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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은 "저평가된 '영희'들이 기쁨 누리는 축제, 철수도 즐기길"

입력 2026-06-04 17: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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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음악인 축제 '영희 페스티벌' 12일 개막…이상은·김윤어부터 신예까지


"女 헤드라이너 없는 국내 현실에 목마름…새 스탠더드 만들고 싶어"




'영희 페스티벌' 기획한 싱어송라이터 오지은

[마포문화재단·유어썸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전예슬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대중음악 공연장 대관이 어려울 정도로 호황을 맞은 콘서트 시장의 '큰 손'도, 전 세계에서 부는 K팝 한류 바람의 주역도 여성 팬덤이다.


그런데도 정작 여성 뮤지션이 주인공이 된 음악 축제는 찾아보기 어려운 우리나라에서 이 시대 '영희'들이 주축이 된 새로운 개념의 복합 문화예술 축제가 열린다.


마포문화재단과 가요 기획사 유어썸머가 오는 12∼14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일대에서 여는 '영희 페스티벌'은 옛 교과서 속에 나오는 대표 여성 이름 '영희'와 '영광과 기쁨'이라는 한자어(榮喜)에서 이름을 딴 축제다.


이상은, 김윤아, 선우정아가 헤드라이너(간판 출연자)로 참여하고 이랑, 요조, 김사월, 나인, 안신애 등 다양한 장르의 여성 뮤지션들이 무대에 오른다.


행사를 기획한 싱어송라이터 오지은은 4일 소속사 유어썸머 사무실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영희는 가장 보통의 여성 이름이 아니냐"라며 "꼭 뮤지션이 아니어도 저평가된 각계 여성들에게 제대로 영광과 기쁨이 돌아가는 장을 펼쳐내고 싶다"고 취지를 밝혔다.


오지은은 1997년 미국에서 시작된 여성 뮤지션 중심의 음악 축제 '릴리스 페어'(Lilith Fair)를 보고 깊은 영감을 받아 이번 축제를 기획했다.


그는 "국내 많은 음악 축제에서 여성 뮤지션이 헤드라이너로는 소외되는 경향이 있다"며 "혹자는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 자우림 김윤아 선배를 이야기할 텐데 사실 그분 빼면 없다는 현실에 목마름을 느꼈다. 이러한 생각이 축제를 추진하게 한 작은 불씨가 됐다"고 설명했다.


북토크나 도서전 같은 경우 여성 방문객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여성 작가만 출연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아무도 이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중음악으로 넘어오면 축제의 하이라이트를 여성이 차지하는 경우가 무척이나 드물었다는 문제의식이다.




'영희 페스티벌' 기획한 싱어송라이터 오지은

[마포문화재단·유어썸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전예슬


오지은은 여러 권의 책을 집필하고 도서 관련 행사에 참여한 경험을 언급하며 "음악 축제와 도서전의 소비자가 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제가 좋아하는 반찬들로 차린 밥상 같은 축제를 열면,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리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또한 "섬세한 음악을 하는 여성 뮤지션도 웅장하고 거친 사운드가 주를 이루는 축제에 나가면 그 행사 '문법'에 맞춰 세션 연주를 세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영희 페스티벌'은 자신의 섬세하고 예민함도 장점이 되고, 가장 나다운 모습을 선보일 수 있는 축제를 지향한다. 여성의 음악을 한데 모은 새로운 축제의 스탠더드를 만들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지은은 헤드라이너급 스타뿐만 아니라 마포문화재단의 인디 지원 프로그램 '인디스커버리 챌린지'에 참여한 수조, 윤새, 조소정 등 신진 뮤지션도 라인업에 올려 보다 다양하고 풍성한 무대를 지향했다.


공연 외에도 여성으로서의 경험과 창작 과정을 공유하는 '여성뮤지션 라운드테이블', 인디 밴드의 운영과 지속 가능한 음악 활동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인디밴드 살림살기' 등 다채로운 토크 세션도 마련된다.


또한 어린이, 비혼, 1인 미디어 등을 주제로 한 북토크, 영화 GV(관객과의 대화), 스탠드업 코미디 등의 프로그램도 열린다. 행사 기간 마포아트센터 앞 광장에는 식음료 푸드트럭과 출판사 부스가 운영돼 관객이 자유롭게 오가며 축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영희 페스티벌' 포스터

[마포문화재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오지은은 "'영희들' 뿐만 아니라 '철수들'도 재미있게 즐기고 갔으면 좋겠다"며 "'영희 페스티벌'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도록 내년을 위해 지인에게 출연을 부탁하고 있다"며 웃음 지었다.


오지은은 지난 2007년 1집 '지은'으로 데뷔해 석 장의 정규앨범과 '오지은과 늑대들' 이름으로 한 장의 정규앨범 등을 냈다. 음악 생활 도중 찾아온 심리적 격랑으로 3년 전 전주로 내려간 그는 전주 생활에 대한 책을 준비 중이다. 내년 데뷔 20주년을 맞아 네 번째 정규앨범을 내고픈 생각도 있다.


그는 "뮤지션이 통상적으로 다음 앨범을 준비할 때 받는 것보다 조금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 전주로 내려갔다"며 "하지만 이제 새 음악을 가지고 돌아올 마음의 준비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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