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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흐드러진 봄날 같던 이소라 "밝고 설레는 사람 됐으면"

입력 2026-05-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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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봄의 미로'…봄기운 가득한 무대서 '청혼' 등 대표곡 선사


"유튜브 하면서 많이 안정돼…오늘 입술에 색도 입히고 빨간 구두도 신었죠"




이소라 여덟 번째 봄 콘서트 '봄의 미로'

[NHN링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제가 이제는 밖에도 나가다 보니까 입술에 색도 입히고, 오늘 빨간 구두도 한번 신어 봤어요."


가수 이소라(57)는 가요계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은둔의 뮤지션으로 이름이 나 있다.


언론 인터뷰나 TV 예능 프로그램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그나마 연례행사 같은 콘서트로 팬들 앞에 선다.


한때는 검정 혹은 흰색의 같은 옷만 여러 벌 사 두고 집에만 머물다가, 꼭 나가야 할 때만 입고 다녔을 정도다. 그의 말을 빌리면 한동안 몸에 색을 입히지 않았다.


이랬던 그가 지난 3월 자신의 이름을 딴 유튜브 채널 '이소라의 첫봄'을 개설한다고 했을 때 대중이 깜짝 놀랐던 것은 당연한 반응이었다.


게스트를 불러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노래도 부르는 모습에서 과거와 달라진 분위기를 풍겼다.


이소라는 지난 2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연 여덟 번째 봄 콘서트 '봄의 미로'에서 "올해는 제가 해보지 않은 많은 일을 해 보고 있다"며 "이런 일들이 (앞으로) 새로 나올 제 노래들에도 어떤 의미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제가) 좀 밝은 사람, 설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소라 여덟 번째 봄 콘서트 '봄의 미로'

[NHN링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소라는 약 2시간에 걸쳐 이전보다 한층 밝아진 모습으로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청혼', '난 행복해', '처음 느낌 그대로' 등 대표곡을 선사했다.


공연 제목처럼 녹색 미로 모양으로 만들어진 무대에 함께 오른 5인조 밴드와 16인조 현악 오케스트라는 생동감 있는 연주로 노래의 깊이를 더했다. 일반적인 콘서트 무대와 달리 코러스를 대동하지 않고 오롯이 이소라 자신의 목소리로만 채운 점이 인상 깊었다.


지난 2023년 데뷔 3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특유의 음울하고 사무치는 감정을 아낌 없이 쏟아냈던 그는, 이번에는 같은 노래라도 꽃 흐드러진 5월 봄날 같은 분위기로 음(音)을 이어갔다. 오프닝곡 '바라 봄'이나 '봄' 같은 봄을 콘셉트로 한 무대도 포함됐지만, 이소라가 내뿜는 색깔 자체가 스산한 보랏빛에서 따뜻한 파스텔빛 보라로 변한 듯했다.


이소라는 "유튜브를 하면서 많이 힘들지만 크게 안정도 된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좋은 에너지를 받는다"며 "오늘은 또 이렇게 여러분에게서 힘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무대와 무대 사이 여러 차례 관객과의 소통에도 신경을 쓴 그는 "여러분도 오늘 제가 하는 모든 것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 가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소라는 10년 넘게 침체의 시기를 겪다 건강이 악화해 지난해 병원에 다니며 생각의 변화를 겪었다고 했다. 모처럼 자기 몸을 돌보면서 바깥에 나가 사람도 만나고, 유튜브 등 여러 가지 일도 하게 됐다. 그는 "제가 많이 변했다. 그래서 이렇게 공연도 하게 됐다"고 했다.


이소라는 의자에 앉아 보면대를 앞에 두고 악보를 손으로 넘기며 노래를 이어갔다. 몇 곡을 연달아 부를 때는 힘에 부친 듯하다가도, 한 글자씩 꾹꾹 눌러가며 정성스레 손 편지를 쓰듯 곡의 흐름을 끊지 않으려 애썼다.




이소라 여덟 번째 봄 콘서트 '봄의 미로'

[NHN링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히트곡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에서는 특유의 처연한 감정이 너울처럼 일렁여 객석까지 전해져왔다. 그러나 미움이나 원망이 아닌 점차 고조되는 애틋함으로 표현하는 모습에서 30년 넘게 활동한 그의 내공이 느껴졌다. 장내를 꽉 채운 관객들은 숨죽이고 무대를 지켜보다가, 노래가 끝나고서야 약속이라도 한 듯 힘찬 박수를 보냈다.


'봄'·'별'에 이어진 '트랙 11'(Track 11)에서는 무대 뒤 LED 전광판에 별로 가득한 우주가 펼쳐져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냈다. '그대와 춤을'을 부를 때는 이소라의 머리 위로 꽃바구니 여러 개가 내려와 감각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소라는 뒤따른 '청혼'을 부를 때는 노래하며 옅은 미소도 지어 보였다.


그는 공연 후반 '트랙 3'(Track 3), '티어스'(Tears), '난 행복해', '처음 느낌 그대로', '믿음' 등 다섯 곡을 쉬지 않고 연달아 들려줬다.




이소라 여덟 번째 봄 콘서트 '봄의 미로'

[NHN링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소라는 마지막 두 곡을 부르기에 앞서 어느 오랜 팬의 이야기를 꺼냈다.


이 팬은 이소라의 어릴 적 꿈이 발레리나였다는 말을 듣고 발레리나 슈즈를 선물할 정도로 애정이 깊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 팬의 소식이 한동안 끊기면서, 이소라는 '내가 지금 노래하는 방향이 잘못됐나'라고까지 고민했다. 그리고 이날 공연장 대기실에는 오랜만에 이 팬이 보낸 꽃다발이 와 있었다.


이소라는 객석 어딘가 앉아있을 그를 향해 "제 영원한 팬이자 친구"라며 "고마워"라고 미소와 함께 진심 어린 인사를 건넸다.


이소라는 이후 대표곡 '바람이 분다'와 '순수의 시절' 등을 들려주고서 공연을 마무리했다.


공연장을 떠나는 관객들에게는 '함께 했던 시간, 우리 잊지 않을게요. 고마워요. 소라'라는 따스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전해졌다.


서울 용산구에서 온 관객 오모(36) 씨는 "이소라가 한층 밝아지고 팬들과도 소통하려고 해서 고마웠다. 소라 언니가 달라졌다고 생각했다"며 "다른 팬들도 다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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