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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아프리카영화제 선정작 '킵켐보이' 찰스 우와그바이 감독 첫 방한
놀리우드 에너지에 캐나다 시스템 접목…문화적 국경 허문 '스토리' 힘

(부산=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한·아프리카재단 등이 주최한 '제8회 아프리카영화제' 참석차 한국을 처음 방문한 나이지리아계 캐나다인인 찰스 우와그바이 감독이 지난 21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5.22 raphael@yna.co.kr
(부산=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오랫동안 아프리카는 빈곤이나 분쟁 같은 좁은 렌즈를 통해서만 세상에 비쳐왔어요. 이제 매일 대륙에서 일어나는 혁신과 창의성이라는 진짜 모습에 주목해야 합니다."
한·아프리카재단(이사장 김영채) 등이 주최한 '제8회 아프리카영화제' 참석차 한국을 처음 방문한 찰스 우와그바이(41) 감독은 지난 21일 부산 해운대구의 한 카페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아프리카 영화의 잠재력과 진정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나이지리아 출신으로 현재 캐나다 토론토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우와그바이 감독은 10년 이상 아프리카와 북미를 오가며 정체성, 가족, 인간 사이의 연결을 주제로 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스크린에 담아왔다.
그가 연출한 케냐-캐나다 합작 영화 '킵켐보이(Kipkemboi)'는 이번 영화제의 메인 선정작이다. 케냐 시골 마을의 소년이 뛰어난 수학적 재능을 이용해 세계 금융 중심지인 월스트리트(월가) 주식 시장을 뒤흔든다는 내용을 다룬다.
감독은 "작품 기획의 중심에 '인간미'가 있었다"며 "태어난 곳 때문에 재능을 주목받지 못할 뻔한 소년 이야기를 통해, 위대함이 대도시나 특권층 환경에서만 나온다는 기존 서사에 도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아프리카 전역에 기회와 접근성이 부족해 아직 세상에 드러나지 않은 유능한 젊은이들이 무수히 많다고도 했다.

(부산=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한·아프리카재단 등이 지난 2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개최한 '제8회 아프리카영화제' 개막식에서 영화제 메인 상영작인 케냐-캐나다 합작 영화 '킵켐보이'를 연출한 찰스 우와그바이 감독(왼쪽)과 에미 제로노 킵소이 주한 케냐대사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5.22 raphael@yna.co.kr
영화 속에서 그는 아프리카의 전통적인 농촌 풍경과 현대적인 월가 금융 시스템을 시각적·서사적으로 대비해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
감독은 "기술과 세계화 덕분에 이제 시골 마을 소년도 과거에는 도달할 수 없다고 여겨졌던 거대한 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주인공의 영웅적인 면모보다는 오늘날 아프리카 청년 세대가 겪는 현실적인 고민에 주목한다. 감독은 청년들이 마주하는 사회적·가족적 기대감, 경제적 현실, 그로 인한 정서적 고립감을 세밀하게 묘사하고자 했다.
주인공이 낯선 공간을 가로지르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 애쓰는 과정은 감독의 개인적 삶과도 닮아있다.
나이지리아 출신인 그는 캐나다 시민권을 취득한 후, 2020년부터 캐나다에 정착했다. 타지에서 적응하며 겪은 정체성의 혼란과 복잡다단한 감정들은 영화 속 인물들의 여정에 그대로 투영됐다.
그는 "나이지리아인이라는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 스토리텔링을 통해 아프리카인이라는 정체성을 더 넓게 확장해 나가는 과정"이라며 범아프리카 영화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부각했다.

(부산=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한·아프리카재단 등이 지난 2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개최한 '제8회 아프리카영화제' 개막식에서 영화제 메인 상영작인 케냐-캐나다 합작 영화 '킵켐보이'의 주요 장면이 상영되고 있다. 2026.5.22 raphael@yna.co.kr
그는 자기 연출 스타일을 나이지리아 영화 산업인 '놀리우드'와 캐나다의 선진 인프라가 결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두 세계의 장점이 합쳐져 자신만의 연출 스타일이 완성됐다는 것이다.
감독은 "놀리우드는 한정된 자원 속에서도 강력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놀라운 에너지와 즉흥성이 특징"이라며 "캐나다는 탄탄한 제도적 구조와 기술적 자원이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을 통해 아프리카 콘텐츠가 주목받는 현상에 대해서는 "스토리텔링의 핵심은 진정성"이라며 "수천 개의 언어와 전통, 역사가 존재하는 복합적인 모습을 감독들이 적극적으로 담아내고 있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또 한국 콘텐츠에 대한 애정도 아끼지 않았다. '오징어 게임'과 '기생충'을 언급하며 "가장 지역적인 서사가 진정성을 만났을 때 국경을 넘어 전 세계적인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음을 증명했다"며 향후 한국 영화계와의 협업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부산=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한·아프리카재단 등이 21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개최한 '제8회 아프리카영화제' 개막식에서 영화제 메인 선정작인 케냐 영화 '킵켐보이'를 연출한 나이지리아계 캐나다인인 찰스 우와그바이 감독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5.21 raphael@yna.co.kr
국제사회가 아프리카와의 문화 교류와 상생을 도모하려는 흐름과 관련해서는 "진정한 '윈-윈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평등한 관계와 상호 존중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감독은 "아프리카의 창작자들은 이제 단순한 서사의 대상에 머무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글로벌 서사를 함께 만들어가는 능동적인 파트너가 되고 싶어 한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자선이 아닌 평등한 위치에서의 창의적 협력이 이뤄질 때 비로소 양국 모두가 진정한 문화적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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