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전쟁의 구체적인 얼굴과 음성…영화 '힌드의 목소리'

입력 2026-04-02 11:06:12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가자지구 총격 속 6살 아이의 구조요청 음성 담아…15일 개봉




영화 '힌드의 목소리' 속 한 장면

[찬란·더콘텐츠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래원 기자 =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담당하는 구호 단체 적신월사에 다급한 구조 요청 전화가 걸려 온다.


전화기 너머 떨고 있는 한 여성은 가족이 탄 차량이 총격을 받고 있다며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구조대 파견을 알아보는 사이 전화기 너머로 과격한 총소리가 들려 오고, 전화는 끊어진다. 구호단체 상담사 오마르(모타즈 말히스 분)는 수화기 너머의 죽음에 좌절하고, 여성을 구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에도 시달린다.


하지만 이 장면은 더 참혹하고 절박한 또 다른 위기의 시작일 뿐이었다.


피격 차량에 타고 있던 6살 소녀 힌드가 혼자 살아남아 구조 요청을 보낸 것.


오마르는 다시 전화기를 잡고 두려움에 휩싸인 힌드와 대화하며 상황을 파악한다. 힌드는 바로 옆을 지나다니며 총을 쏘는 탱크, 가족들의 시신 같은 눈앞의 상황을 앳된 목소리로 오마르에게 전달한다.


오마르는 6살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끔찍한 상황에 무너지는 마음을 애써 다잡으며 구조를 위해 짐짓 침착하게 대화를 이어간다.


아이가 탄 차량은 가장 가까운 구조대로부터 고작 8분 거리에 있지만, 출동은 계속 늦어진다. 구조대가 적십자사를 통해 이스라엘군과 협의해야만 구조 차량이 안전하게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짧으면 몇 시간, 길면 며칠까지도 걸리는 과정이다.


오마르는 애가 타지만, 이미 동료 구조대원들을 여럿 잃은 책임자 마흐디(아메르 흘레헬)는 섣불리 구조차량을 보낼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는 사이 "나한테 총을 쏘고 있어요. 제발 데리러 와 주세요"라고 호소하는 힌드의 목소리는 점점 더 절박해진다.




영화 '힌드의 목소리' 속 한 장면

[찬란·더콘텐츠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카우타르 벤 하니야 감독의 영화 '힌드의 목소리'는 실제 2024년 1월 적신월사에 신고 접수된 통화녹음을 그대로 사용해 제작했다. 힌드의 가족들이 제공한 힌드의 사진도 중간중간 삽입됐다.


가자 전쟁의 구체적인 음성이자 얼굴을 마주하는 일은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하는 전쟁 소식과는 전혀 다른 충격을 남긴다.


구호단체 직원들이 겪는 피로와 죄책감, 긴장, 스트레스, 트라우마도 비로소 구체적인 얼굴과 목소리로 관객에게 전해진다.


오마르와 마흐디 등 적신월사 직원들은 전문 배우들이지만, 실제 통화 속 목소리를 들으며 연기했고 당시 직원들의 대사를 그대로 재현했다.


배우들이 모두 팔레스타인 출신이라는 점도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허무는 요인이 됐다.


카우타르 벤 하니야 감독은 지난해 베네치아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 소감에서 "힌드의 목소리는 책임과 정의가 실현될 때까지 계속 메아리칠 것"이라고 말했다.


15일 개봉. 89분.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 '힌드의 목소리' 포스터

[찬란·더콘텐츠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one@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

실시간 검색어

2026-04-02 13: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