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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 8관왕, 서재페로 첫 내한…"K팝의 엄청난 팬, 케데헌 이재와 작업 바라"
"재즈는 내 집이자 음악적 기반…음(音)이 밀려오게 그냥 두고 흐름에 맡겨 보라"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우리는 모두 동등합니다. 하지만 각자 서로 다른 문화적 계보를 가지고 있죠. 그 다양성은 분명히 기념할 만한 일(Something to Celebrate)입니다."
미국의 유명 싱어송라이터 겸 피아니스트인 존 바티스트(40)는 21일 연합뉴스 서면 인터뷰에서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다양성에 대해 이 같은 철학을 밝혔다.
그는 "음악은 세상을 바꿔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며 "음악은 우리 삶의 사운드트랙이다. 우리 안에 있는 무언가가 소리가 된 것이기도 하다. 음악은 우리의 믿음을 비추고, 또 그것에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바티스트는 재즈를 바탕으로 알앤비(R&B)와 팝을 넘나드는 싱어송라이터이자 피아니스트다.
미국 줄리아드 스쿨에서 재즈를 전공한 그는 2005년 앨범 '타임스 인 뉴올리언스'(Times In New Orleans)로 데뷔했다.
'음악이란 필연적인 소리(Inevitable Sound)를 찾아가는 것'이라는 신념을 가진 그는 실제로 듣기 좋은 음반 이상의 무언가를 만들어내고자 힘을 쏟아왔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팬데믹에 신음하던 2021년 발표한 '위 아'(WE ARE)가 대표적이다.
소통이 단절되고 여행길이 가로막히던 이때, 그는 역설적으로 '우리는 황금빛 존재들'(We are the golden ones)이라고 환희의 찬가를 불렀다.
바티스트는 이 곡이 수록된 동명의 앨범으로 이듬해인 2022년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최고상인 '올해의 앨범'을 비롯해 5관왕에 올랐다. 이를 포함해 지금까지 그가 품에 안은 그라모폰(그래미 트로피)은 총 8개에 이른다.
바티스트는 이 곡의 의미에 대해 "기쁨은 고통에서 나온다. 탄생에도 고통이 있다"며 "모든 것 안에서 우리는 그 양면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짚었다.
또 이 앨범으로 그래미 5관왕에 오를 때의 소감을 묻자 "정말 황홀했다. 나의 공동체와 계보가 이런 방식으로 인정받았다는 것이 기뻤다"라며 "그날 밤 나의 조카 브레넌 고티에는 (앨범 참여로 인해) 여덟 살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 그래미 수상자가 됐다"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평생 한 개도 받기 어려운 그래미를 이토록 많이 탄 비결을 물으니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며 "나는 그저 내가 믿고 또 세상을 움직일 예술을 만들려고 할 뿐"이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위 아'가 세상에 나온 지 5년이 흐른 지금, 세상은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신 새로운 도전에 맞닥뜨렸다. 전쟁의 포화, 기후 변화, 사회 갈등은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그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는 그간 핵심 가치로 여겨졌던 다양성이 위기를 맞았다는 우려가 크다. 이런 가운데 바티스트가 2023년 직접 출연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다양한 악기와 사운드가 조화를 이루는 심포니에 '아메리칸'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도 의미심장하다.
"'아메리칸 심포니'라는 이름이 다양성에 대한 고려냐고요? 네. 바로 그겁니다. 현재 빚어지는 긴장을 강조하고, 다양성에 대한 메시지를 내기 위한 의도였죠. 우리가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고,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가능성을 붙잡도록 밀어붙이기 위해서요."
음악을 향한 바티스트의 번뜩이는 관심은 2024년에는 클래식으로도 이어졌다. 그는 베토벤의 음악을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한 '베토벤 블루스'(Beethoven Blues)라는 앨범을 내 호평을 받았다.
바티스트는 "나는 어릴 때 클래식 피아노를 배웠고, 늘 그것을 내 방식대로 손대곤 했다"며 "나는 즉흥 연주도 작곡 측면에서 접근했는데, 그건 처음부터 내 안에서 타고난 감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이를 통해 내가 생각하는 동시대 클래식 음악의 비전을 담아내는 지점까지 나아가려 했다"며 "클래식의 거장들도 실은 즉흥 연주자였지만, 그 전통(즉흥 연주)은 오늘날의 클래식 음악에서는 사라져버렸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바티스트는 다음 달 23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제18회 서울재즈페스티벌을 통해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 오른다. 그는 지난 2023년 앨범 '월드 뮤직 라디오'(World Music Radio)의 수록곡 '비 후 유 아'(Be Who You Are)에서 걸그룹 뉴진스와도 협업한 인연이 있다.

[EPA=연합뉴스]
바티스트는 "나는 K팝의 엄청난 팬이다. 방탄소년단(BTS)의 뷔와도 한동안 알고 지냈다"며 "뉴진스와 협업할 수 있어 기뻤다. 이들과 함께 뮤직비디오를 찍은 것도 정말 좋았다. 너무나 멋진 친구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 OST '골든'(GOLDEN)의 성공도 기뻤다"며 "올해 오스카 시상식에서 이 노래를 부른 이재(EJAE)와 오드리 누나를 만났다. 이들과 곧 함께 작업하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도 했다.
바티스트는 20년 넘는 세월 동안 다양한 색깔을 펼쳐왔지만, 그 가운데에는 재즈와 솔이라는 두 든든한 기둥이 있었다.
그는 애착을 가진 이 두 장르에 대해 "나에게는 집처럼 느껴진다"며 "또한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의 중심에 있다. 인간으로서 나의 유산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재즈에 대해서는 "다른 모든 음악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게 해주는 기반"이라고까지 했다.
"재즈를 잘 즐기려면 자리에 앉아 음악에 몰입하세요. 음이 그대로 밀려오게 두고, 그 흐름에 스스로를 맡기세요. 다른 음악을 하면서 배경 음악으로 듣지 말고요. 재즈는 삶에 주어진 선물이자 축복이랍니다."
바티스트는 이번 첫 한국 무대에서 '삶과 커리어 전체를 돌아보는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그가 음악으로 추구해 온 다양성처럼, 남녀노소 모든 이에게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 찬 경험을 안겨주는 게 목표다.
그는 한국 팬들을 향해 "내가 여러분을 아직 잘 모른다고 할지라도 정말 사랑한다"며 "현장에서 만나자"고 말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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