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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트와이스 등 日공연에 40만명…한류 25년, 여전히 뜨겁다

입력 2026-04-27 04: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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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파·데이식스 등 K팝 스타들, 주말 일본 대형 공연장 점령


보아부터 4세대 아이돌까지 꾸준한 인기…중장년서 Z세대로 팬 확장

음반 수출 줄었지만 공연·스트리밍 확대…한국선 J팝 관심 증가




그룹 동방신기 일본 닛산 스타디움 콘서트 '레드 오션'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김선우 기자 = "아티스트가 평소에도 팬들에게 성심성의껏 응대하는 게 눈에 보여요. 그래서 팬들도 오래도록 응원하고픈 마음이 생기죠. '팬은 또 다른 멤버'라고 말해주는 그 마음이 고마워서 오늘도 여기에 왔습니다."


지난 25일 일본 최대 규모 공연장인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동방신기의 콘서트를 딸과 함께 관람한 사토 마유미 씨는 그룹의 장수 비결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지난 2001년 가수 보아가 현지에 진출해 이듬해 오리콘차트 정상을 밟은 이래 25년, K팝 한류가 세계 2위 음악 시장인 일본에서 여전히 뜨겁게 흐르고 있다.


지난 주말 일본 도쿄에서는 동방신기(닛산 스타디움), 에스파(도쿄 돔), 트와이스(국립 경기장), 데이식스(게이오 아레나) 등 주요 공연장에서 K팝 가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대형 콘서트를 열었다.


스타디움을 포함해 현지 주요 공연장을 K팝 스타들이 싹쓸이하면서 이들 팀이 동원한 총인원은 40만명을 훌쩍 넘겼다.




그룹 동방신기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도쿄 대형 공연장 점령한 한류…日 Z세대 39% "K팝 듣는다"


동방신기는 일본 가수들도 서기 어렵다는 닛산 스타디움에서 2013년과 2018년에 이어 세 번째로 단독 콘서트를 열고 이틀간 13만명을 모았다.


트와이스는 지난 2019년 건립돼 회당 최대 8만명까지 수용 가능한 국립 경기장에서 3회에 걸쳐 360도 개방형 무대로 팬들을 만났다. 에스파는 일본 대표 대형 공연장으로 꼽히는 도쿄 돔, 데이식스는 최대 1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게이오 아레나에서 각각 이틀 동안 공연을 열었다.


한 주 앞서 지난 17∼18일에는 방탄소년단(BTS)의 월드투어가 열려 도쿄 돔에서 아리랑 '떼창'이 울려 퍼지기도 했다.


유명 아이돌이 소속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서울 시내 공연장을 대관하기 어렵다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일본에서 K팝 그룹이 활약하면서 이제는 도쿄 대형 공연장을 대관하기도 쉽지 않다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2020년을 전후해 미국과 유럽 시장이 K팝에 활짝 열렸지만, 일본은 여전히 국내 가요 기획사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해외 시장이다.


김동우 SM엔터테인먼트 재팬 대표는 "유행 사이클이 빠른 한국과 달리 일본은 어머니에 이어 딸도 팬이 되는 등 세대를 이어 좋아하는 문화가 있다. 이 때문에 어느 가수에 한 번 빠지면 끝까지 좋아한다"며 "20여년 전에는 K팝을 좋아하면 마이너 문화를 소비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요즘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에스파 도쿄 돔 콘서트

[에스파 공식 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일본은 K팝 음반을 많이 수입하는 국가 1위 타이틀을 놓친 적이 없다.


또한 한 번 팬이 되면 아티스트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문화가 있고,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력도 높아 음반 외에 공연·MD(굿즈상품) 등에도 지갑을 연다. 일본의 공연장 인프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란 점도 매력적으로 꼽힌다.


2001년 일본에 데뷔한 보아가 큰 성공을 거둔 이래 동방신기, 소녀시대, 카라, 빅뱅 등 2세대를 거쳐 트와이스, 방탄소년단 등 3세대와 아이브, 에스파, 뉴진스, 르세라핌 등 4세대에 이르기까지 K팝 스타들의 일본 러시는 이어졌다.


특히 지난 2010년대 중국 시장이 부상하면서 너도나도 현지에 진출했다가, 사드 사태 이후 '한한령'(한류 제한령)으로 문화 교류가 끊긴 사례는 정치적 이슈와 무관하게 꾸준히 성장하는 일본 시장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일본 음악 팬들의 'K팝 사랑'은 한류에 우호적인 중·장년층과 밀레니얼 세대를 이어 Z세대로까지 이어지는 분위기다.


음악·엔터테인먼트 데이터 집계 매체 루미네이트가 지난 2023년 발간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Z세대 여성의 39%는 K팝을 듣는 것으로 조사됐다.




