취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냥 프로파간다에 불과하겠죠. 그래서 결국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예술과 정치는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고 그것이 예술적으로 잘 주장된다면 그것은 경청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 캡처
두 달여 전 제79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 기자회견 현장이다. 짧게 물었고 길게 답했다. 살짝 던졌고 활짝 받았다. 할 말만 했고 들을 말만 했다. 문답 대화로 진리를 찾는 게 변증법이다. 모순 또는 대립을 근본 원리로 하여 사물의 운동을 설명하려는 것도 변증법이다. 한 토막의 우뚝한 문답이자 변증법 보기란 이런 것이 아닐지.
답변 끄트머리에 박 감독은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라며 결론을 맺었다. 그가 사람들에게 드리고 싶다고 한 것은 '말'이 아니라 '말씀'이었다. '말씀'은 높임말이자 낮춤말이다. 박 감독은 자신을 낮췄다. 남의 말을 높여 이를 때도 말씀이요 자기의 말을 낮추어 이를 때도 말씀이다. 높임과 낮춤이라는 모순의 통일체, 곧 변증법적 낱말이다.

새국어소식 통권 제89호 캡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 "이나 "제 말씀은 ∼ "이라고 할지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 "이나 "제 말은 ∼ "이라고 할지 망설이는 경우가 있다. 말씀을 높임말로만 알고 있어서다. 여러 사람 앞에서나 어른들 앞에서 자신을 낮출 때 "말씀" 쓰기를 주저할 필요가 없다. 제 말씀은 /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 제가 한 말씀 여쭙겠습니다, 하면 된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국립국어원 새국어소식 통권 제89호 2005. 12.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 https://www.korean.go.kr/nkview/nknews/200512/89_13.html
2. 국어생활종합상담실 온라인가나다 상담 사례 모음 '말씀'의 쓰임 - https://korean.go.kr/front/mcfaq/mcfaqView.do?mn_id=&mcfaq_seq=9011&pageIndex=24
3. 유튜브 채널(Festival de Cannes) JURY OF THE 79TH FESTIVAL DE CANNES - Press conference - English - Cannes 2026 - https://www.youtube.com/watch?v=e66G-SS8Ylc&t=694s (10분 53초부터 13분 23초까지, 기자의 질문과 박 감독의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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