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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간전 이상 징후에도 왜…"현장서도 붕괴는 예상 못했을것"(종합)

입력 2026-05-27 18: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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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고가차도 철거현장 대응 관련 서울시 해명


주변 통제 없어 더 큰 참사 발생했을 가능성도




서소문고가차도 현장 조사하는 관계자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27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고가차도 사고 현장에서 서울시 관계자들이 조사 작업을 하고 있다. 2026.5.27 ondol@yna.co.kr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서소문고가차도 사고 약 12시간 전 이미 이상징후가 파악됐음에도 별다른 안전 조치 없이 현장 점검에 나섰다가 관계자들이 참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나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27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가 브리핑에서 밝힌 사고 경위에 따르면 당일 서소문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 첫 이상 징후가 발견된 시간은 오전 2시 30분이다.


이날 오전 1시 30분부터 슬라브를 절단하던 중 대들보 역할을 하는 구조물인 거더(girder)에 29㎜의 침하가 발생했고, 감리단장의 명령에 따라 약 한 시간 만에 공사가 중지됐다.


현장에선 일단 추가 처짐 방지를 위해 거더와 거더를 연결하는 플레이트를 설치했다. 시공사는 도시기반시설본부에 오전 7시 30분께 상황을 유선으로 보고한 뒤 오전 9시 30분께에는 대면 보고로 상황을 자세히 공유했다.


오전 10시 50분께에는 감리단장, 현장소장, 정밀 진단업체, 구조 분야 비상주 감리 등이 합동으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현장 점검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감리단장은 안전진단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전했고, 이에 서울시 관계자 3명과 안전진단 전문가 2명, 외부 전문가 1명, 현장소장, 감리단장, 비상주 감리 등 총 9명이 모여 오후 1시 40분께 안전진단을 시작했다.


하지만 안전진단을 시작할 때까지도 구조물이 갑자기 무너질 가능성을 고려하지 못해 구조물을 떠받치는 시설물 설치 등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관계자들은 안전모만 쓴 채 고가차도 아래로 들어가 하부를 살펴보던 중 구조물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화를 입었다. 현장소장, 외부 전문가 1명, 감리단장 등 총 3명이 유명을 달리했고, 공무원 3명이 중상을 입었다.




질문 받는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임춘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이 27일 서울시청에서 서소문고가 붕괴사고 관련 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26.5.27 jieunlee@yna.co.kr


임춘근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안전조치 없이 현장 조사가 이뤄졌던 이유에 대해 "철거 설계 당시에도 거더의 안전성에 크게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현장에서 거더가 무너지는 사고가 있으리라고는 파악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감리단장이 거더 붕괴와 관련해서는 판단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철거 계획 자체가 거더가 버텨주는 것을 전제로 수립된 것이기 때문에 (붕괴가) 정말로 이례적인 부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임 본부장은 고가차도 하부에 들어가야 했던 이유에 대해선 "거더가 구조물의 하중 전체를 다 받는다"며 "그 거더의 상태를 보려면 하부에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설명에도 서울시와 시공사가 구조물 붕괴 가능성을 미처 예측하지 못하고 안전 점검에 나선 데 따른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 "이상 징후가 확인된 상황에서 왜 충분한 통제와 안전 확보 없이 현장 점검이 진행됐는지, 수사를 통해 서울시와 감리·시공·안전진단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권영국 서울시장 후보는 입장문에서 "침하 현상이 있었으므로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붕괴를 막기 위한 지지 조치하고 안전진단을 해야 하는 것이 순서임에도 붕괴를 막을 지지 작업 자체가 없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소문고가 철거 공사 시방서에는 안전시설 설치 의무가 명시돼 있다.


시방서는 '철거 구조물의 변형 침하 또는 붕괴를 막고 인접 시설물이 손상되지 않도록 필요 시에는 철거 구조물에 버팀대 또는 지주 등의 안전시설을 설치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임 본부장은 이에 대해 "그건 특정 상황에서 적용되는 지침이고, 안전시설을 설치할 필요성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전제"라고 설명하며 "아마 그런 필요성을 확인하기 위해 안전 진단을 실시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추측했다.


사고 직전까지도 고가차도 하부에 열차가 오가고 보행도 통제되지 않았던 만큼 자칫 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었다.


임 본부장은 주변 교통을 통제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 "통제 필요성을 판단하기 위해서 안전 진단을 긴급하게 했던 것"이라며 "안전 진단을 마치고 나서 후속 조치로 필요하다면 통제 조치를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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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7 19:00 업데이트