방탄소년단(BTS) 도쿄 돔 공연

[빅히트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일본 시장도 변화 바람…현지 아이돌 성장에 스트리밍 재편


지난 사반세기 동안 K팝 한류의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했던 일본 음악 시장에도 최근 변화의 바람이 감지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일(對日) 음반 수출액(HS 코드 8523.49.1040·수리일 기준)은 8천62만5천달러(약 1천191억원)로 전년보다 10.2% 감소해 2년 연속으로 줄어들었다.


김진우 써클차트 음악 전문 데이터저널리스트는 "한때 우리나라 음반 수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이를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30% 아래로 내려갔다"며 "다만 일본에서 감소한 부분이 미국이나 중국에서 상쇄되고 있어 전체적으로 보면 판매량이 크게 줄어들지 않아 보이는 상황이다. 수출 대상국도 점점 늘어나고, 시장이 다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국내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일본 가요계에선 한국의 떠오르는 신성에 대한 관심이 여전하다. 선급금을 제시하며 일본 내 매니지먼트를 독점하기를 희망하는 회사가 많다"면서도 "이렇게 일본에 진출해서 뚜렷한 성과를 내는 경우는 최근에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오히려 일본 가수 요아소비가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일본 걸그룹 큐티 스트리트(CUTIE STREET)가 '엠카운트다운'에 출연하는 등 일본 노래가 한국에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음악 시장이 K팝이 강세를 보이는 음반에서 스트리밍으로 재편되고, 일본 현지 아이돌 그룹도 성장하면서 K팝 그룹의 파이를 일부 가져갔다고 보고 있다.


특히 과거 보이그룹은 쟈니즈, 걸그룹은 AKB48로 양분됐던 일본 아이돌 시장에서 실력을 앞세운 K팝이 제3의 영역을 구축했다면, 지금은 일본 기획사들도 'K팝 DNA'를 일부 차용해 그 경계가 흐릿해졌다고 분석한다.


일본 음악 레이블의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도 하나(HANA)나 XG 등 '귀여운 걸그룹'이 아닌 '아티스트 지향 그룹'을 만들었고, CJ ENM은 요시모토 흥업과 손잡고 '프로듀스 101 재팬' 시리즈를 통해 현지 팀인 JO1·INI 등을 제작해 국민적 인기를 끌어냈다"며 "예전에는 카라나 소녀시대 등이 압도적인 시장 장악력을 자랑했다면, 지금은 로컬 아티스트와 파이를 공유하는 느낌"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일본 현지 팬을 겨냥한 오프라인 이벤트(특전회)를 많이 열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스타들이 월드투어로 전 세계를 누비다 보니 일본에만 시간을 쏟아부을 수 없게 된 것도 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트와이스 월드투어 '디스 이즈 포'

[트와이스 공식 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 "일본 여전히 적극적, 장르도 다변화"…확장하는 K팝 한류


가요계에서는 그러나 일본 내 팬덤이 여전히 공고하고, K팝은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강조한다. 시장 흐름에 따라 일부 지표에 변화가 있을 뿐, 이를 K팝 인기의 '이상징후'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일본 레이블의 한 관계자는 "일본 음반 회사들도 K팝 가수들과의 계약에 여전히 적극적이고, 계약금 액수도 꾸준히 상향되는 분위기"라며 "음반 판매 외에 스트리밍과 K팝 콘서트 규모도 많이 커졌다. 일본 대중음악계에서 K팝 수요가 늘어났으면 늘어났지 감소하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이브나 르세라핌 등 4세대 K팝 걸그룹도 인기 있고, 새로운 그룹에 대한 니즈(요구)도 크다"며 "최근에는 아이돌을 넘어 바밍타이거나 실리카겔 같은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루미네이트가 2023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K팝 상위 100개 팀의 노래를 가장 많이 스트리밍한 국가는 일본으로, 미국(2위)·인도네시아(3위)·한국(4위)을 앞질렀다.


또한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의 지난해 일본 연간 차트에선 방탄소년단 지민의 '후'(Who)가 10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진의 '돈트 세이 유 러브 미'(Don't Say You Love Me·19위), 로제의 '아파트'(APT.·24위), 에스파의 '위플래시'(Whiplash·54위), 정국의 '세븐'(Seven·65위) 등 총 7곡이 10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밴드 데이식스 일본 도쿄 콘서트

[데이식스 공식 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김동우 SM 재팬 대표는 "음반과 더불어 주목하는 시장은 공연과 굿즈상품"이라며 "'버블' 같은 팬 소통 앱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로 팬클럽은 이제 티켓 예매를 위한 수단으로 쓰이는 경우가 늘어났지만, 일본은 여전히 아날로그 팬클럽을 중심으로 한 현지 팬들의 충성도가 높다. 유료 팬클럽 문화가 시작된 곳도 일본"이라고 설명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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